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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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스타톡] 이특, so far so good

기사입력 2016.04.06 07:54 / 기사수정 2016.04.06 15:30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데뷔한지도 벌써 11년이 된 중견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이들 팀은 사실 SM엔터테인먼트에서도 독특한 존재다. 성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던 데뷔 시기를 거쳐서 지금은 K-POP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활발히 활동 하고 있다.

이 팀에서도  멤버 이특은 독특한 존재다. 이전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깨고 방송인으로 오랜기간 활동하면서 꾸준히 얼굴을 비치고 있다.

이특을 기자가 알게 된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20대 시절 가요를 처음 담당하던 기자에게 한 방송사 공개홀에서 "형님 안녕하십니까"(이특과 함께 강인, 신동, 김희철이 있었다)를 외치던 신인 아이돌 멤버들이 이제는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
 
군 입대 전 마지막으로 만났던 이특에게 당시 "5년 내에 한번 따로 인터뷰 하자"는 제안을 했고, 그 뜬구름 같았던 약속 아닌 약속이 이뤄졌다.
 
데뷔 11년, 올해로 우리 나이 34세의 인간 박정수와 2시간 남짓한 대화는 즐거웠다. 그리고 그의 속내와 연예인으로 삶, 그리고 인생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기사 내용으로는 존댓말을 쓰지 않았지만, 이특은 인터뷰 내내 예의바르게 극존칭을 쓰면서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냈다.
 
캐나다 출신 록스타인 브라이언 애덤스가 자신의 베스트 앨범의 명칭을 'so far so good'(지금까지는 잘되고 있다)이라 발표했다. 이특도 'so far so good'이라 평하고 싶다.
 
-군대를 참 힘들게 갔다 왔다. 그 동안 고생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솔직히 힘들었다. 말 못할 부분이 많지만, 과거의 일이니 이제는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하루 하루가 소중함을 느꼈고,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다.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도 한 순간에 없어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더 열심히 살게 되더라. "엄마한테 잘 해야지 하면서" 막상 그게 잘 안 된다. 요즘엔 내가 먼저 "여사님 잘 지내십니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예전에는 "성공만 해야지, 잘 되어야지" 했는데, 주변 사람을 챙기게 된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조금은 편해지지 않았나? 물론 지금도 방송녹화 끝나고 다음날 시청률 얼마 나왔나 체크하는건 여전하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야말로 목을 맸다. "내가 하는 프로가 잘 되어야지" 그런 생각만 했다. 하지만 요즘은 사람들 만나 녹화하는게 즐겁다.
 
그리고 예전에는 숨기만 했다. 하지만 제대 하고 나서는 매니저 형과 스케줄을 마치고 들어가다가 편의점에서 추억의 냉동이나 뽀글이를 해 먹자고 한다. 그 시간이 새벽 3~4시인데, 사람도 없다. 매니저에게 "형 그 동안 숨어만 다니지 않았나? 이게 행복 맞냐?"고 묻곤 한다. 돌아다니며 떡볶이도 먹고 삶의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
 
-슈퍼주니어는 차치하자. MC 이특은 잘 되고 있나?
 
사실 MC를 주로 더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내 약점은 20대, 남자 30대 남자가 겪었던 경험들을 겪지 못했다. 특히 나는 아이돌 출신이라 남자 분들은 나에 대해서 호감을 가지거나 좋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걸 나도 안다. 경험들이 더 많아야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경험도 쌓고 싶어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려고 한다.
 
-경험? 아이돌로 11년씩 활동하는게 쉬운건 아니지 않나?
 
물론 그렇다. 하지만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인정을 받기가 힘들다. 빨리 갈 수는 있지만 깊이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지 못한다. 물론 내가 노력을 더 해야 하지만.
 
-벌써 데뷔 11년이다. 지금도 궁금한데 왜 예능을 하게 됐나?
 
사실 데뷔초에는 내가 예능을 하리라고 상상도 못했다. 처음 건반 치고 악보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데뷔하고 한 두 달 됐을 때, 담당 매니저가 "또 다른 꿈이 뭐냐?"라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다른건 모르겠고, 먹고는 살게 해 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러더니 매니저가 예능을 하자고 제안하더라. 그러면서 같이 방송국을 다니면서 인사하고 정 팀이 안되면 매니저 하자고 하더라.(웃음)
 
데뷔 하고 같이 슈퍼주니어 책받침을 들고 홍보를 했다. "안녕하세요 리더 이특입니다"라면서, 그러다 어느날 매니저 형이 예능 리스트를 가져다 주면서 "이게 우리나라의 예능인데, 네가 매니저라면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을 하겠나?"는 질문을 하더라. 리스트에는 '엑스맨', '연애편지' 등이 있더라 그래서 그 프로그램을 꼽았다. 그런데 매니저 형이 시청률 표를 보여주면서 20%대인 '도전 천곡'이나 '스폰지'를 나가야 10대 만이 아니라 30~40대를 사로잡을 수 있다고 교육을 했다.
 
-예능인 조기교육을 받은 셈이다. 아니, 매니저 교육인가?
 
(웃음) (최)시원이나 (김)희철이는 엑스맨을 나갔지만 신동과 나는 도우미로만 나갔다. 그러다 MBC 일요스타워즈에 출연을 했다. 그걸 처음 시작으로 도전천곡 등을 나가면서 커리어를 쌓아갔다. 경험도 쌓이고 하던 찰나에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 내 인생의 전환점이다.
 
-강호동을 만난 것인가?
 
그렇다 (강)호동이 형이 활화산 처럼 타 오를 때였다. 은혁이와 내가 고정이었는데,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다. 한참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러다 어느날 호동이 형이 대기실 등에서 직접 지적을 하면서 가르쳐 주기 시작하더라. 호동이 형이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가족을 챙겨라. 가족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이 가족이다"는 말이다.
 
그러다 호동이 형이 개인적 일로 '스타킹'을 하차하게 됐고, 그러다 내가 입대를 하게 됐다. 그런데, 군대를 가기 전날에 호동이 형이 스타킹으로 복귀를 하지 않았나? 사실 제작진에게서 출연 제안이 왔고, 회사에서는 거절을 했는데, 호동이 형이 직접 부탁을 해 왔다. 군입대를 하루 앞두고 '스타킹'에 출연을 하게 됐다.(웃음) 녹화를 마치고 집에서 짐을 싸고 있는데, 밤에 호동이형이 전화가 오길래 "군대 잘 갔다 오겠습니다"하니 우시더라. 처음이었다.
 
-사실 아이돌 MC는 이특이 유일하다. 비결이 뭔가?
 
글쎄. 나는 아나운서 처럼 깔끔하게 할 수도, 개그맨 처럼 재미있게 할 수도 없다. 부끄럽지만 노력 때문이 아닐까? 매일 같이 집에서 시뮬레이션을 하고 온다. 주변에서도 "MC는 연습을 어떻게 하냐"고 묻는데, 나는 내가 나온걸 제일 많이 본다. 이특이 나온 프로가 제일 재미 있다.(웃음) 한번만 보는게 아니라 3~4회 정도 재방송을 본다. "저 때는 저 멘트가 좋았는데"라면서 잘 했던 점 못햇던 점을 체크 한다. 거기에는 헤어스타일과 의상까지 있다. '너목보'의 경우 샷이 많이 잡히다 보니 편집 감독과도 의견을 전달 하기도 한다.
 
주변 MC분들도 많이 참고를 한다. 김성주씨 같은 MC들의 경우는 톤이 다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나 '복면가왕' 할 때도 그렇고 억양 자체가 조금씩 다 다르다. 가끔 따라 하기도 해 본다. 유재석씨의 경우는 자세를 많이 따라 했다. 다리를 모으고 있는게 쉬운게 아니야. 한결 같다.
 
-11년을 해 보니 어떤가? 아이돌 대다수는 예능을 싫어하는걸로 알고 있다.
 
열중의 8명 7명은 예능 하는걸 싫어 한다. 신인 때는 하고 싶어 하는데, 2~3년 지나면 선배나 연예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 때 더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인기가 정점이 아닌 떨어질 시기다. 다른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연예인 생명이 끊어진다. 절실하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인기를 얻는 것은 자기 혼자 잘나서 잘 되는 것이 아니라 팀의 인기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제작진이 "연차가 되셨으니 이제 나오지 마세요" 하는 순간 잊혀진다. 나는 요즘 나오는 친구들과 경쟁을 하고 싶다. 레전드가 되기 보다는 현역이고 싶다. 사람들의 추억 속에 "대단했지"로 남는 것이라면 나는 그런 대우를 받고 싶지 않다.
 
-쉬고 싶지는 않나?
 
사실 군대 가기 전에는 스케줄 없으면 울었다. 정말 워커홀릭 이었다. 지금도 녹화 하는게 너무 재미 있다. 녹화를 하면 다리가 아프고 밤에는 욱신거린다. 하지만 녹화를 하는 순간은 내가 인정을 받는 것 같다. 내가 이제 공부를 잘 해서 인정 받을 수도, 바둑을 잘 둘 수도 없지 않나? 방청객들이 웃고 패널이 웃고, 스태프가 너 잘한다 한마디가 나에게는 큰 힘이자 존재 이유다.
 
-지금도 제2의 유재석, 제2의 강호동을 꿈꾸나?
 
예전에는 그런 욕심이 있었다. 이제는 그냥 오래 하고 싶다. 그런데 '이특쇼'는 하고 싶다. 예전에는 1등이 그냥 1등 인줄 알았는데, 오래 가는 사람이 1등인 것 같다.
 
-지금의 이특은 몇 등인가?
 
10등 정도인 것 같다.
 
-본인의 기사를 다 본다고 알고 있다. 사실인가?
 
그렇다. 슈퍼쥬니어와 이특으로 기사를 검색한다. 이유는 한번은 인터넷 기사를 클릭하면 기자분들께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일일이 다 클릭하고 기사에 '좋아요'도 누르고 있다. 그리고 댓글도 단다.(웃음) 왜 댓글이 초반에 좋은 글이 달리면 좋은 방향으로 가더라. 그래서 스타트를 잘 하고 싶어서 댓글을 단다. 힘들지 않냐고? 상처도 받는다.(웃음)
 
-그래도 군대를 무사히 다녀온 후 댓글이 좋아졌다.
 
그건 아니다. 지금도 악플은 많다.
 
-그런데 연애는 안하나?
 
사실 전역 즈음에 1개월 정도 만났다. 배우 분이었다. 하지만 1개월 정도 만나다 헤어졌다. 음반을 내고 콘서트를 하고 하다보니 이해를 해 주지 않더라. 지금은 구인 중이다.
 
요즘엔 "어떤 여자를 만나서 결혼을 해야할까"를 고민을 한다. 언제 할거냐고? 당장은 아닌 것 같다. 어떤 분은 100세 시대라면서 사람으로 적정 결혼 나이가 43~45세 라고 한다. 앞으로 10년은 남지 않았나? (웃음) 많이 연하도 바라지 않는다. 같이 공감대가 있는 속 깊은 사람이면 좋겠다.  4세 에서 8세 연하?(웃음) 아 9세까지 괜찮다.
 
-마지막으로 이특의 11년과 미래를 얘기해 달라.
 
어떤 MC가 될지는 참 어렵다. 지난 10년이 나를 만들어 준 것 처럼 앞으로 10년이 더 멋진 나를 만들어 줄 것 같다. 하루하루 열심히 최선을 다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fender@xportsnews.com 사진 = 박지영 기자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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