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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의 그린라이트] '신데렐라' 푸이그, 진화를 선언하다

기사입력 2014.03.15 09:00 / 기사수정 2014.03.23 16:07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2013년 LA 다저스 버전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은 쿠바 출신 청년 야시엘 푸이그였다. 그가 이제 '2년차 징크스' 대신 '2년차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192cm의 키에 110kg이 넘는 거구. 올해 25살인 푸이그는 지난 시즌 야수들의 줄부상으로 침몰하던 다저스의 구조선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당당한 하드웨어와 타고난 파워 외에도 그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재능은 '스타성'이었다. 클러치 능력을 갖춘 타자인 푸이그는 가장 중요할 때 임팩트 있는 만루홈런,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지구우승을 사실상 견인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톱타자였던 칼 크로포드 대신 푸이그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새 시즌 구상을 밝혔다. 크로포드는 빠른 발과 주루 센스를 갖춰 도루왕 타이틀을 네번이나 차지한 '톱 중의 톱타자'지만, 햄스트링 부상이 잦아졌다. 지난 시즌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결국 매팅리 감독은 잔부상에 시달리는 크로포드 대신 새 1번 타자 찾기에 나섰고, 그 역할에 가장 적합한 타자가 푸이그라고 결론지었다. 푸이그는 지난해 핸리 라미레즈에 이어 팀내 출루율 2위(0.391)를 기록했고, 7차례 1번 타자로 출전했다. 1번 타자로 출전했을 때 성적이 2번 타자로 나섰을 때보다 좋았다.

푸이그가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좌완 투수, 우완 투수 가리지 않고 고른 성적을 기록한다는 점이다. 푸이그가 좌투수를 상대할 때 상대 타율 3할1푼 2리, 우투수를 상대할 때 상대 타율 3할4푼을 기록하는 반면 크로포드는 우투수 상대 3할8리, 좌투수 상대 2할6리로 다소 기복이 있는 편이다.

더욱이 1981년생인 크로포드보다 9살이나 어리고 주루 능력과 '한 방'을 쳐낼 수 있는 파워를 겸비했다. 지난 시즌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역시 무한하다. 매팅리 감독은 이 모든 것을 고려해 푸이그를 1번으로 크로포드를 2번으로 올려 새로운 테이블세터진을 구동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모든 상상이 실현되지는 않는게 만고의 진리. 푸이그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강한 어깨에 가려져 있지만 사실은 아쉬운 수비실력, 성급한 주루 미스, 타점 찬스에서 지나치게 흥분하는 경향 등 다잡아야 할 부분이 많은 원석같은 존재다.

매팅리 감독도 평소 "타점을 올릴 찬스가 오면 지나치게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 좀 가라앉혀야 한다"고 언론을 통해 꼬집었다.



올 시즌 1번 타자로 11번의 시범경기에 나선 푸이그는 29타수 5안타, 타율 1할7푼2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시범경기 성적으로 그 선수의 일년 농사를 판가름하는 것은 포춘쿠키 점괘를 신봉하는 것만큼이나 극단적인 일이다. 수 많은 선수들이 시범경기에서 펄펄 날다가 정규리그가 시작되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부진하는 마법(?)같은 상황도 많다.

그러나 푸이그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전보다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시즌동안 12kg이나 불어난 그의 체중 때문이라고 지적했지만, 놀랍게도 당사자는를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기분이 좋다"고 말한다.

푸이그는 14일(이하 한국시각)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타석에서 타격 타이밍 조절하는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시범경기에서 타율이 낮은 이유를 해명했다.

"나는 타격할 때 볼을 좀 더 꼼꼼히 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무 볼에나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고, 진짜 강하게 때려낼 수 있는 볼을 기다리는 능력을 기르고 싶다."

실제로 푸이그는 지난 6월 첫 메이저리그 승격 이후 무서운 기세로 활약을 펼쳤지만, 시즌 막바지였던 9월 한달간 타율이 2할1푼대에 그쳤다. 상대팀 투수들에게 약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다혈질인 성격도 급격히 떨어진 타율에 한 몫 했다.

"결론적으로 야구선수는 그라운드 위 성적으로 이야기 해야한다. 나는 올 시즌 내가 작년보다 더 잘할지, 못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더 열심히 준비했고, 지난 시즌만큼 하거나 더 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두 차례의 난폭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푸이그는 자신의 사촌형을 운전 기사로 고용하며 악동 이미지를 벗기위해 애쓰고 있다. 속도위반을 즐겼기(?) 때문인지 얼마전에는 자신을 쏙 빼닮은 아들도 태어났다. 가장으로서 어깨가 더 무거워졌을 것이다.

'다저스의 신데렐라' 야시엘 푸이그가 더 강력한 '쿠바산 괴물'로 진화할 수 있을까. 그를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도 스릴 넘칠 수 밖에 없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야시엘 푸이그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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