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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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하정우, 당신같은 배우가 있어 다행입니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4.07.26 20:39 / 기사수정 2014.07.26 20:39

박지윤 기자
하정우가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로 돌아왔다.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하정우가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로 돌아왔다.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지윤 기자] 믿고 보는 배우. 이제 이런 말만으로는 하정우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해마다 2, 3편씩 꼬박꼬박 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넘어 아예 영화 연출까지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하정우를 만났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촬영을 위해 밀었던 머리카락은 수북이 자랐지만, 피부는 여전히 까무잡잡했다. 벌써 19회차까지 진행된 '허삼관 매혈기' 촬영 때문이다. 연이은 홍보 일정과 촬영에 숨쉴틈 없이 바쁜 그이지만 영화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쌍칼을 휘두르는 백정 '돌무치'
"오락 영화로 이 정도면 훌륭한 게 아닐까"


어느덧 네 번째다. 중앙대학교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는 '용서받지 못한 자'(2005), '비스티 보이즈'(2008),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에 이르기까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윤종빈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하정우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윤종빈 감독을 향한 하정우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하정우는 시나리오를 보기 전 이미 '도적떼 이야기'라는 두 단어만으로도 출연을 결심했다.

"한 작품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다음 작품 이야기를 나눠요. 윤 감독이 도적떼 이야기인데 어떠냐고 묻는데, 딱 듣자마자 재밌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바로 오케이 했고. 두 달 정도 후에 완성된 시나리오를 봤는데 정말 이야기가 새로웠어요. 사극이지만 영화적인 판타지도 있고…. 오락 영화로 이 정도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했죠."

"조진웅, 마동석 형은 정말 고향 형 같아요."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극 중 하정우는 어머니와 여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지리산 추설 '군도'에 합류하는 '도치' 역을 맡았다. 최하층 백정으로 묵묵히 주어진 삶에 순응하던 '돌무치'가 '도치'로 변모해 가는 과정이 '군도'의 핵심이다.

하지만 하정우의 연기는 놀랍도록 소탈하다. 몸놀림은 가볍고, 유쾌한 대사는 입가를 맴돈다. LA 뒷골목을 걷는 힙합퍼같은 걸음걸이와 까딱거리는 고개, "내가 18살이란 말여~"라는 방정맞은 대사가 그렇다.

"이미 외형적으로는 의상이나 헤어로 강한 느낌이 표현되잖아요. 스킨헤드인데.(웃음) 그래서 저는 연기는 코믹하게 하고 싶었어요. '18세 설정'이나 고개를 까딱거리는 '틱 장애' 같은 경우에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결정한 거에요. 다른 때보다 가볍고 유연하게 접근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 하정우는 강동원과 첫 호흡을 맞췄다. 윤종빈 감독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강동원을 점찍어뒀고, 하정우 역시 '강동원만 캐스팅된다면 금상첨화'라고 여길 만큼 '조윤' 강동원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사실 (강)동원이가 부담이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상대 배우는 감독이랑 네 번째 작품이지, 스텝들이랑은 다 친하지. 게다가 조진웅, 마동석씨도 계속 같이 했으니까. 동원이만 혼자 낯설어하지 않을까 걱정했죠. 그런데 오히려 동원이가 더 팀워크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무엇이 됐든 빼는 것도 없고. 술자리든 밥자리든. (웃음) 정말 남자 중에 남자에요."

"영화 '롤러코스터'는 제게 잊지 못할 작품이에요"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이제는 '허삼관 매혈기' 감독 하정우
"전작 모든 감독님께 미안해지더라"


요즘 그는 전라남도 순천에서 '허삼관 매혈기' 촬영을 이끌고 있다. 지난 6월 크랭크인해서 어느덧 19회까지 촬영이 진행됐다. '허삼관 매혈기'는 하정우의 두번째 연출작이자, 각본·주연까지 '1인 3역'에 도전하는 작품이다. 이날도 하정우는 인터뷰를 마치고 바로 순천으로 내려가야했다.

"장단점이 있어요. 확실히 재미는 있는데, 개인시간이 완전 사라졌어요.(웃음) 제 촬영 분량이 끝나도 집에 못가죠. 감독인데! 워낙 바쁘게 지내다 보니까 이제 술도 끊었어요. 저녁 9시쯤 잠들어서 아침 5시에 일어나는 것 같네요. 완전 '바른생활 어린이'라고나 할까?"

입으로는 '그림 그릴 시간도 없다'며 불평을 내놓으면서도 작품 이야기를 하니 눈빛이 반짝였다. 작품 이야기에 열변을 토하는 하정우의 모습에서 자부심이 솔솔 풍긴다. 요즘 그의 머릿속은 '허삼관 매혈기'로 가득하다.

"주위에서 건강 챙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김)용화 형이나 (류)승완이 형이 배우 생활 할 때처럼 습관을 갖지 말고, 잘 챙겨먹으라고 조언했줬죠. 정신이 맑아야 좋다고 해서 요즘은 족욕기까지 챙겨 다녀요. 하하"

전작 '롤러코스터'가 소규모 영화였던 것에 비해 '허삼관 매혈기'의 스케일은 확실히 다르다. 하정우를 비롯해 배우 하지원, 장광, 성동일이 힘을 합쳤다. 투자되는 자본도, 주위의 관심도 크다. 그리고 하정우에게 다가오는 책임감도 상당하다.

"연출을 하다보니까 더 영화가 어렵게 느껴져요. 그리고 저와 함께 했던 전작의 모든 감독님에게도 죄송스런 마음도 생기네요. 제가 그때 이래저래 도와드렸어야 했는데."

인터뷰 말미, 하정우에게 촬영 틈틈 쉬는 시간에 무엇을 하냐 물었다. 편백나무 숲에서 산책을 즐긴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정우는 그 숲에서 '한국 영화가 어떻게 하면 세계 중심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말했다. 다른 이가 아닌 하정우이기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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