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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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지킬 앤 하이드' 믿고 보는 조승우, 선·악 넘나드는 열연

기사입력 2018.11.27 11:08 / 기사수정 2018.11.27 13:2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누구에게나 선과 악이 공존한다. 선하기만 하거나 악하기만 한 사람은 없을 터다. 의도적이든 어쩔 수 없든, 인간이라면 상황에 따라 악해지기도 하고 선해질 수도 있다. 그렇게 선과 악의 차이는 티끌 같다.

그런 인간의 이중성을 말하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1886년 초판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지킬과 하이드의 두 내면으로 선과 악을 표현했다.

‘황태자 루돌프’, ‘스칼렛 핌퍼넬’, ‘드라큘라’, ‘몬테크리스토’, ‘웃는 남자’ 등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첫 작품이다. 199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국내에서는 2004년 첫선을 보였다. 적자를 보인 브로드웨이에서와 달리 원작의 대본과 음악을 변형할 수 있는 논 레플리카(non-Replica)’로 공연한 덕에 한국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다. 누적 공연 횟수 1100회, 누적 관객 수 120만 명을 기록했다.

선과 악을 중심으로 인간의 내면적 모순을 담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소설, 뮤지컬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 각종 장르에서 인간의 다중인격은 매력적인 소재로 자주 쓰였다. 스릴러에 집중된 원작 소설과 달리 뮤지컬은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은 두 개의 본성을 표현한 스토리와 한 사람의 몸에 갇힌 지킬, 하이드가 신분도 성격도 정반대인 루시, 엠마와 엇갈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내세운다. 

극에서 지킬은 도전적인 인물이다. 선과 악을 분리하는 실험을 하려하는 그를 모두 터무니없어하지만, 지킬은 끝까지 밀어붙인다. ‘비난과 고난을 떨치고 일어서 세상으로 부딪쳐 맞설 뿐’이라는 대목에서도 지킬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결과는 비극적이었을지언정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육신과 영혼을 걸었다. 또 다른 자아인 하이드는 무자비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악인이다.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악인은 따로 있다. 루시를 제외하고 그가 살해한 인물들은 아동성애자 신부를 비롯해 위선이 가득하다. 극은 선과 악, 이성과 감정, 밝음과 어두움 등을 이중적인 요소를 대비시키며 인간의 선한 얼굴 뒤 숨어 있는 또 다른 면을 조명한다. 

넘버들은 캐릭터의 감정을 담아낸다.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히자 결국 자신에게 실험할 결심을 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이 작품의 대표 넘버 ‘지금 이순간’을 비롯해 ‘그대 향한 길’, ‘가면’, ‘당신이 나를 받아준다면’, ‘당신이라면’, ‘한 때는 꿈에’, ‘그의 눈에서’ 등이 몰입을 높인다. 서로 다른 색을 발산하는 1800여 개의 약병으로 가득찬 지킬의 실험실 세트가 인상을 남긴다. 한 인물의 내면에 집중하기 위해서인지 무대 장치가 화려하거나 웅장한 건 아니다.  

이번 시즌 지킬, 하이드 역에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등 스타들이 캐스팅돼 주목받고 있다. 2008년, 2013년을 제외하고 지킬 역을 맡은 ‘조지킬’ 조승우가 약 4년 만에 돌아왔다. 뮤지컬 배우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그만큼 가창력과 연기 모두 절정에 다다라야 해 어려운 역할이다.

조승우는 지킬 장인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지킬과 하이드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시종 흡인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캐릭터 각각의 표현도 좋지만 말미 지킬과 하이드가 혼재하는 모습에서 섬세한 표현력이 특히 두드러진다. 조승우 외에도 루시 역을 맡은 마틸다 해나와 엠마 역의 이정화의 열연도 눈에 띈다. 

내년 5월 1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170분. 만 7세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오디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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