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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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전설' 야구딘, "김연아 올림픽 2회 우승 가능"

기사입력 2012.08.26 04:08 / 기사수정 2012.08.26 04:0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최근 소치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그녀에게 진심으로 행운을 빌고 있어요. 저는 그녀가 올림픽에서 두 번째로 금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렉세이 야구딘(32, 러시아)이 처음으로 김연아의 아이스쇼를 찾았다. 야구딘은 올림픽 금메달 획득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 4회 우승, 유럽선수권대회 3회 우승이라는 업적을 남겼다.

또한 피겨 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유럽선수권, 그랑프리 파이널, 올림픽, 그리고 세계선수권대회를 차례로 정복했다. 꿈에 그리던 '그랜드슬램'이 현실로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화려한 발자취를 걸어온 그는 지난 24일부터 진행된 '삼성 갤럭시3 & 스마트에어컨Q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에 출연해 격조 높은 연기를 펼쳤다. 특히 현란한 스텝을 구사하며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피겨의 전설'답게 야구딘은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선보였던 쇼트프로그램인 'Winter'는 피겨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스케이터로서 모든 것을 이룬 그는 현재 새로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연예계로 진출해 영화에 출연하고 있고 각종 TV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내밀고 있다.

"제 생각을 진솔하게 말하면 스케이터로서 더 이상 이루고 싶은 것은 없습니다. 저는 지금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죠. 영화에 출연해 연기를 하고 있지만 피겨 스케이터로서 발전하고 싶은 의지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스케이트를 계속 타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연구하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있죠."

최전성기였던 2001~2002 시즌에는 자신이 출전한 7개의 국제대회 중 6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올림픽 챔피언은 물론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한 야구딘은 현역 무대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프로로 전향했다.



"이번 공연에 출연한 많은 선수들은 피겨 스케이팅이 본업입니다. 하지만 제가 주로 하고 있는 일은 영화에 출연해 연기를 하는 것이죠.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점을 살려서 표현력을 높이고 싶습니다."

'피겨 황제' 예브게니 플루센코(30, 러시아)와의 라이벌 관계는 유명하다. 러시아 남자 피겨의 양대 산맥인 야구딘과 플루센코는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명승부를 펼쳤다. 두 선수 모두 흠잡을 때 없는 '무결점'의 스케이터였지만 최종 승리는 야구딘에게 돌아갔다.

또한 페어 선수인 타티아나 토트미아니나(31, 러시아)와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뿌렸다. 막심 마리닌과 호흡을 맞춘 토트미아니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페어 부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 부부'인 토트미아니나와 야구딘은 이번 김연아의 아이스쇼을 위해 함께 내한했다. 이들은 현재 지난 2009년에 출산한 딸을 두고 있다. 피겨 선수로서 최고의 목표를 이룬 야구딘은 딸을 피겨 선수로 키울지의 여부에 대해 'negative(부정적이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저는 제 딸을 항상 지원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겨 스케이팅을 하게 되면 본인의 성격을 발전시킬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또한 피겨는 건강에도 좋은 운동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계선을 넘어서면 몸에 변화가 오고 부상이 많이 생기게 되죠. 이런 점을 생각하면 저는 딸에게 피겨 선수의 길을 권유하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딸이 피겨 선수를 원한다면 지원해줄 생각은 있어요. 그러나 저는 딸이 운동보다는 공부에 집중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정교한 기술과 뛰어난 연기력 여기에 다양한 무대 퍼포먼스를 지닌 야구딘은 '남자 싱글의 교과서'로 불리고 있다. 실제로 국내 상당수의 피겨 지도자와 유망주들은 야구딘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자신에게 영향을 받은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없냐는 질문을 받은 야구딘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자신이 내면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들여다보기를 권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인터뷰 내내 낮은 톤의 목소리로 진지하게 답변한 그는 틈틈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줬다. 10년 전 경쟁 무대를 떠났지만 자신이 서는 무대에서는 언제나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힌 야구딘은 "한국 스케이터들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예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김연아다"라고 말했다.



[사진 = 알렉세이 야구딘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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