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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주먹! 종합무대에서도 빛날까?

기사입력 2006.08.23 00:09 / 기사수정 2006.08.23 00:09

김종수 기자

-종합격투기무대로 진출한 왕년 최고복서  마이크 타이슨

전 헤비급통합챔피언 출신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40, 미국)이 격투기무대로 전격 진출했다. 무대는 당초에 예상되었던 K-1이 아닌 종합 규정을 채택하고 있는 프라이드, 격투기계 진출을 놓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마이크 타이슨이 이번에도 예상을 깬 움직임을 보여준 것이다.

사실 타이슨의 격투기무대 진출설은 수년 전부터 나돌고 있었다.
처음에는 타이슨의 진출설 자체가 화제가 되기도 했었으나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 그의 알 수 없는 행보에 관심들이 약해졌으며 설사 진출한다 해도 입식격투기 무대인 K-1이 가장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었다.

복서출신인 타이슨으로서는 이것저것 배울 게 많은 종합 규정보다는 강펀치와 스텝을 살린 입식무대가 제격이라는 평가에서였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타이슨은 K-1 미국지역 예선 등에서 게스트로 초청되어 출전선수와 대결구도를 벌이기도 했었다. 지난해 7월 K-1 하와이 대회에서는 한국의 최홍만 선수와 대면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당시 경기를 마친 최홍만이 도발했으나 타이슨은 어색한 웃음으로 일관하기만 했다.

타이슨, 그는 과연 누구인가?

타이슨의 격투기무대 적응 여부는 진출설이 나돌던 당시부터 꾸준하게 거론되던 논쟁거리였다. 진출설이 확실치도 않은 선수의 적응 여부를 놓고 이렇게 오랫동안 논쟁이 되었다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일이라 할 수 있겠으나 이럴 수밖에 없었던 중심에는 그 대상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마이크 타이슨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이크 타이슨, 그가 누구인가? 프로복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도 그 이름 석 자는 들어봤을 정도로 20세기 최고의 복서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최강자 중의 최강자다.

182cm의 신장에 99kg의 체중으로 헤비급 복서로는 조금 작은 축에 속하지만 엄청나게 두꺼운 목과 근육으로 똘똘 뭉친 육체를 바탕으로 빛나는 별 같은 당대의 복서들을 초 살 KO 시키던 최고의 강타자였다.

오죽하면 그의 이름 뒤에 '핵 주먹'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겠는가.

통산 프로전적 54전 50승 4패를 자랑하는 그는 18살의 어린 나이에 프로무대에 데뷔, 이후 1년 만에 19연속 KO승이라는 놀라운 주먹을 과시했고 1986년 11월 23일 WBC(세계복싱평의회)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트레비 버빅을 KO로 누르고 최연소 헤비급 세계챔피언(20살 4개월22일)의 신화를 창조했다.

그리고 다음해인 1987년 3월, WBA(세계복싱협회) 타이틀까지 차지함으로써 두 단체의 타이틀을 통합했으며 1987년 8월에는 IBF(국제권투연맹) 왕좌까지 차지함으로써 가장 권위 있는 3개 복싱단체의 타이틀획득이라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더욱이 대부분의 경기를 초반 KO로 장식하는 놀라운 경기력까지 선보이며 전 세계 복싱팬들을 경악으로 내몰았다.
마약복용, 스캔들 등 방탕한 사생활로 전성기를 날려 먹지만 않았더라면 프로복싱의 모든 기록을 차례로 깼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와 팬들의 공통된 중론이다.

타이슨 과연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통할까?

격투기 팬들 사이에서 종종 일어나는 논쟁거리 중 하나가 '이 사람이 과연 격투기무대에 진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직접 선수로 뛰지는 않았지만 워낙 전성기의 존재감이 엄청났던 인물들로 '극진가라데 총수' 최영의, '아마레슬링의 괴물' 알렉산더 카렐린 그리고 '핵 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그들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강한 사내들로만 유명한 그들이었으나 이제는 반전문가가 된 격투기 팬들 사이에서 현역 격투기선수들과의 비교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와 팬들이 지적하다시피 타이슨이 종합격투기무대에서 순항을 하려면 공격력도 공격력이지만 수비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왕년의 핵 펀치까지는 아니겠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복싱글러브가 아닌 종합격투기무대용 글러브를 꼈을 때의 펀치력은 최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상대의 다양한 공격옵션, 특히 그라운드를 주무기로 하는 파이터들과의 접근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폭발적인 돌진 또는 받아치기를 중심으로 초반 KO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레슬러출신들의 '총알 태클'이나 밸런스가 좋은 선수들과의 클린치상태에서의 공방전에서 약점을 보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타이슨의 약점이 부각될 경우 그와 상대하는 선수들은 펀치공방전을 최대한 피하고 아예 대놓고 드러누워 버리거나 고개를 숙이고 다리 쪽만 집요하게 노릴 공산이 크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타이슨이기에 나름대로 여러 가지 공방전을 대비한 맹훈련을 쌓겠지만 이미 불혹을 넘긴 나이도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아무리 뛰어난 유전자를 타고났다고 해도 순발력이나 파워 등에서 젊은 시절과 비교할 바는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반대의견도 많다.

세계최강의 사나이들이 집중된 프로복싱 헤비급무대에서 라이벌조차 찾기 어려웠을 정도로 강한 위력을 보였던 타이슨이기에 비단 복싱뿐 아니라 운동 신경이나 파괴력 자체가 보통의 선수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꼭 복싱이 아니라고 해도 싸움 그 자체에 축복받은 능력을 타고났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식으로 그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이런 인물들은 복싱이 아니라 유도나 레슬링, 킥복싱 등을 했어도 역시 최강자가 되었을 것이라는 논리다.
이런 엄청난 능력을 바탕으로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고 프라이드무대의 또 다른 강자로 우뚝 설 것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
운동을 한참 쉬웠던 조지 포먼 역시 40을 훌쩍 넘긴 나이로 프로복싱 헤비급 타이틀을 탈환하지 않았던가.

상대의 태클공격 등을 사이드 스텝으로 피하고 펀치를 적중시킬 수만 있다면 누구도 타이슨을 함부로 보지는 못하리라.

과연 뛰기는 할까?

말만 무성하던 K-1시절과는 달리 직접적인 발표도 나오고 조쉬 바넷, 마크 콜먼,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등과 함께 사진도 찍는 등 신빙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타이슨의 격투기선수 활동에는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로우 킥이 부담스러워 K-1선수로 뛰기도 주저한다던 소문이 나돌던 타이슨이 그보다 훨씬 부담스러운 무대에서 전성기를 지난 나이로 모험을 할까 하는 것이다.

K-1시절에도 내내 얼굴마담만 하던 그이기에 그 비중만 조금 더 강화되었을 뿐 여전히 프라이드 무대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대두하는 이유다.
어쩌면 타이슨이라는 이름은 다카다 총괄본부장처럼 선수를 능가하는 형태의 인기 운영자처럼 유지될 확률도 낮지 않다.

흥행과 존재성에 큰 위기를 겪고 있는 프라이드 측에서는 본격적인 미국시장 진출을 놓고 타이슨이 꼭 필요한 입장인지라 구태여 선수로 뛰지 않아도 그 가치는 분명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선수로 뛰어주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겠지만 말이다.
어쩌면 한 경기 뛰고 잠정휴업중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출신의 레슬러 롤런 가드너(미국) 같은 행보를 보일 수도 있고 줄루나 센토류 등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상대와의 이벤트성 경기만 해나갈 확률도 있다.

항상 예기치 못한 행보를 보여준 마이크 타이슨과 흥행 몰이가 급한 입장의 프라이드가 만났다. 추측은 무성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무공처럼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많은 팬은 타이슨의 핵 펀치를 링에서 보기를 원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과연 타이슨이라는 이름이 핵 펀치로 다가올지 아니면 핵 이슈(?)로 다가올지 앞으로의 프라이드에 격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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