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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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피겨 중계의 '달인' SBS 배기완 아나운서

기사입력 2009.03.26 12:59 / 기사수정 2009.03.26 12:5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2009 ISU 세계피겨선수권의 중계를 맡고 있는 배기완 아나운서는 스포츠 전문 캐스터로서 이번 WBC 야구 중계시에도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중계로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특히, 배 아나운서는 작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 400미터 결승에서 박태환(20, 단국대)이 우승하자 "울어도 좋아요. 울어도 좋아"라 는 멘트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에게 정통적인 캐스터가 아닌, 고성을 지르고 쉽게 흥분을 잘하는 캐릭터라고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배기완 아나운서 스스로는 "일부러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니라 외국에서 중계를 하다보면 애국심에 몸이 뜨거워진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나온다"라고 밝혔다.

현재 배기완 아나운서는 야구 중계로도 유명하지만 피겨 중계에 있어서는 국내 캐스터들 중, 가장 전문적인 아나운서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피겨 팬들은 러시아의 피겨 안무가이자 해설가인 타라소바에 비유해 '배라소바'란 별명을 붙여줬다. 배 아나운서가 김연아 선수를 처음 만났을 때 김연아 선수조차 "배라소바시죠?" 하며 반가워했다는 일화도 있다.

WBC 전 경기 중계에 이어 ISU세계피겨선수권까지 중계가 계속된 일정에 배 아나운서는 체력 소모가 떨어져있다. 하지만, 또 하나의 한일전으로 압축될 이번 피겨 세계선수권 중계를 위해 땀흘려 준비하고 있다. 야구와 피겨는 매우 상반된 종목이다. 이렇게 이질적인 종목을 쉬지 않고 연이어서 중계하는 점이 어렵지만 배 아나운서는 베테랑 캐스터답게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배 아나운서는 "피겨는 다른 경기와 달리 예술적인 종목으로서 시청자가 스스로 선수의 예술성에 몰입할 수 있도록 경기 중에는 '절대 침묵'이 중요하다"라고 다변했다.

배기완 아나운서는 피겨 캐스터로서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했다. 또한, 김연아의 가족과도 친분을 가지고 있다. 김연아 선수 어머니와는 경기장에서 만나 김연아 선수의 경기 내용에 대해 서로 토론도 하는 사이이다. 배 아나운서가 현장에서 김연아를 본 바에 의하면 요즘 컨디션이 최고라고 밝히며 좋은 연기를 펼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Q : 이번에 야구와 피겨를 거의 동시에 중계하게 되셨는데요.  야구와 피겨중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배기완(이하, '배'로 표기) 종목마다 규칙과 전개 과정이 다르 듯 중계에도 제 나름대로 설정한 기준이 있습니다. 야구는 각 종 통계 수치를 준비하고 경기 상황에 따른 벤치의 전술등을 예상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가령, 경기 초반 주자가 1루에 나갔을 때 일본은 보내기 번트 등으로 착실하게 득점하는 경향이 있고, 쿠바, 멕시코등의 국가는 그냥 강공을 하는 경우가 많아, 다음 타자의 타격이나 주자의 주루 플레이를 예상해서 시청자에게 야구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죠.

특히, 투구수 제한 규정이 있는 이번 WBC의 경우는 투수 교체 시점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투구수에 따른 교체 시점, 타자(좌타자인지 우타자 인지, 장타력있는 타자인지 정교한 타자인지,..)에 따른 교체 투구의 예상 등을 머릿 속에 그리며 중계에 임했죠. 하지만, 투수교체는 감독의 고유권한이고, 그 결과에 따라 감독의 자질론까지 거론되는 부분이어서 중계에 더 신중해야했습니다. 홈런이 나오거나 경기가 최고조의 순간에 달할 때는 현장의 흥분과 감동을 그대로 전달하려 했습니다.

반면, 피겨는 경기에 예술성이 가미된 종목입니다. 특히 경기 중에는 '절대 침묵'이 예의일 정도입니다. 선수들이 등장할 때 간단한 소개를 하고 경기 중에는(심지어 연습 중에도) 그 선수의 움직임에 주시하며 최대한 말을 줄이는 중계를 하려 합니다. 멋진 순간에는 감탄을, 아쉬운 순간에는 탄식을 내는 정도가 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경기 분석은 Replay시간에 해설위원의 전문적인 해설을 들으면 되지요. 지난 15개월간 3~4차례의 국제 경기를 중계하며 많은 피겨 팬들의 지적과 건의와 관심을 받으며 나름 터득한 제 피겨중계의 스타일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람이 아닌 감상의 의미를 가진 중계가 되려고 합니다.

Q : 이번 LA에서 김연아 선수와 어머니인 박미희 씨는 만났셨는지요?

배 :이번에는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대회 장소에서 연아 선수를 만나면 마치 제 딸 같은 느낌(제 큰 아이도 90년 생)이 듭니다. 대견하고 자랑스럽죠. 특히 환하게 웃는 모습과 밝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언제나 기분이 좋습니다. 연아 선수의 어머니는 수줍음을 많이 타십니다. 만나면 언제나 제가 먼저 달려 가 인사도 나누고 사진도 찍는 사이입니다.

지난 번 중국에서 있었던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는 연아선수가 쇼트에서 e 판정을 받자 많이 안타까워 하셨고, 다음날 프리가 끝나자 제게 먼저 엣지판정이 어떻게 됐는지 물으시더군요. 'e'는 아니지만 '!' 가 나왔다고 하자 오서 코치에게 그 사실을 전하면서 그나마 다행이라 하셨고, 오서 코치도 '나쁘지 않다'라고 하더군요. 항상 뒤에서 묵묵히, 그러나 정확하게 어머니의 역할을 하시는 분입니다. 경기 때는 꼭 경기장 위쪽 뒤편에서 '몰래' 딸의 경기를 보며 가슴 졸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Q : 김연아 선수와의 에피소드는 어떤게 있나요?

배 : 연아 선수와는 지난해 스웨덴 예테보리의 세계선수권 때 연아 선수가 SBS중계석에 놀러 와서 함께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마이크도 들어보고, 헤드폰도 써 보고, 방송 장비에 대해서 질문도 하는 영락 없는 호기심 많은 소녀였어요. 나중에 아나운서가 되라고 하니까 '씩' 웃더군요. 싫은 눈치는 아니었는데, 나중에 방송(해설이든 진행이든, 무엇이든...)을 하면 잘 할거예요. 인터뷰를 할 때도 상대의 질문을 이해하고 필요한 대답을 정리해서 말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제 후배(SBS 아나운서)가 될지도 모를 일이지만 다른 할 일도 많겠지요.

중국 COC 대회 때는 경기 전 날, 경기장 입구에서 연아 선수와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방상아 위원과 함께 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엄마와 먼저 찍고 너는 두 번째야!"했더니, '그러세요!' 하면서 기다려 주더군요. 그 때 찍은 사진이 지금 제 컴퓨터의 배경화면입니다.  연아선수가 먼저 원하거나 공식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저는 먼저 얘기를 걸거나 앞에 나타나지 않으려 합니다. 그게 선수에 대한 예의 아닐까요?

Q : 현장에서 보시거나 전해 들으신 김연아 선수의 현재 컨디션은 어떤지요? 

배 : 한달 전 벤쿠버 4대륙대회에서 연아야의 물리치료를 담당하는 분과 긴 시간 얘기를 나눠 봤는데, 컨디션이 아주 좋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많이 안정되고 건강해 졌다고 합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 모습을 지켜 본 취재기자나 방상아 해설위원도 '최고의 컨디션'으로 보였다고 하더군요.
 


▲ 배기완 SBS 스포츠캐스터

배기완 캐스터는 1987년 춘천 MBC에서 방송을 시작하였으며

96년부터 SBS에 근무하였으며 스포츠 중계 경력만 20년이 넘는다.

[사진 = 배기완, 김연아, 방상아 (C) SBS 제공]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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