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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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대업 앞에 철저히 몸을 낮춘 슈틸리케호

기사입력 2014.12.29 06:40

조용운 기자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슈틸리케호. 그러나 해외 언론의 예상은 이번에도 준결승 진출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슈틸리케호. 그러나 해외 언론의 예상은 이번에도 준결승 진출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한국 축구는 늘 아시아의 맹주를 자부한다. 그런데 슈틸리케호는 철저하게 자신의 몸을 낮추고 있다. 언제나 당당하던 모습보다 '언더독'을 인정하는 모습이다.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작아지는 일은 드물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한국이 아시아 최강을 주장하는 절대적인 지표였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와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은 아시아 축구를 선도하는 이미지를 안겼다.  

정작 무대를 아시안컵으로 옮기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956년 초대 아시안컵과 1960년 대회를 연거푸 우승했지만 이후엔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번번이 4강 문턱에서 좌절했고 아시안컵 우승은 55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한국 축구의 숙원이다. 

장기간 우승하지 못해도 자신감은 언제나 넘쳐났다. 4년 전 카타르아시안컵을 준비하던 대표팀의 슬로건만 봐도 '왕의 귀환'이었다. 우승컵은 없지만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자세였고 준결승 한일전 패배가 충격으로 다가왔던 이유였다.  

그런데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슈틸리케호는 조금 다르다. 감독부터 선수들까지 우승을 자신했던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오히려 해외언론이 예상하는 언더독의 평가를 받아들이고 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개최국인 호주 언론은 한국의 성적을 4위로 예상했다. 준결승까지는 무난하지만 4년 전처럼 일본에 패해 우승하지 못할 것이란 소견이다. 이런 예상은 축구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승패를 예상하는 사이트들마다 한결 같다. 한국의 우승 확률은 일본과 이란, 호주에 미치지 못한다. 

자존심이 상할 만한 내용이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당연하다는 평가다. 호주로 출국 직전 그는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아시아 3위다. 한국보다 1~2위 국가가 더 후한 점수를 받는 것이 맞다"는 자세다.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 주역인 손흥민도 지난 23일 "냉정하게 판단해 아시안컵 우승을 보장할 수 없다. 한국이 아시아 1위가 아닌 것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장 구자철 역시 "아시안컵은 누가 강하고 약한지, 강팀 사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무대다"고 목소리를 낮췄다.

우승을 당연하게 여겼던 자세에서 상당히 신중해졌다. 철저하게 현재의 위치를 머리에 담은 모습이다. 왕의 귀환과 같은 슬로건에 오히려 부담을 가지던 것과 달리 아시아 3위를 인지하고 도전자를 자처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아 3위란 지표가 오히려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며 "단 한 명도 상대에 겁을 먹은 선수가 없는 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 순위를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남몰래 웃음을 짓고 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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