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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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승부 조작'은 오락에 불과했을까

기사입력 2016.07.21 06:00 / 기사수정 2016.07.21 01:20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2012년이었다. 꼬박 4년이 흘렀고 두번 다시 듣고 싶지 않았던 그 단어가 악령처럼 되살아났다. 

2012년초 프로야구는 뜻밖의 승부 조작 파문에 휩싸였다. 발단은 축구와 배구였다. K-리그와 V-리그 승부 조작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당시 검찰에 붙잡힌 브로커가 "프로야구에도 승부 조작에 가담한 선수가 있다"고 밝혔다.

대강 현역 선수들이 참여한 승부 조작이란 경기 내용 중 일부를 고의적으로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투수가 첫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거나, 야수가 초구에 헛스윙을 하는 등 한 타석, 한 타자의 결과에 따라 세분해 배팅을 하기 때문에 편견과 달리 승부 조작이 가능하다.

당시 승부 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이 누구냐를 두고 온 구단이 발칵 뒤집어졌다. '수도권 구단 소속'이라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오면서 수도권에 연고지를 둔 구단 그중에서도 몇몇 선수들이 언급됐고, 비수도권 구단도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 

'스포츠 정신'을 가지고 뛰어야 할 프로 선수가 정정당당하지 못한, 승부를 조작하는 행위에 가담했다는 것은 선수 본인과 동료, 나아가 리그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다.

당시 검찰 조사를 받았던 박현준, 김성현, 문성현 중 문성현은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김성현이 먼저 구속 수감되며 혐의가 사실화됐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당당한 모습을 보였던 박현준도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시인했다. 

박현준과 문성현은 팀의 기대를 받고 있었던 선수다. 각각 SK와 넥센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LG로 트레이드 되어 팀 마운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조명받았다. 특히 박현준은 2011년 전구단 상대 승리까지 거두며 '차세대 에이스'로 입지를 굳힌 터였다. 

그 모든 것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두사람은 범죄자가 되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 그리고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소속 구단이었던 LG 트윈스에서는 퇴출됐고, KBO는 영구 실격이라는 최고 징계를 내렸다. 

촉망받는 선수였던 박현준-김성현 사건은 분명히 프로야구에 던진 메시지가 있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모양이다. 야구계의 미래를 이끌어주길 바랐던 젊은 선수들의 이름이 불명예스러운 이유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를 이 끈을 누군가는 다시 묶어야 한다. 

NYR@xportsnews.com/사진=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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