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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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칼럼, ISU 비판…"피겨가 아니라 프로레슬링"

기사입력 2014.03.27 03:53 / 기사수정 2014.03.27 04:2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소치스캔들'의 후폭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올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이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옥타비오 친콴타(이탈리아) 회장은 쇼트프로그램을 폐지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저명한 피겨 스케이팅 칼럼니스트인 제스 헬름스는 26일(한국시각) 포털사이트 야후스포츠를 통해 여전히 뜨거운 '소치스캔들'과 이를 묵인한 ISU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헬름스는 "소치 스캔들 : 피겨 스케이팅인가 프로레슬링인가(The Sochi Scandal: Figure Skating or Pro-wrestling?)"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이 글을 통해 헬름스는 "피겨 스케이팅은 현재 짜인 각본대로 진행되는 프로레슬링처럼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치스캔들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금메달을 땄느냐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심판진들이 제멋대로였다는 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누가 가장 훌륭한 스케이터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심판들과 ISU만이 승자를 결정했다"고 덧붙었다.

실제로 2014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심판진은 러시아 선수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심판진이 구성됐다. 선수들의 기술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컨트롤러로 러시아인인 알렉세이 라케르니크가 맡았다. 1998년 나가노대회에서 승부 조작 의혹으로 1년 간 자격이 정지된 경력이 있는 유리 발코프(우크라이나)가 포함됐고 러시아 출신 심판인  알라 셰코브초바는 러시아 피겨연맹 회장의 아내로 밝혀졌다. 특히 셰코브초바는 프리스케이팅이 경기가 끝난 뒤 금메달을 획득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와 포옹한 장면이 포착돼 파문을 일으켰다.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21일 뒤늦게 ISU에 이의를 제기했다. 체육회와 연맹도 러시아 선수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심판진에 의혹을 표명했다.



김연아(24)는 지난달 열린 소치올림픽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큰 실수 없이 마무리 지었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시니어 A급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경험이 없었던 소트니코바는 개인 최고 점수를 무려 22.23점이나 끌어올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언론들은 일제히 여자싱글 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서유럽과 북미 지역의 언론들은 러시아의 편파판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헬름스는 당시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뒤 야후스포츠의 칼럼을 통해 "ISU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하게 드러난 사건의 진상조사가 아니다. 사과문을 내고 심판에 대한 징계를 내린 뒤 결정을 번복하는 일"이라며 비꼬았다.

헬름스는 최신 칼럼을 통해 "김연아가 활동하는 동안 신채점제는 성공적으로 정착됐다. 그녀는 스케이터들의 정확한 척도를 잡는 기준이 됐다"고 말한 뒤 "김연아는 40년 전 현대 피겨의 토대를 세운 자넷 리에 가까웠던 선수"라며 칭찬했다.

하지만 소치올림픽에서 일어난 '스캔들'이 피겨의 신채점제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 부분에 대해 헬름스는 "소치에서 심판들은 피겨라는 종목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했다. 독단적인 판정의 시대가 열린 셈"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를 인정한 ISU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헬름스는 "ISU의 윤리적이지 못한 대회 관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미국빙상경기연맹은 앞으로 열릴 ISU 대회에서 보이콧할 시간이 올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미국 피겨 여자싱글의 간판인 그레이시 골드(19)는 현재 사이타마 세계선수권에 출전 중이다. 헬름스는 러시아가 장악한 편파판정의 흐름에 골드가 희생당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활약한 골드와 소트니코바를 비교했다. 당시 골드는 184.25점으로 6위에 올랐고 소트니코바는 175.98점으로 9위에 그쳤다.

헬름스는 "골드가 소트니코바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충고는 없다"며 "미국에서 대회가 열리도록 (미국)연맹이 힘을 쓰는 길 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캐롤리나 코스트너 그레이시 골드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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