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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자의 프로레슬링 탐방기] 고베 월드 기념홀 드라곤 게이트 대회장을 가다

기사입력 2008.08.05 09:55 / 기사수정 2008.08.05 09:55

변성재 기자




[엑스포츠뉴스=변성재 기자] 지난 26일 성황리에 종료된 오사카에서 열린 'VKF 프로레슬링 페스티벌' 뒤로하고 오사카 근처 '지진의 도시' 고베로 몸을 이끌었다. 오사카에서 약 50km 떨어진 가까운 곳이다.

바로 다음날 개최되는 드라곤 게이트의 축제 바로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베 기념타운홀 대회를 취재하러 서둘러 떠났다. 어제 끝난 대회의 피곤을 말끔히 씻어버리고자 고베 부근의 호텔에서 오랜만에 쌓인 피로를 풀었다.

충분한 휴식 후 대회장을 도착하자마자 눈에 띈 것은 1km 정도의 드라곤 게이트 용품 가판대. 다양한 상품들이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 "바로 이곳이 일본의 인디 프로레슬링의 최고 단체인 드라곤 게이트 구나."라는 말과 함께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일본의 최고 인디 단체인 드라곤 게이트는 소속 선수만 해도 자그마치 40명이 넘는 큰 단체, 선수 모두 개개인만의 특유 멋을 살려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액세서리, 티셔츠, 팸플릿 등을 생산, 좌판에 놓일 때마다 품절 되는 만원사례의 광경을 보았다.

그리고 새로운 일본 프로레슬링의 기록을 세웠다. 5년 연속 초만원 사례, 즉 8000명의 인파가 드라곤 게이트 축제를 보러 전국에서 팬들이 와 이렇게 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지난 27일 일본 고베에서 열린 드라곤 게이트 축제에 가, 일본의 한 기자를 만나 " '고베 월드 기념홀' 대회를 취재하러 한국에서 왔다. " 그 기자는 내게 반문했다. 그의 질문은 "한국에도 프로레슬링이 있습니까?"

일본보다야 부족하겠지만, 한국에도 유명 프로레슬링 단체인 WWA와 지난 5월 TNA 슈퍼스타인 커트앵글이 경기를 치렀던 NKPWA가 든든히 한국 프로레슬링계를 지탱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 소리?

그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기분도 들었다. 일본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프로레슬링 단체처럼 한국 프로레슬링은 세분화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들의 축제에 뛰어들었다.



오프닝 경기는 전날 열렸던 'VKF 프로레슬링 페스티벌'에서 만났었던 시샤 형제가 참가하는 식스맨 태그팀 매치. 프로레슬링 선진국인 멕시코 스타일의 루차 리브레 즉, 인간이 새가 된듯한 몸짓의 프로레슬링 스타일을 선보여 장내에 찾은 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드라곤 게이트가 자랑하는 '웃음 전도사' 스토커 이치카와의 '폭소 10번 승부 매치'에 05년도 한국에 방문해 한국의 일본 프로레슬링 팬들을 열광시킨 미치노쿠 프로레슬링 소속의 그레이트 사스케와의 일본식 코미디 프로레슬링 경기가 펼쳤다. 워낙에 코미디를 위주한 프로레슬링인지라 어린아이 학생들 어른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재미를 위한 매치였다.




드라곤 게이트의 악역 군단 '리얼하자드'와 선역 군단 '토자와 학원'의 태그 매치, 체중이 무려 20Kg 차이가 경기는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헤비급과 주니어급 실력과 파워의 차이를 보여주는 뜨뜻미지근한 매치였다.



드라곤 게이트의 오픈 더 드림 게이트 챔피언의 한 단계 아래인 오픈 더 브레이브 게이트 쟁탈전이 열렸다. 즉 WWE로 말하자면 '인터켄티네탈 챔피언'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듯하다. 역시 악역군단 '리얼 하자드'의 호리구치 겡키가 입장하자 관객들은 그에게 심한 야유를 퍼부었다.

이유인즉, 매번 시합 때마다 반칙을 일삼고, 현재 제너럴 매니저로 활동해 드라곤 게이트의 단체에 악의 축으로 대망에 올라있기 때문. 그의 뒤를 이어 드라곤 게이트 '초신성' MC.KZ가 입장하자 어린 숙녀 팬들의 환호와 박수소리에 장내가 떠나갈듯했다.

아쉽게도 호리구치 겡키의 승리, 그러나 MC.KZ는 신인 선수치고 좋은 기량으로 팬들을 만족시켜 그가 퇴장할 때까지 그를 아끼는 숙녀 팬들은 일어나 그를 배웅해주었다.



오픈 더 트윈 게이트 챔피언 결정전, 챔피언인 선역 군단 '타이푼'의 멤버 요코스카 스스무, 그 뒤에 사이토 료가 입장을 했다. 드라곤 게이트 선수 진들은 화려한 무대매너와 여성들의 맘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멋진 얼굴을 가지고 있어 현장에서 느꼈지만 관객 중 80%가 20대 관객들이었고 그 중 여성의 비율도 꽤 높았다.

도전자 '도쿄 쿠렌타이' 즉 도쿄 불량배 팀의 노사와 롱가이와 마자다가 입장하자 역시나 환호 대신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현재 드라곤 게이트에 매번 참가해 악역 군단인 리얼 하자드와 힘을 합쳐 선역을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바로 2인 스플렉스, 힘 하면 최고인 도쿄 구렌타이의 '비밀병기' 타케무라의 스플렉스가 펼쳐지자 장내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타케무라가 반칙을 서슴지 않으며 반격에 나섰지만 챔피언 왕자인 요코스카 스스무와 사이토 료에게는 당할 수 없었다.



세미 파이널 매치로는 오픈 더 트라이앵글 챔피언 결정전으로 나인 맨 태그 매치가 펼쳐졌다. '플라잉 드래곤' 선역 군단인 드래곤 키드는 드라곤 게이트에 없으면 안될 보물 같은 존재. 선역 군단 '타이푼'과 현재 미 프로레슬링 단체 TNA에서 자주 참전하는 '월드 원'과 악역 군단 '리얼 하자드'의 경기중 삼단 로프에 올라 프랑켄슈타이너 공격을 펼치고 있는 장면



드라곤 게이트의 가장 권위 있는 챔피언 결정전인 '오픈 더 드림 게이트'가 열렸다. 한국에 자주 방문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비운의 남자' CIMA가 지난 6월 시합중 목 디스크로 인해 챔피언 벨트를 반환해 생긴 빈자리를 메울 새로운 챔피언을 뽑는 매치이다.

시간 무제한 1 폴승 매치로, 먼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BxB 헐크가 입장하자 대회장에 찾아온 여성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현재 드라곤 게이트에서 가장 많은 남성팬의 지지를 받는 다카키 신고가 입장하자 남성들이 자리에 일어나 그를 반겼다.



경기 중반을 지나 체력 소모가 커진 다카키 신고의 힘을 역 이용해 빠른 공격으로 선전했던 BXB헐크는 후반에 들어와 다시 힘을 낸 다카키 신고에 밀려 마침내 폴을 허용, 패배하고 말았다.

이번 드라곤 게이트를 지켜보면서, 아직 한국에서는 무리일까? 라는 의문점을 가지게 했다. 일본 현지의 프로레슬러들은 국내 방송, 영화, 드라마 등에서 활발한 연예활동을 하는 선수들이 많아 지고 있는 추세, 하지만 국내 사정은 정반대라 아쉬움을 뒤로한 채 치바로 발길을 옮겨야 했다.

8000명의 초만원 관객에 파묻혀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일본의 프로레슬링, 프로레슬링 선진국인 일본에서 그 들을 바라보며 그 들의 얼굴과 그 들의 목소리가 우리의 것으로 바뀔 수 있길 바라본다.

일본 현지/글 변성재 /사진 (C) 드라곤 게이트 오피셜 사진

 



변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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