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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화려한 유혹' 한소영 "양지은 役, 애정 쏟은 만큼 아쉬움 많아"

기사입력 2016.03.28 18:14 / 기사수정 2016.03.28 18:14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MBC 드라마 '화려한 유혹'의 엘리트 비서 양지은이 걸어 들어오는 줄 알았다. 빼어난 패션 센스와 밝은 에너지, 유려한 말솜씨까지 배우 한소영은 양지은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한소영을 만나봤다.

한소영은 아직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한소영은 "50회를 보면 완전히 끝나는 것 같아 아쉬워서 마지막 회를 남겨놨어요"라며 마음이 뭉클하다고 했다. 그가 이토록 '화려한 유혹' 종영을 아쉬워하는 이유는 뭘까. 그 답은 극중 역할인 양지은에 있었다.

"거짓말이 아니라 시놉시스를 봤을 때 양지은이 아닌 다른 역할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셨나봐요. 이미지가 양지은 역에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양지은은 욕망이 있는 역할인 게 좋았어요. 착하기만 하고 당하기만 하는 것보다 목표의식을 갖고 사는게 좋았고, 자신감 넘치는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양지은이라는 캐릭터를 묘사하고 꾸밀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욕심이 났죠."

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의욕을 낸 만큼 아쉬움도 큰 법이다. 그는 극중에서 다른 메이드 혜정(이채은)을 협박하는 장면에 대해 "'양지은이라는 사람을 너무 제 생각대로만 해석한 게 아닐까'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지시할 때 그렇게 겁줄 필요는 없지 않았나, 조금 더 얄밉게 할 수 있었을텐데"라고 이야기했다.

'화려한 유혹'에서 엘리트 메이드 겸 강일란(장영남 분)비서였던 양지은은 숨겨진 역할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강일란의 스타일리스트. 때문에 한소영은 패션과 스타일에도 꽤 많은 신경을 썼는데, 여기에 장영남과 재밌는 일화가 있다.

"장영남 선배님과 함께 있는 장면이 많았는데요. 장영남 선배님이 입으시는 의상들이 너무 다 제 스타일이었어요. 제가 장영남 선배님께 그렇게 말씀드렸더니 '네가 이 역할을 했어야 했네'라고 농담도 하고 그랬어요."

화면 밖의 친근함은 연기에 녹아들기도 한다. 한소영은 "강일란의 비서라고 해서 딱딱하게만 하기 보다는 친구처럼 하려고 했어요. 그들도 사람이고 인간인데 친구같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패션이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조력자의 느낌을 주고 싶었죠. 그래서 강일란에게 언니처럼, 때론 친구처럼 보이려 신경을 썼어요,"

미술작품의 역사를 분석하듯 양지은의 과거부터 미래까지 상상해봤다는 한소영. 노력이 통해서였을까. 전혀 의외의 장소에서 팬을 만난 경험을 공개했다.

"주유소에 들렸는데 50대 남성분이 저에게 '드라마 잘 보고 있습니다' 하시는 거에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정말 기분이 좋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뿐만 아니라 '화려한 유혹' 이후 주변 반응도 한층 뜨거워졌다며 "예전에는 친구들이 추상적으로 응원해줬다면, 요즘은 조금 더 디테일하게 칭찬을 해줘요. 장면을 말하면서요. '화려한 유혹'은 저에게 고민한 만큼 호응이 돌아온다는 걸 깨닫게 해준 작품이에요. 더 욕심을 갖게 됐어요"라고 '화려한 유혹'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했다.

"50부작을 하면 힘들지 않냐고들 질문을 하세요. 하지만 긴 호흡의 드라마는 처음이었고, 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한 적은 없어서 애정이 더 크고 깊어요. 게다가 '화려한 유혹' 배우분들과 가족들처럼 돈독하게 지냈기 때문에 더욱 이별이 힘드네요."

'화려한 유혹'에서 흥미진진한 스토리 만큼이나 화제가 됐던 것은 바로 강석현(정진영)의 중년미, 일명 '할배파탈'이다. 한소영 역시 정진영에게 두근거림을 느꼈다며 "강석현 총리님은 키다리 아저씨 같은 느낌이에요. 진형우(주상욱)처럼 불타오르는 것도 좋지만 뒤에서 지켜주는 느낌이 더 좋아요. 실제 정진영 선배님은 유식하신데다 말씀도 조리있게 잘 하셔서 중년의 멋을 느낄 수 있어요. 시청자들이 정진영 선배님께 '할배파탈'이라고 하는 걸 보며 정진영 선배님의 섹시함을 나만 느끼는 게 아니구나, 여성들의 마음은 다 같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화려한 유혹'을 통해 힘을 빼는 방법을 배웠다는 그는 앞으로 해보고싶은 일,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화려한 유혹'은 끝났지만 배우 인생은 이제 시작이에요. 멀리까지 보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에, 지금 무리해서 빨리 달리기 보다는 쉬어갈 땐 쉬어가며 배우로서 저를 각인시키고 싶어요. 화려하고 빛나는 연예인이기 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답니다. 올해 안에 또 다른 저의 모습, 반전 캐릭터를 보여드릴게요."

lyy@xportsnews.com / 사진 = 권태완 기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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