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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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리그 많이 아끼고 사랑해 주세요"

기사입력 2005.05.27 19:41 / 기사수정 2005.05.27 19:41

정대훈 기자
[인터뷰] 한국실업축구연맹 오세권 사무국장


▲ K2리그의 다양한 소식이 올라오는 K2리그 공식 홈페이지(http://www.k2league.com)
ⓒ2005 실업축구연맹

'함께하는 K2리그'라는 슬로건으로 현재 진행 중인 K2리그는 기존의 실업 축구를 업그레이드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리그 형식의 대회다.

지난 2003년에 출범해 올해로 출범 3년을 맞고 있는 K2리그는 중·소도시를 연고로 두고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의 고른 축구 발전과 실업 축구의 부흥을 꾀하고 있다.

K2리그의 행정적인 부분을 관장하고 있는 한국실업축구연맹 오세권 사무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오세권 사무국장과 나눈 인터뷰 내용 전문.

▲ <함께하는 K2리그> 슬로건
ⓒ2005 실업축구연맹
- 올해 초부터 새롭게 실업축구연맹 사무국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점은?
"제가 정확히 실업축구연맹에 온 것은 올해 2월초입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여자축구연맹 쪽에 있었는데 여자축구의 경우를 보면 단일대회 위주로 경기가 열립니다. 예를 들면 춘계 대회, 추계 대회, 여왕기 대회, 선수권 대회 등의 타이틀로 단일 대회가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실업축구연맹에서 주관하는 대회인 K2리그의 경우는 기존의 K리그(프로축구)처럼 홈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하다보니 처음에는 그런 부분에서 약간 생소함을 느꼈는데 지금은 업무 파악이 잘되어서 익숙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K2리그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업-다운 제도에 대한 것과 외국인 선수(용병) 문제 등 추진해야 할 일이 보통 많은 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의 주인공, 한국실업축구연맹 오세권 사무국장
ⓒ2005 정대훈
- 현재 K2리그는 2005 시즌 전기리그 7라운드까지 마친 상태다. 최근 실업축구연맹의 주요 업무와 관심사는 어떤 것인가?
"전기리그 경기 진행은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경기 내용면에서도 기존의 K리그와 비교해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구요. 문제는 경기장에 관중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운동장이 들썩들썩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프로 2부로 가기 위한 첫번째 발걸음을 현재 내딛고 있는데 연맹 자체에서도 인원을 보강해야 하는 등 이것저것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더불어 K2리그 각 구단들이 법인이나 시민구단 형태로 바뀌었으면 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구단의 재정 능력이 어느 정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2006년 K2리그 우승팀이 2007년에 K리그로 올라가는 것으로 지난번 회의를 통해 확정되었는데 앞으로 재정적인 부분을 비롯, K리그 구단들과 모든 면에서 수준을 맞춰 갈 수가 있을지 여부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초창기이기 때문에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구요. 진통을 겪더라도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활하게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제가 맡은 가장 큰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프로 2부 리그로서의 모습을 갖추려면 최소한 2-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2005 K2리그에 참여한 11개 구단 엠블렘
ⓒ2005 실업축구연맹
- 올해 K2리그의 운영은 작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새로운 시도를 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올해 목표는 K2리그를 폭넓게 홍보하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케이블 방송을 통해서라도 비교적 많은 경기를 생중계하고, 언론에 최대한 많이 노출되는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토요일, 일요일같은 주말은 K리그 경기가 있어 중계에 걸림돌이 많은 것이 사실이구요.

사실 K2리그 11개 구단 중 몇몇 구단은 금요일이 아닌 주말에 경기를 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어느 구단은 금요일에 하고 어느 구단은 토요일에 하고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거듭 강조하지만 올해는 홍보 차원에서 경기를 금요일로 하게 되었다는 점을 팬 여러분께서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개인적인 이야기로 잠시 넘어가겠다. 선수 생활도 하셨고 지도자 과정을 거쳐 현재는 행정가로 변신했는데 축구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있다면?
"저는 충주가 원래 고향이고 선수 생활을 통해 축구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운동을 처음 시작했죠. 충주에서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청주상고로 전학을 갔는데 그곳 체육선생님이 축구를 한번 해보라는 권유에 이끌려 처음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축구를 시작할 당시에는 많이 힘들어서 잠시 쉬다가 대구 계성고를 거쳐 연세대에서 4년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세한 자동차 축구팀 창단 멤버(현재 부산 아이파크 프로축구팀의 전신)로 활약하게 됐는데 1년이 지나니까 세한 자동차 축구팀이 대우 아마추어 축구단으로 바뀌더군요. 뛰던 포지션은 골키퍼(GK)였습니다.

그렇게 선수 생활을 하다가 군복무를 위해서 충의팀(군대팀)을 다녀왔더니 대우 로얄즈(프로팀)로 팀이 바뀌어 있더군요.(웃음) 그이후 대우 로얄즈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허리가 좋지 않아서 은퇴를 했습니다. 그 뒤에 고등학교 축구팀 감독을 11년정도 하면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가 여자축구연맹에서 일을 하게 됐고 올해 실업축구연맹으로 옮겨온 것이지요."

▲ 오세권 사무국장의 아들인 오범석 선수, 현재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고 있다.
ⓒ2005 포항 스틸러스
- 자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간단한 소개와 자랑을 해주신다면?
"자랑일 것은 없는데 제 딸이 2003년도에 미스코리아 미가 됐습니다. 이름은 '오유미'고 이화여대 4학년을 다니고 있습니다. 올해 졸업반이지요. 그리고 아들은 포항 스틸러스에서 축구 선수로 뛰고 있는 '오범석' 선수입니다. 2003년 세계대회때 청소년 대표선수로 활동하기도 했으니 많은 축구팬들이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되네요.

2003년은 개인적으로 정말 행복한 한해였습니다. 자식들이 모두 잘 해줬으니 아버지로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어떻게 보면 둘다 '국가대표'네요. 아닌가.(웃음) 범석이는 자기 혼자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합니다. 현재도 포항 스틸러스에서 별 문제없이 제 몫을 잘해내고 있구요. 아들을 볼 때마다 대견스럽네요."

- 다시 축구 이야기로 돌아와서, 금년 시즌부터 '창원시청' 팀이 새롭게 K2리그에 합류했는데 이로 인해 달라진 점은 없는가? 더불어 '창원시청' 팀창단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
"새로운 팀이 생긴다는 것은 당연히 환영해야 할 일입니다. K2리그 팀도 16개 정도까지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신생팀인 창원시청은 굉장히 적극적인 팀입니다. 창원시장님이 축구를 좋아하셔서 관심도 많으시고 만약에 프로로 승급이 된다면 잘 성장할 수 있는 팀입니다. 지자체 중에서 재정 능력도 좋은 편이구요. 아직 이렇다할 성적을 못 내고 있지만 앞으로 계속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 천안, 목포가 현재 축구센터 조성에 대한 조건부로 축구팀을 만들겠다고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제주, 통영, 김해 등 여러 곳에서 창단 조짐이 보이고 있으며 현재 타진 중에 있습니다. 새롭게 팀 창단을 준비 중인 구단들에게 창원시청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올해 3월10일 팀 창단식을 갖고 2005 K2리그에 참여한 신생팀 창원시청 축구단
ⓒ2005 창원시청
- 용병 선수가 K2리그에서 뛰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구체적인 시점과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최근 추진하는 업무 중 하나가 용병 수입 문제입니다. 문화관광부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좋은 취지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장 경기력의 도움보다는 나이 어리고 가격이 싼 외국 선수를 데려와 잘 키워서 K리그나 J리그에 용병 선수를 공급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구단 마케팅과 재정적인 측면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K리그의 용병 상한액이 120만불인데 K2리그는 40만불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연봉은 5천만원 선으로 잡고 있구요. 곧 구체적인 기획안을 올려 통과되면 내년 시즌부터는 용병 선수를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늦어도 7월달 내에는 결정날 것으로 보이구요. 용병 선수 보유와 출전 제한 기준은 K리그처럼 4명 보유에 3명 출전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 2005 K2리그 경기 중 한장면 (인천 한국철도 vs 수원 시청, 전기리그 6라운드 경기)
ⓒ2005 정대훈
- 축구 해설위원인 신문선씨가 모 인터뷰에서 업-다운 제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1부 리그에 있던 팀이 2부 리그로 강등이 되면 마케팅 및 재정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이 무서워서 업-다운 제도를 시행 못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업-다운 제도가 시행되면 누가 올라가고 누가 떨어지느냐가 관심거리가 됩니다. 1부에서 2부로 떨어지면 팀이 해체되지 않겠느냐는 극단적인 의견도 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봅니다."

▲ K2리그에 대해 여러가지 진솔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오세권 사무국장
ⓒ2005 정대훈
- 전체적인 K2리그 경기 일정이 짧다는 의견이 있는데 추후 조정이 가능한 것인가? 그리고 심판과 감독/코치 사이의 불화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올시즌 경기 일정이 상당 부분 이미 진행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시즌 일정은 사실상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리그의 전체 경기수가 적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리그를 좀더 일찍 시작하고 선수권 대회를 하지 않으면 되는 방법을 도입하면 해결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되면 3라운드 형식으로 변경도 가능한 부분이구요. 다만 이 부분은 올 시즌 경기가 모두 끝나고 논의가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되네요. 경기수를 늘리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심판 문제는 한국 축구가 가진 고질병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프로 축구나 학원 축구(중·고 축구)도 마찬가지죠. 본인도 지도자 생활을 10년 이상 하면서 느낀 점은 심판이 고의성을 가지고 봐주는 경우나, 열심히 하는데도 못 보는 경우 모두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판도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도 있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리그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고 심판에 대해서는 좀더 너그럽게 이해를 해주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내 심판들의 실력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심판의 수준이 떨어질 수도 있고 심판의 숫자도 넉넉하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되도록 너그럽게 이해는 하되 양 측 모두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패배에 대한 책임 전가라든지 판정에 대한 과도한 불만의 표출 등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경기에 뛰는 선수들과 서포터즈가 하나되는 K2리그 (인천한국철도 이종묵 선수와 서포터즈들이 함께)
ⓒ2005 정대훈
- 팬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2리그를 찾는 팬 여러분들에게 항상 고마운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K2리그가 아직까지는 K리그(프로축구)에 밀려 아쉬운 부분도 많이 안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는 상위 클래스 위주로 조명이 되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지만 K2리그는 특유의 자존심이 있는 리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K리그(프로축구)의 모체가 실업축구이기 때문이죠.

우리가 2부 리그로 탈바꿈해 나가면서 용병 선수를 수입하고 여러 가지 면에서 변화를 꾀하면 팬들도 많이 운동장을 찾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홍보와 용병 수입, K3리그를 만드는 것 이렇게 세 가지 굵직한 목표를 가지고 현재 추진중에 있으니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정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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