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6.08 19:08 / 기사수정 2016.06.08 19:08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베테랑 배우 윤여정이 영화 '계춘할망'(창감독)으로 한결같은 존재감을 내보였다.
5월 19일 개봉한 '계춘할망'은 12년의 과거를 숨긴 채 집으로 돌아온 수상한 손녀 혜지(김고은 분)와 오매불망 손녀바보인 계춘할망(윤여정)의 이야기를 그린가족 감동 드라마. 극 중 윤여정은 평범하고 소박한 제주도 할머니 계춘으로 등장해 따뜻한 면모를 선보인다.
윤여정은 "편견일 수도 있지만, 영화가 모두 드라마틱하고 자극적인 면이 있다면 '계춘할망'은 어떤 누가 정말 열심히, 순수한 마음으로 쓴 것 같았다"고 시나리오를 처음 만났을 당시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작품을 거절했다. 하지만 이후 제작사 대표와 나눈 대화가 윤여정의 마음을 움직였다. 해녀 캐릭터인 계춘할망을 자신이 연기하기에는 '이미지가 너무 도시적이지 않냐'는 물음에 제작사 대표는 "선생님, 이미 도회적인 이미지는 소진되셨습니다"라며 끈질기게 구애했고, 그 솔직한 평에 이끌려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서게 됐다.
제주도를 중심을 진행된 촬영은 윤여정에게 쉽지만은 않은 시간이었다. "몇 십 명의 성격이 다른 사람이 모여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지 않나. 영화는 종합예술인 것 같다"며 촬영 현장을 떠올린 윤여정은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나날이 투쟁이었다"고 직언을 날리며 뱀장어에게 물린 기억과 두꺼운 고무 재질의 해녀복을 벗다 귀가 찢어졌던 사연까지 함께 전했다.
윤여정이 '계춘할망'을 찍으며 가장 많이 떠올렸던 인물은 자신의 증조할머니였다.
"어렸을 때는 (그 사랑을) 몰랐다"고 운을 뗀 윤여정은 "제가 몇 대 독자의 딸이었는데, 그 집안에 아이가 태어난 게 몇 십 년만이었고 또 손주가 낳은 아이이니 얼마나 예뻤겠나. 내가 기억하는 할머니의 느낌은 음식을 씹어서 나를 먹여주고 그런 것이었는데, 그게 너무 비위생적인 것 같아서 더러운 것 같았고 싫었다. 쉰 살이 넘어 문득 생각을 하니 '할머니가 얼마나 슬펐을까' 생각이 드는 것이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는 "보통 엄마들은 아이들을 자꾸 가르치려고 하지 않나. 근데 증조할머니였으니, 내 모든 모습이 얼마나 예쁘셨을까 싶었다. 그걸 너무 나중에 알게 된 거다. 그래서 이 영화는 증조할머니에게 바치는 영화로 하기로 한 것이다. 영화 속에서 김고은을 바라볼 때 '증조할머니가 이러셨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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