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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보다 뜨거웠던 그들의 열기

기사입력 2008.07.11 10:23 / 기사수정 2008.07.11 10:23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한여름의 날씨보다 뜨거웠던 그들의 열기' 



7월 10일, 베이징올림픽을 한 달여 정도 남긴 상황에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 센터에서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가슴에 품은 꿈을 실현 시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비록, 비교적 늦은 시간 때 행해진 훈련이었지만 날씨는 후덥찌근 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올림픽대표 선수들은 무더운 날씨와 씨름했다.

실전은 연습처럼, 연습은 실전처럼 이라고 했던가? 선수들은 무엇인가를 해내려는 듯한 독기 아린 눈으로 연습경기에 임했다. 훈련도중 부상을 입는다는 것이 단순히 자기관리가 부족해서일까? 그것은 아니다. 실전을 방불케 할 만큼 선수들은 강한 전투력을 보여줬다.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태클과 몸싸움. 잠시 딴생각을 하다간 부상을 당하기 십상이었다.

18명의 최종 엔트리에 들기 위해 선수들은 무한 경쟁을 해야만 한다. 공격수도 기본적인 수비력을 갖춰야 한다는 박성화감독의 지론에 의한 강력한 수비축구를 구사를 위해 선수들은 중원에서 쉴새없이 뛰어다녔다.

15분씩 나뉘어 이루어진 경기에서 박성화감독은 첫 쿼터에 '주전'을 의미하는 흰 조끼를 입은 선수들의 공격이 매몰찼다. 박주영-이근호 투톱에 중원에는 기성용과 이청용, 그리고 와일드카드로 뽑힌 김정우가 위치했다. 박주영은 비교적 요즘 컨디션을 반영하듯 다소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고, 이근호는 특유의 스피드를 이용한 좌-우 돌파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한국의 제라드' 라고 불리는 기성용은 중원을 장악하며 올림픽 호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상대의 공격 루트를 끊으며 수비를 주도했고, 간간이 나오는 스루패스는 상대의 수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2쿼터에서 나온 강력한 왼발 중거리슈팅이 아쉽게 위쪽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져 나오기도 했다.

박성화 감독은 자체 청백전에서 다양한 전술과 적재적소의 선수들의 배치를 통해서 자신의 축구를 구상했다. 특히 미드필더진의 강한 압박을 주문했다. 선수들의 경쟁심리를 부추겨 잠재력을 최대한도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현재 대표팀의 공격진은 무한경쟁체제이다. 박주영, 이근호와 부상에서 갓 돌아온 신영록 외에도 서동현, 양동현 등이 호시탐탐 공격수 자리를 노리고 있다. 누가 올림픽 무대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골 사냥을 할지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오직 박성화 감독의 결단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부상의 늪에서 돌아온 신영록은 " 대부분 발을 맞춰본 공격수들이라 적응이 힘들지 않다 " 면서 " 모두 호흡이 잘 맞기 때문에 공간을 잘 찾아 움직이면 누가 공격에 서도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박주영 또한 "모든 공격수들이 같은 입장이다 " 면서"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고, "더 열심히 할 것이다." 며 최근의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돋보였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같은 염원을 품고 운동장에서 자신의 모든 힘을 발휘하는 선수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아쉽게 8강에 머물렀지만, 2002년 월드컵 이후 침체되어 있던 한국축구의 작은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운동장에서 같은 꿈을 위해 제 각기 노력하는 선수들의 열기는 무더위의 온도를 식혀버리기에 충분했다. 노력과 땀은 배반하지 않는다. 한 달 후를 기대해보자.

[사진=(C) 엑스포츠뉴스 장준영 기자]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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