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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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KIA 긴장시킨 두산, 두터운 선수층으로 일군 값진 2위

기사입력 2017.10.03 18:59 / 기사수정 2017.10.03 19:02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결국 최종전에서 운명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2017 시즌 두산 베어스의 행보는 또 다른 기적이었다.

두산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비록 kt를 상대로 KIA가 승리하며 우승의 가능성은 사라졌으나, 끝까지 최선을 다 했다.

손에 잡힐 것 같은 선두였기에 더욱 아쉬웠으나, 4월의 두산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기적 같은 일이었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 1위 KIA는 57승 28패 승률 6할7푼1리였고, 5위 두산은 42승 1무 39패, 승률 5할1푼9리였다. 무려 1할 5푼의 승률 차이가 났던 두 팀은 마지막 날까지 서로를 긴장시켰다.

두산이 이렇게 반전의 한 시즌을 만들 수 있던 이유 중 가장 큰 요소는 바로 두터운 선수층이다. 한 시즌 내내 주전 선수들만으로 치를 순 없다. 크고 작은 부상 속에 이탈자가 발생하고, 주전의 공백을 최소한으로 메울 수 있는 백업의 유무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두산은 튼튼한 뎁스가 큰 힘이 됐다. 여느 팀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두산 역시 부상 선수가 많았다. 외국인 선발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고, 김태형 감독은 4,5선발 자리를 젊은 투수들로 채웠다. 주전들의 여전한 활약 속에서 빈 자리를 효율적으로 메운 백업들의 반란이 큰 시너지를 발휘했다.

우선 기복이 심했던 영건 함덕주의 성장이 눈부셨다. 함덕주는 5월 평균자책점 6.10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6월 ERA 4.68에 이어 7월 구원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고, 7월 20일 SK전부터 8월 18일 KIA전까지 선발 5연승을 내달렸다. 이 기간 함덕주는 2점대 방어율을 기록했고 특유의 기복있는 피칭 이미지를 지워냈다. 보우덴의 복귀 이후 5선발 자리는 함덕주가 차지했으나, 그 전까지 박치국, 김명신 등 가능성 있는 신인들이 1군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야수진 역시 '플랜B'가 성공을 거뒀다. 내야, 외야, 포수 자원에서 고루 백업 선수들이 선전했다. 우선 내야에서는 최주환의 성장이 돋보였다. 최주환은 이번 시즌 3할의 타율과 더불어 7홈런 57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또한 오재원이 부진할 때 2루수로 나섰고, 이따금씩 허경민의 대체 자원으로 3루를 맡기도 했다. 유격수 김재호의 뒤를 잇는 선수로는 류지혁이 이름을 알렸다. 류지혁은 2할6푼3리의 타율을 기록했고, 까다로운 수비를 곧잘 해내며 차기 유격수 자원으로 우뚝 섰다.

사구 부상으로 한 달 가량 자리를 비운 외야수 민병헌, 포수 양의지는 각각 정진호와 박세혁이 대체했다. 이번 시즌 96경기에 출전해 2할8푼3리의 타율과 더불어 5홈런 31타점을 올린 정진호는 7,8월 한창 치열하게 순위싸움이 전개될 때 민병헌의 빈자리를 최소한의 데미지로 채웠다. 양의지의 후계자로 꼽혔던 박세혁은 주전 안방마님의 부재 동안 든든하게 홈플레이트를 지켰다. 양의지의 복귀 이후에도 9월 중순까지 선발 포수로 출장하던 박세혁은 수비 뿐 아니라 투수 리드, 타격 측면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은 주전 선수들이 복귀한 후에도 선발 기회를 잡으며 또 하나의 주전으로 자라났다.

이제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게 됐다. 한국시리즈 직행은 무산됐으나,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은 여전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가을야구는 또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단기전이다. 포스트시즌의 끝에 두산이 어디 위치할 지 주목되는 이유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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