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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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성적', 밴쿠버는 약속의 땅이 될까?

기사입력 2009.12.29 10:07 / 기사수정 2009.12.29 10:07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겨울 스포츠 대제전, 동계올림픽이 이제 한 달 반가량 남았다. 내년 2월 13일(한국시각)부터 17일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전 세계 80여 개국, 2천 6백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져 눈과 얼음 속 스포츠 축제를 펼치게 된다.

'뜨거운 가슴으로(With Growing Hearts)'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열리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아직 종목별 출전권 예선이 끝나지 않아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역대 최다 수준의 선수단을 파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등 전통적인 강세 종목뿐 아니라 다른 종목의 경쟁력도 강화됐다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메달 종목 다변화...'눈에 보인다'

그동안 한국 동계 스포츠는 4번이나 톱10에 진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 3회 연속 톱10에 진입한 뒤, 2002년 솔트레이크에서 잠시 주저앉았다가 2006년 토리노에서 종합 7위에 랭크돼 역대 최다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메달 종목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등에만 한정돼 '메달 편중 현상'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만큼은 다르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 외에도 피겨 스케이팅, 스키점프 등 가능성 있는 종목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 때문에 동계 스포츠의 불모지라 다름없는 면에서 비춰봤을 때 이는 대단한 성과로 볼 수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고려대)는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서 한국인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고 있다. 이미 그랑프리 파이널, 세계선수권 등을 제패한 김연아는 오래전부터 캐나다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가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자신만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회마다 매력적인 연기와 빼어난 점프 기술을 앞세워 독보적인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에서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다.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순위가 좌우되는 스키점프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김현기, 강칠구, 최용직, 최흥철(이상 하이원) 등 국가대표 4인방은 국민적인 관심 속에서 멋진 도약을 자신하고 있다. 아직 강칠구의 기량이 정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1월에 열리는 2009-10시즌 대회에서 결선에만 오르면 되는 만큼 4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모두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상 첫 올림픽에 출전하는 봅슬레이도 기대된다. '썰매 종목의 선구자' 강광배(강원도청)를 비롯한 한국팀은 아메리카컵을 통해 랭킹포인트를 꾸준히 쌓으면서 마침내 4인승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세계와의 실력 차이가 있지만 태극기가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는 썰매를 타고 봅슬레이팀은 새로운 기적을 꿈꾸고 있다.

'효자 종목'들의 최고 성적 '기대하자'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의 역대 최고 성적도 예상된다. 특히, 아직까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에 머물렀던 스피드 스케이팅은 사상 첫 금메달 획득의 부푼 꿈에 휩싸여 있다. 그 중심에는 5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출전하는 '맏형' 이규혁(서울시청)이 있다.

이규혁은 2009-10시즌 월드컵에서 500, 1000m 등 단거리 종목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500m에서는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미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스프린트 선수권 2연패 등 전성기 때 못지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이규혁은 '4전 5기'의 신화를 자신하고 있다.

2009-10시즌 500m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이강석(의정부시청)도 기대주다. 토리노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는 이강석은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올 시즌 초반부터 부쩍 상승세를 타며 2회 연속 메달의 꿈을 키우고 있다. 또 여자팀 간판 이상화와 기대주 모태범,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이상 한국체대)도 메달 기대주로 꼽히며, 한 대회에서 2개 이상의 역대 최다 메달 획득을 꿈꾸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도 새로운 신화 창조를 다짐하고 있다. 비록 안현수, 진선유 등 남녀 에이스가 빠졌지만 지난해부터 다져진 팀워크를 바탕으로 캐나다, 중국, 미국 등 라이벌 국가의 견제를 뿌리치고 토리노 때 거둔 성적 이상을 바라고 있다.

특히, 남자팀의 선전이 기대된다. 토리노 대회 때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따냈던 이호석(고양시청)을 비롯해 성시백(용인시청), 이정수(단국대), 곽윤기(연세대), 김성일(단국대) 등 모두가 메달 후보다. 비록 월드컵 대회 막판에 부진하기는 했지만 올림픽에 맞춰 팀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을 감안했을 때, 내심 전종목 싹쓸이도 기대되고 있다. 그만큼 선수들의 작전 수행 능력, 기량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탄탄하다는 얘기다.

여자팀은 중국에 내준 최강 자리를 이번 올림픽에서 되찾겠다는 각오를 보일 것이다. 한국 쇼트트랙을 끈질기게 괴롭혀 온 중국은 2년 전부터 왕 멍, 주 양 등을 내세워 한국을 2인자로 추락시켰다. 이번 2009-10 시즌 월드컵에서도 중국의 강세는 이어져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신예' 이은별(연수여고)의 기량이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조해리(고양시청), 김민정(전북도청) 등 '언니'들의 컨디션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어 올림픽 때 어떤 결과를 나타내 보일지 기대된다.

역대 최고 성적 '가능하다'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로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7위에 오른 것이었다. 대다수 메달이 쇼트트랙에서 나왔으며, 이 중 동메달 1개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나왔다.

쇼트트랙이 예전만큼 성적을 내주고,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에서 메달이 나온다면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둘 수 있다. 특히, 스피드 스케이팅의 경우 최대 20명의 선수까지 출전시킬 수 있을 만큼 출전권을 많이 확보해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대해볼 만한 종목으로 꼽힌다.

태극전사들의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7개 종목에 걸쳐 86개의 금메달을 놓고 벌이는 경쟁 속에 한국 동계스포츠가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국민의 기대에 보답하는 좋은 성적, 선전하는 경기를 많이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 이규혁-이강석, 빙속 부활의 신호탄 쏜다

[사진=김연아, 성시백 (C) 전현진, 백종모 기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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