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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V5] "함께 했다면…" 두산, 우승의 순간 떠올린 '41번'

기사입력 2016.11.03 06:00 / 기사수정 2016.11.03 00:36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형, 우리가 해냈어요."

두산 베어스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2연패와 함께 21년만에 통합 우승 달성에 성공했다.

우승의 순간 선수들은 환호를 했고, 샴페인을 뿌리며 기쁨을 나눴다. 마냥 즐겁기만 한 우승의 순간.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떠올린 얼굴이 하나 있다. 바로 정재훈이다.

지난 2003년 두산에 입단한 정재훈은 2014년까지 약 12년간 두산에서만 뛰었다. 2015년 정재훈은 장원준 FA 영입 보상선수로 롯데로 이적했다. 그리고 2015년 11월 2차 드래프트로 두산으로 돌아왔다.

정재훈이 비운 한 시즌. 두산은 2001년에 이어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오랜시간 뛰었던 팀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우승을 한 만큼, 정재훈으로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는 올 초 두산에 복귀한 소감에 대해서 "준우승만 4차례 했는데, 올 시즌 창단 첫 2연패로 나도 우승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각오만큼 정재훈은 불펜에서 힘이 됐다. 46경기에 나와 23홀드 2세이브 3.27의 평균자책점으로 팀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김태형 감독은 한 시즌을 평가하면서 "선발 투수를 비롯해, (정)재훈이가 정말 뒤에서 제 역할을 잘해줬다"라며 정재훈의 공을 높게 샀다.

두산은 올 시즌 정규시즌 1위에 성공하면서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간절하게 팀 우승을 함께 하고 싶어했던 정재훈은 동료들과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지난 8월 초 LG전에서 정재훈은 박용택이 친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아 골절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시즌 아웃은 물론 한국시리즈 출장도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정재훈은 강한 의지를 보이며 재활을 했다. 그리고 10월 정재훈은 미야자키에서 열린 교육리그에 참가해 재활 막바지에 들어갔고, 18일 소프트뱅크와의 맞대결에 등판했다.

첫 실전 무대. 이번에만 이상이 없으면 정재훈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깨에 문제가 생겼고, 부상 직후 귀국해 CT 및 MRI 촬영을 실시한 결과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 부분파열 진단을 받았다. 결국 정재훈의 한국시리즈는 불발됐다.



두산 선수들은 모자에 41번을 새겨 넣으며 정재훈을 가슴에 품었다. 그리고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4승 무패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일궈냈다.

우승의 순간. 두산 선수단은 일제히 정재훈을 떠올렸다. 투수 조장 이현승은 "이번 시즌 우리 투수조의 든든한 맏형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정)재훈이 형 생각이 많이 난다"며 "재훈이 형 우리가 해냈어요!"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포수 양의지도 "너무 기쁘지만, 가슴 한 켠에 재훈이 형과 이 기분을 같이 나눌 수 없는 부분은 아쉽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 가슴 속에 재훈이 형이 함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차전 시리즈 MVP를 받은 유희관 역시 "비록 한국시리즈에서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큰 형으로서 팀 전력의 큰 힘으로, 팀원들의 큰 기둥이 되어준 정재훈 형도 꼭 이 영광에 함께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마음 한 켠에 정재훈이 등판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을 남았다. 1차전을 앞두고 "처음부터 같이 고생했는데, 못 나오게 돼서 아쉽다"라고 정재훈을 못내 마음에 걸려한 김태형 감독은 우승을 확정짓고도 "같이 샴페인을 터트렸으면 좋았을 뻔 했는데 아쉽다. 데리고 올 걸 그랬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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