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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4를 노리는 맨 시티, 문제점은?

기사입력 2009.11.02 12:30 / 기사수정 2009.11.02 12:30

박문수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빅4 진입을 꿈꾸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 시티)가 공격의 구심점 부재와 무승부 행진 때문에 위기를 맞이했다.

올 여름, 맨 시티의 '오일 머니 파워'는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2기 정책 다음으로 유럽축구계의 핫 이슈로 주목받았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타 클럽과의 경쟁에서 카를로스 테베즈, 가레스 베리, 에마뉴엘 아데바요르, 줄리오 레스콧, 콜로 투레, 로케 산타 크루즈 등을 팀에 합류시키며 자신들의 야망을 비웃던 사람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애초, 맨 시티의 무리한 선수 영입은 전술적 문제와 로테이션 체제에서의 선수들 간의 불협화음과 불만 때문에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도 존재했다.

이는 마크 휴즈 감독이 'EPL 빅4 감독' 알렉스 퍼거슨, 카를로 안첼로티, 라파엘 베니테즈, 아르센 웽거에 비해 경력이나 실력 면에서 입증이 안된 점과 영입된 선수 중 베리와 레스콧을 제외하고는 前 소속팀에서 자리를 잃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즌 초반 맨 시티가 보여준 기세는 무서웠다. 그들은 난적 아스널을 상대로 4대 2 승리를 거두며 빅 4진입을 현실화시켰고 때마침 부진한 행보를 이어나가는 리버풀 때문에 리그 4위에 등극. 목표 달성의 가능성을 남겼다.

하지만, 맨 시티의 현재 모습은 목표 달성에 성공했음에도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은 EPL 8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위건, 풀럼, 버밍엄과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 선두 자리 탈환도 가능했던 시기에 연속된 무재배는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그렇다면, 맨 시티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우선 맨시티는 이번 여름에 급조된 팀이다. 기존의 EPL 빅4와 그 외 상위권 팀들이 전력 보강을 하는 과정에서 몇몇 선수들을 바탕으로 시간을 두고 행하는 것과 달리,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거액을 투자하여 베스트 11에 절반 이상을 수정한 맨 시티는 조직력에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승점을 쌓아갔으나 반복되는 불협화음은 그들의 상승세를 가로막았다.

한편, 맨 시티는 자타공인 풍부한 선수 진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로테이션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실상 몇몇 주축 선수들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리그 상승세를 주도한 아데바요르의 부재는 공격진에서의 2선까지 내려오며 공을 배급하는 선수 부재와 결정적인 상황에서 득점에 관여하는 선수의 부재라는 이중고를 낳으며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또한, 불안정한 수비진은 지나치게 셰이 기븐에게 의존하는 현상을 낳았으며, 기븐 없이는 수비가 이루어지지 않을 만큼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무엇보다 공격의 전개를 이끌어나갈 구심점의 부재는 맨 시티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베리와 나이젤 데용을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하며 벨라미와 숀 라이트 필립스를 좌우 사이드 미드필더로 기용한 맨 시티는 중원 장악과 공격 전개라는 미드필더 구성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놓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설상가상 '삼바 에이스' 호비뉴의 부재는 3명의 중앙 미드필더로 베리, 아일랜드, 데 용의 투입을 통해 중원 장악과 공격 전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치게 하였다. 만일 호비뉴가 투입된다면 중앙과 좌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팀의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지만, 그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니다.

즉, 맨 시티의 모래알 같은 조직력을 살려줄 공격의 흐름을 이끌어 줄 수준급 미드필더의 보강이 절실하다. 지난 시즌, 엘라누 블루메르를 후보로 밀어내며 휴즈의 신데렐라로 부상한 아일랜드는 이번 시즌 좌우 측면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휴즈의 전술 때문에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출전 기회를 얻은 상황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003년,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에 입성했을 당시를 회상해보자. 현재의 첼시를 만든 그의 업적은 프랑크 램파드와 존 테리로 대표되는 기존 선수들의 좋은 활약 속에 빛을 보았다.

램파드는 현존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중 하나로, 수준급 공격 전개 능력을 바탕으로 중원의 사령관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존 테리는 잉글랜드와 전 세계를 대표하는 수비수 중 하나로 성장했으며 첼시에서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기 때문에 맨 시티는 이러한 측면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맨 시티는 급조된 팀인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직력을 다듬는 것이며 이러한 문제가 해결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현재 공격을 이끌 중원 사령관 부재 때문에 원활하지 못한 공격 전개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일랜드가 컨디션을 회복하며 부상으로 팀을 이탈한 선수들이 복귀한다면 본 궤도를 찾을 것이다.

그들의 목표인 EPL 빅4 타도와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여전히 유효하며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위기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할 가능성도 크다. 11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그들은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리그 선두’ 첼시와의 승점 차는 8점이며, 리버풀과 토트넘을 누르고 4위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의 극복을 통해, 조직력을 가다듬고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맨 시티의 빅4 진입과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결코 꿈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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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버밍엄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선방을 보여준 기븐 ⓒ 맨체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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