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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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렉스 "무대 위에선 패기 넘치는 깡패들이죠"(인터뷰)

기사입력 2016.03.02 11:00 / 기사수정 2016.03.02 13:21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한국의 록스타들이 조금 더 건방졌으면 해요." 밴드 리플렉스의 조규현(보컬·기타)은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인디 밴드를 바라보는 안 좋은 시선에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리플렉스는 자신감이 넘쳤고, 그 속에는 록을 향한 신념이 있었다.

리플렉스는 조규현, 홍석원(기타), 변형우(베이스), 신동연(드럼)이 모인 밴드다. 지난해 엠넷 '슈퍼스타K7'에 출연했다. 톱10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시원한 기타 사운드와 조규현의 보컬 스타일로 '리플렉스'라는 이름을 알렸다. 데뷔 3년 만에 타이틀곡 '까맣게'가 수록된 첫 정규 앨범 '렛츠 번(Let`s Burn)'을 발표했다.

"이번 정규 앨범에는 10곡이 수록됐죠. 그동안 활동하면서 무대에서 선보인 곡과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곡들이에요. 예전보다 더 진하게 리플렉스의 색깔을 담았죠."(홍석원) "'까맣게'는 이별 노래죠. 헤어진 연인을 지워버리겠다는 것이 아닌 까맣게 그리겠다는 역설적인 표현이 빛나는 곡이죠(웃음). 선 하나가 끌고 나가는 듯한 심플한 곡입니다."(조규현)

리플렉스 멤버들은 만장일치로 '까맣게'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작업 기간에도 '참 괜찮은 곡'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리플렉스의 특징이었던 기타 파트는 하나로 줄였다.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서준영이 출연했다. 이별한 연인을 그리워하고, 현실을 비관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영하 22도 혹한 때 진행됐죠. 자작나무숲에서 촬영했고, 가사를 바탕으로 뮤직비디오가 나왔어요. 겨울에는 앨범을 내지 말자고 할 정도로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죠."(홍석원) "스태프들의 눈썹에 서리가 내릴 정도였죠."(변형우) "동상에 걸려서 3주 동안 손에 감각이 없었어요."(조규현)

첫 정규 앨범은 '소년이 어른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 서른 살 내외의 남자들이 모인 리플렉스는 이번 앨범에 대해 "100%가 만족의 끝이라면 101% 정도"라고 평가했다. 앨범의 모든 부분에 밴드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수록곡에는 청춘에게 보내는 격려와 응원도 있다.

"삼포세대, 금수저·흙수저 등 젊은 친구들이 어차피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게 싫었죠. 그러면 또 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 '기회'를 통해 약간의 윽박을 지르고 싶었어요. 다시 눈 뜨고 싸워야 한다는 거죠. '소년'은 그래도 일어날 수 없는 친구들에게 좋은 기억들을 되살려주는 노래예요. 같은 수록곡이지만, 응원하는 방식이 다르죠."(조규현)

리플렉스의 작업 방식은 투박한 편이다. 온라인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기보다는 직접 합주실에서 호흡을 맞췄다. 현장감 있는 의견 토론을 거쳐 하나의 곡이 만들어냈다. 가사는 조규현이 썼다. 그의 손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각 파트의 연주자의 손을 거쳤다. 

"'불'은 현장에서 기타 리프가 완성된 곡이죠. 보통은 규현 형이 큰 틀을 짜주면 각자 다듬어오고 맞추는 데, 이 곡은 멤버들이 모인 자리에서 하나하나 완성한 곡이죠."(신동연)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만 다 한 앨범이 아녜요. 모든것에 모두 참여했죠. 이번 앨범 작업은 다 새로웠어요."(조규현)

리플렉스는 짧은 순간에 역량을 펼쳐야 하는 '슈퍼스타7'를 비롯해 해외 공연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멤버들이 같은 숙소에서 열흘 넘게 생활했고, 외국 뮤지션들의 퍼포먼스도 눈앞에서 봤다. 리플렉스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성숙해졌고, 단단해졌다.

"경쟁하면서 고생하고 이뤄내는 과정에서 서로를 더욱 알아간 것 같아요. 믿음직한 친구들이죠."(변형우) "가장 많이 바빴고, 리플렉스가 가장 밝게 빛났던 시간이었죠. 원했던 것을 달성했고요."(조규현) "소처럼 일했죠. 감정의 기복도 많았지만, 그것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저희가 있는 거죠."(홍석원) "2015년은 리플렉스 정규 1집이 나오는 발판이 됐죠."(신동연)

"무대 아래에서는 공손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패기 넘치는 깡패들"이라고 밴드를 표현한 리플렉스는 '인디신은 어렵다'는 의견에 반대했다. 잘하는 밴드는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 밴드와 한국 밴드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이제는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고도 힘줘 말했다.

"팬들이 외국 밴드가 화를 내는 장면을 보면 멋있다고 하죠. 하지만 우리나라 밴드가 반말이라도 하면 중죄를 지은 듯이 돌을 던지려고 해요. 밴드가 공연하는 게 힘들다는 것도 모두 옳은 얘긴 아니죠. 인디신에서 돈을 잘 버는 친구도 있어요. 가난하고 사명감 만으로 록음악을 한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조규현)

in999@xportsnews.com / 사진 = 리플렉스 ⓒ 브이엔터테인먼트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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