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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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쯔위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든 역사 무식자들

기사입력 2016.01.15 10:37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한국 언론이나 인터넷에서는 16세 소녀가 자국 국기를 든 것이 왜 죄냐며 중국인들을 싸잡아 욕하고 있는데 이건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중국, 그리고 대만 건국의 역사적 배경과 이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교전을 놓고 봤을 때, 양자의 입장 또한 납득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양국의 역사적 배경은 고려하지 못하고 국기를 쥐어 준 MBC '마리텔' 제작진이나 현장에서 이를 캐치하고 막지 못한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 그리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대만 국민당과 보이콧까지 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 모두 가해자들 입니다"(중국 현지에서 한류 콘텐츠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A씨)
 
신인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로 인해 불거진 중국인들의 반감이 엄청나다. 웨이보 상에서는 쯔위를 비롯해 일본인 멤버 3명이 포함된 트와이스의 활동은 물론,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전체를 보이콧 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번지고 있다.
 
이에 JYP는 거대한 중국 시장의 이탈을 우려해 납작 엎드린 모양세다. 일본을 넘어 매출 규모 1위로 올라선 중국 시장을 놓치는 것은 큰 타격이다. 다만 그 행보가 지나치게 저자세다.
 
기실 쯔위는 대만 국민당의 정책 중 하나인 '대만 독립'과 이에 맞서 '하나의 중국론'을 앞세운 공산당간 다툼의 희생양이 됐다. 한국 사람들이 봤을 때는 대만 출신의 한국에서 활동 중인 연예인이 한국 방송에서 국기를 흔든게 왜 문제가 되냐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은 좀 달라 보인다.
 
앞서 밝힌 대 중국 한류 관계자 A씨의 말 처럼 복잡한 역사적, 정치적 배경이 얽힌 사안이다. 실제로 엑스포츠뉴스에서 대중화권 업무를 하고 있는 대만인 B씨와 중국인 C씨에게 이 문제에 대해 물어봤다. 중국인 C씨는 단박에 "민감한 문제인건 사실"이라며 "중국내에서 이번 건에 대해 JYP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대만인 B씨 또한 조심스럽게 "대만 출신인 쯔위의 행동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 중국에서 활동을 할 생각이었다면 조심해야 할 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방문으로 한일 외교관계가 최악의 상황이 된 적이 있었다. 때문에 일본에서 활동 중인 수 많은 한류스타들이 국내로 유턴을 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걸그룹 카라의 경우 한국의 공개석상에서 '독도' 관련한 질문으로 한 차례 몸살을 앓은 적이 있었다. 당시 사회자가 해당 질문을 제지한 경우였지만 대중들은 독도 질문에 답하지 못한 '매국노'라면서 카라에 대한 악감정을 쏟아낸 바 있다.
 
당시에는 카라 만이 아닌 배용준, 장근석을 비롯한 수 많은 한류스타들 중 누구도 독도를 비롯한 정치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욕을 먹을지언정, 주요 시장을 잃지 않겠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정치는 수 많은 호불호가 존재한다. 저마다의 정치관과 이를 표출하는 방법이 다르기에 늘 뜨거운 감자로 불린다. 때문에 혹자는 연예인이 정치색을 드러내는 순간 대중성을 담보로 잡히는 것이라 말한다. 어느 한편을 대변할 수는 있지만 다른 한편의 호감을 얻을 수는 없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에게는 치명적인 대목이다.

쯔위 사태도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번의 경우 자의적인 것이 아닌 타의적인 상황이다. MBC '마리텔' 제작진을 비롯해 이를 현장에서 막지 못한 JYP 관계자들은 정작 자신들의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시장의 역사에 대한 낮은 이해도로 민감안 정치적 사안을 건드렸고,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격이다.
 
여기에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스타들의 정치적 발언을 확대 해석하는 대만가수 황안, 그리고 선거를 앞두고 쯔위를 희생양으로 이용한 대만 국민당. 이에 동조해 쯔위를 희생양으로 만든 중국인 모두가 만들어낸 사단인 셈이다.
 
JYP는 나름대로 발빠른 대처를 하고 있다. JYP 차이나 에서는 두 차례의 공문을 통해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불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가해자는 스스로 단초를 제공한 중국 역사무식자들과 피해자 쯔위와 트와이스, 그리고 JYP만 남게 됐다.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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