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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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G’학개론] 제1장. ‘탈G효과’의 성공사

기사입력 2015.12.04 06:04 / 기사수정 2015.12.03 17:16

이은경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2015 프로야구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탈G효과’였다. 유망주가 LG를 벗어나면 곧바로 잠재력이 폭발하는 현상을 두고 팬들이 만들어낸 이 단어는 이제 프로야구팬들 사이에선 일반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올해 다시 한 번 ‘탈G효과’가 거론된 이유는 정의윤(LG에서 시즌 도중 SK로 트레이드) 때문이다. 정의윤은 올 시즌 후반부에 SK의 무서운 상승세를 이끌며 SK를 와일드카드 5위 자리에까지 올려놓았다.
시즌이 끝난 후에도 ‘탈G효과’는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지난달 말 LG가 2차 드래프트 시장에 이진영을 내놓으면서 이진영이 kt 유니폼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팬들은 벌써부터 ‘이진영이 탈G효과를 누리며 내년 시즌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대체 왜 일부 야구팬들 사이에서 ‘탈G효과는 과학이다’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이 단어는 끈질기게 화제에 오르내릴까. ‘탈G효과’의 역사부터 파헤쳐 보자.
 
 
1995년 김상호 : 탈G효과의 시초
 
1988년 LG 트윈스의 전신인 MBC 청룡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상호는 '거포 유망주’였다. 그러나 LG는 1990시즌을 앞두고 OB 베어스(現 두산)에 김상호를 내주고 최일언을 받아왔다. LG 트윈스 창단 첫 트레이드였다.
최일언은 1987년까지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투수였다. 그러나 1990년 MBC 유니폼을 입은 최일언은 단 3승에 그쳤고, 김상호는 LG를 떠나 14홈런을 치며 승승장구했다. 김상호는 1995년 OB에서 25홈런으로 잠실 최초 홈런왕 타이틀을 따냈다. LG는 아직까지 한 번도 홈런왕을 배출해본 적이 없다.
 
2004년 박종호, 2008년 이용규 : 교타자의 탈G효과
 
1992년 LG에서 프로에 데뷔한 박종호는 한국의 대표적인 스위치타자로 팬들 뇌리에 박혀 있다. 그는 1994년 타율 .260, 홈런 6개, 56타점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으로 95년부터 세 시즌간 126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결국 현대로 이적했다. 박종호는 현대에서 99년부터 2년간 연속 타율 3할을 기록하며 최고의 2루수로 우뚝 섰고, 이후 최고 대우로 삼성으로 옮긴 후에는 2004년 39경기 연속안타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용규도 ‘탈G효과’를 말할 때마다 거론되는 선수다. 이용규는 원래 2004년 LG에 지명됐는데, 첫 시즌 뛰어난 활약을 하진 못했고, KIA로 트레이드됐다. LG는 당시 뛰어난 외야수 자원이 넘쳤고, 이용규가 체격조건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미래가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이용규는 현재까지도 굳건한 대표팀 리드오프이며, 2014년 한화와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2009년 김상현 : LG를 떠나 MVP가 되다
 
김상현은 200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해태 타이거즈의 2차 6라운드 전체 42순위로 프로에 데뷔했다. 그러나 그는 소속팀에서 정성훈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 LG로 트레이드된다. LG에서 김상현은 1083경기에 출장해 타율 .247, 홈런 32개를 기록했다.
LG는 결국 2009년 KIA에 박기남과 김상현을 보내고 강철민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김상현은 2009년 무시무시한 타격 페이스를 보이며 타율 .315, 홈런 36개, 타점 127개를 기록하며 해당 시즌 MVP가 됐고, KIA를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2014년 사상 첫 한시즌 200안타를 치며 MVP에 등극한 서건창(넥센) 역시 2008년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그는 이듬해 방출돼 현역으로 군입대까지 했고, 2012년 넥센에 다시 신고선수로 입단해 성공신화를 썼다. 하필 서건창도 첫 팀이 LG였다.


 
2013년 박병호 : LG 떠나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탈G효과’의 정점이라 할 만하다. 박병호는 성남고 시절 4연타석 홈런을 쳤던 거포 유망주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LG에서 2005년부터 6년간 273경기에 출장해 24홈런을 치는데 그쳤다. 결국 LG는 2011년 박병호와 심수창을 넥센에 보내고 송신영, 김성현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넥센의 박병호는 부담감을 완전히 털어버리며 그 시즌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는 2012~2013년 연속으로 30홈런-100타점을 기록했고, 2014~2015년은 전인미담의 2년 연속 50홈런이라는 기록을 썼다. 박병호는 올해 미네소타 트윈스로부터 1285만 달러(약 147억 원)의 포스팅 비용을 받고 메이저리거가 됐다.


 
2015년 박경수 정의윤 : 올 시즌 터진 유망주들
 
LG 유망주 박경수는 결국 올 시즌 kt 유니폼을 입었다. 박경수가 2003년부터 10시즌간 LG에서 기록한 홈런은 43개(시즌당 4.3개)에 불과했는데, 올해 kt에서 박경수는 홈런 22개, 73타점(타율 0.284)을 기록했다. 통산 장타율 .365였던 박경수의 올해 장타율은 .507이다.
정의윤은 트레이드 기간 마감 직전 SK로 이적했는데, 올해 타율 .320, 홈런 14개, 51타점을 기록했다. 2005년 드래프트에서 LG에 1차 지명을 받았다. 당시 LG는 오승환이 아닌 정의윤을 선택했지만, 정의윤은 LG에서 9시즌 동안 31홈런에 그쳤다. 
 
parkjt21@xportsnews.com /사진=엑스포츠뉴스DB, 그래픽=박진태 기자

<‘탈G’학개론> 전체 강의듣기

제2장. 왜 LG를 떠나면 잠재력이 폭발하나
제3장. LG의 화려한 사건사고사
제4장. 자조? 조롱? 프로야구의 새 콘텐츠
 

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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