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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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심판, 그라운드에 부는 새로운 바람

기사입력 2005.03.29 02:41 / 기사수정 2005.03.29 02:41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판결을 요구하는 스포츠 심판. 감독이나 선수에게 기분 나쁜 소리를 들어도 표정관리를 해야하며, 억울한 항의를 받아도 흥분한 선수와 함께 소리지르며 싸울 수도 없다. 고된 직업인 만큼 아직까지는 남자들의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한 스포츠 심판에 여성 물결이 조금씩 일고 있다. 여성 스포츠 인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고 구기 종목은 물론 격투기 종목까지 많은 여성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는 요즘 여성 심판도 속속 배출되고 있다. 

피겨스케이트나 체조같은 종목에만 여성 심판이 국한되었으나 이제는 그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얼마 전 프로배구의 올스타전에 여자 심판원들이 등장해 주목을 끌었고 작년에는 국내 프로복싱 첫 여성심판이 등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이스하키처럼 거친 경기에는 여자 심판이 존재하지 않을 듯하지만 이미 2003년에 아이스하키 여성 심판 1호가 탄생했다. 그는 피겨스케이트 선수였으나 아이스하키에 여성 심판이 한 명도 없어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피겨 스케이트 심판은 아이스링크 바깥에서 심사를 하지만 아이스하키는 선수들과 직접 부딪치며 경기를 한다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 

종종 언론에서 ‘최초의 여성 심판'이라는 뉴스 기사는 접하게 되지만 우리가 정작 그라운드에서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주종목인 축구나 야구에서는 더더욱 여성 심판을 보기 힘들다. 외국의 경우도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는 1972년에 첫 여성심판이 등장했다. '버니스 게라'라는 여성이 뉴욕 펜실베니아 리그에서 첫 심판을 맡았다. 그때는 한참 여성해방운동이 성행하던 때였고 시기적으로 맞물릴 때였다. 후에도 몇 명의 심판들이 메이저리그 경기의 심판을 꿈꾸며 등장했으나 모두 얼마 지나지 않아 직업을 바꾸었다. 아직까지 메이저리그 경기까지 진출한 여성 심판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심판은 무엇보다도 우선 규칙을 잘알아야 한다. 때문에 대부분은 해당 종목 선수 출신들이 많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 심판 ‘임은주’ 심판도 축구선수 출신이다. 99년, ‘프로축구 여자전임심판’, '한국최초의 여성 국제심판', '여자 월드컵 첫 아시아 주심' 등의 화려한 타이틀로 혜성같이 등장한 심판이다. 임은주는 국내최초로 아시아 심판위원회 준위원이기도 해 많은 여성 심판들의 우상이다. 

축구 선수였던 심판들도 선수 생활 때 심판에게 항의도 많이 하고 부딪히는 일도 많았을텐데 직접 심판을 하게 되고 난후 소감은 어떨까. 팬들에게도 많은 질타를 받는 심판이 선수들에게 잘 보일리가 없다. 돈에 매수된다거나 하는 안좋은 소문이  많아 편파판정처럼 느껴졌을 때도 많았을텐데 실제로 심판 교육을 받으면 얘기는 달라진다고 한다. 정작 선수도 경기규칙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 
건장한 체력의 선수들이 여자심판이기에 남자들이 깔보지 않느냐는 어느 인터뷰에서의 질문에 어느 여자 심판이 답변이 재밌다. 

"저한테 항의해봤자 남는 건 카드뿐입니다."

외국에서는 여자 경기는 여성심판이 많이 보는 편이다. 여자 경기는 남자 경기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팬들을 불러들이는 일종의 전략인 셈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고 조금씩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시작단계다. 언제쯤이면 넓은 그라운드에 여성 심판이 등장하게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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