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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이 에메리, 세비야를 ‘유로파의 제왕’으로 만들다

기사입력 2016.05.19 07:44 / 기사수정 2016.05.19 07:44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자는 세비야였다. 홈 경기장만 떠나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번 시즌 세비야의 ‘원정 징크스’ 또한 우승과 함께 말끔히 씻었다. 대회 역사상 첫 3연패이자 5회 우승을 달성한 세비야는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영구 소장하게 됐다. 이런 영광에 이르기까지는 우나이 에메리 감독의 공이 컸다.
 
세비야의 유로파리그 3연속 우승은 에메리 감독이 부임한 이후 시작됐다. 냉정함과 침착성을 무기로 팀을 지휘하는 에메리는 미첼 감독의 후임으로 2013년 1월 세비야에 도착했다. 에메리는 첫 시즌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9위를 기록했지만 6위 말라가와 8위 라요 바예카노가 UEFA 규정 위반으로 유럽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며 운 좋게 유로파리그에 진출했다.
 
어부지리로 나선 유로파리그 무대였지만 에메리의 세비야는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3~2014 유로파리그에서 세비야는 우승을 차지했다. 강호로 꼽히는 발렌시아(스페인), FC포르투, 벤피카(이상 포르투갈)를 꺾고 이룬 결과였다. 여기에 프리메라리가에서도 5위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에메리 감독은 자신이 제대로 준비한 첫 시즌에 뛰어난 성과를 달성했다. 에메리가 이 시즌에 세비야로 데려온 선수들 중 카를로스 바카, 케빈 가메이로 등은 곧바로 팀 전력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세비야는 2014~2015시즌에도 유로파리그를 제패하는 저력을 보였다. ‘강적’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독일)와 비야레알(스페인), 제니트 페테르부르크(러시아), 피오렌티나(이탈리아)를 토너먼트에서 물리치고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는 우크라이나의 드니프로. 당시 약체로 평가받던 드니프로는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아약스 암스테르담(네덜란드), 나폴리(이탈리아) 등 상대적 강팀들을 누르고 결승까지 올라온 ‘돌풍의 팀’이었다. 하지만 세비야는 3-2로 승리하며 그 돌풍을 잠재웠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또다시 5위를 기록했다. 이 대회부터 유로파리그 우승팀에 챔피언스리그 진출 자격을 부여해 세비야는 첫 수혜자가 됐다.
 
이번 시즌 세비야는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에메리 감독은 발렌시아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러시아) 시절 이후 3년 만에 다시 ‘별들의 전쟁’에 참여하게 됐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의 벽은 높았다.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랐던 세비야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유벤투스(이탈리아), 묀헨글라드바흐를 만나 조별리그 3위에 그치며 다시 유로파리그 무대로 돌아오고 말았다. 프리메라리가에서도 개막 직후 5경기에서 2무3패로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유로파리그에서는 강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분풀이라도 하듯 몰데(노르웨이)와 바젤(스위스)를 차례로 격파했다. 8강에서는 같은 리그의 아틀레틱 빌바오를 상대로 올 시즌 유럽대항전 첫 원정 승리를 따냈다. 이번 시즌 원정에서 30전 4승12무14패로 유독 약했던 세비야였기에 상당히 의미 있는 승리였다.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 준결승전은 1승1무로 무난히 통과했다. 그리고 결승에서 리버풀에 3-1로 이기면서 역사적인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자신이 팀의 지휘봉을 잡은 지 3년 반 만에, 그것도 세비야와 함께 세 번의 유로파리그에 나서서 3연패를 성공시킨 에메리의 성과는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에메리는 상대 팀에 대한 분석 영상을 지독하게 연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2014~2015시즌에는 이반 라키티치, 2015~2016시즌에는 카를로스 바카라는 팀의 대들보를 이적시키고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번 시즌 에메리는 선수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해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바카를 떠나보낸 공백을 가메이로로 완벽하게 대체했으며 에베르 바네가에게 조율을, 그제고슈 크리호비악에게 중원 장악을 맡겨 뛰어난 경기력을 뽐냈다. 또한 유로파리그에서 주전 골키퍼 세르히오 리코 대신 다비드 소리아를 과감히 기용했다. 소리아는 멋진 선방들로 기대에 부응했다. 결과적으로 우승까지 거머쥐었으니 에메리의 용단이 성공적이었다 할 수 있겠다.
 
에메리는 다소 부담될 수 있었던 3연속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큰 산을 넘고 명실상부한 세비야의 영웅으로 등극하게 됐다. 이전까지 유로파리그 2회 우승에 머물렀던 세비야를 최다 우승팀으로 만들며 ‘유로파의 제왕’으로 거듭나게 한 에메리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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