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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아웃이 준 과제 : 공격루트 더 찾아라

기사입력 2016.10.17 07:00 / 기사수정 2016.10.16 18:30

조용운기자 기자


[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트라이아웃 시행으로 한국 배구에 큰 변화가 생긴 것 같다. 이제는 모두 공격이다."

남자배구 대한항공의 박기원(65) 감독은 지난 15일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개막전을 본 소감을 한 문장으로 정의했다. 그동안 확실한 공격 자원 한 명을 두고 모두가 수비해 성과를 거두던 방식은 사라질 것이란 예상이었다. 

박 감독의 생각이 맞아 떨어졌다. 더는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을 맡기는 방식은 통하지 않았다. 올 시즌부터 트라이아웃을 시행한 남자배구는 홀로 공격을 책임지는 해결사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시몬과 그로저, 오레올 등이 경기 내내 불꽃같은 스파이크를 때려대던 지난해 그림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공격의 힘은 비슷하다면 결국에는 짜임새다. 첫날 OK저축은행은 시몬의 그림자를 마르코에게 그대로 투영했지만 극심한 차이만 확인한 채 패했다. 반대로 지난 시즌부터 스피드 배구를 통해 다양성을 팀에 이식했던 현대캐피탈은 문성민과 톤, 박주형 등이 고르게 활약하면서 올해도 신바람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이튿날 공격 루트의 차이는 더욱 분명해졌다. 대전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활로를 뚫어낸 팀과 아닌 팀이 승패로 귀결됐다. 그동안 확실한 외국인 공격수에게 초점을 맞춰 팀색깔을 만들어왔던 삼성화재는 이날도 타이스에게 절반 이상의 공격 점유율을 안겼다. 

공격루트가 타이스로 한정된 삼성화재는 별다른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갈수록 공격이 단조로워지다보니 대한항공은 번번이 3인 블로커가 타이스 앞을 지키기 일쑤였다. 그로저여도 어려웠을 벽 뚫기인데 타이스로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삼성화재는 타이스로 한정된 공격에 블로킹만 15개를 당하며 안방서 무너졌다. 

임도헌 감독도 "김명진이 긴장을 하다보니 공격이 한쪽으로 치우쳤다. 타이스에게 집중한 것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은 원인"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대로 대한항공은 골고루 터졌다. 공격을 책임진 가스파리니(32.35%)와 김학민(29.41%), 곽승석(21.57%)이 고른 점유율을 보여줬다. 이상적인 공격 활용법을 보여준데는 박 감독은 "V리그를 준비하며 2개의 공격루트를 더 찾으려고 애를 썼다. 한선수가 타이밍 좋게 루트를 바꿔나간 것이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항공의 팀 색깔을 바꿀 생각은 없다. 다만 여러 선수를 활용해 개인의 특징으로 공격 방법의 차이를 만들어낼 생각"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KOVO컵과 개막 초반 경기를 통해 남자배구는 트라이아웃으로 평준화가 됐음을 확인했다. 결국 국내 선수들의 경기 기여도가 지금보다 더욱 늘어나야 한다는 소리다. 그것이 국내 거포를 활용한 좌우 쌍포의 균형이 됐든 중앙에서 변칙적으로 나오는 속공이 됐든 각팀은 이제 플랜B, 플랜C의 공격 루트를 몸에 익혀야 하는 상황이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KOVO 제공

조용운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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