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19:21
스포츠

[백투터 백구대제전] 이탈리아를 압도했던 80년대 여자배구선수들

기사입력 2012.08.07 11:49 / 기사수정 2012.08.07 11:49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 중인 대한민국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이 '죽음의 B조'에서 2승 3패를 거두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는 사실은 세계대회 선전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특히, 이번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 팀의 면모를 살펴 보면 대표팀이 철저하게 '열세'에 놓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나마 '해 볼 만한 상대'로 여겨졌던 알제리나 도미니카, 영국 등은 모두 대표팀과 다른 조에 속해 있어 '본선무대 1승'도 솔직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함은 물론, 그 기세를 몰아 '디펜딩 챔피언'인 브라질마저 3-0으로 완파하며 8강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러나 대표팀이 8강에서 만나게 될 상대가 그리 호락한 것은 아니다. 최근 8년간 상대전적 1승 5패로 철저히 열세에 놓였던 이탈리아가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표팀은 최근 8년간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브라질을 조별리그에서 격침했던 좋은 기억을 지니고 있다. 과거 여자배구 대표팀 '국보급 멤버'들도 상대적 열세를 딛고 강호들을 물리친 바 있었다.

이탈리아를 무릎 꿇게 하였던 '선배들의 경험'

그러나 '백구의 대제전' 시절에는 지금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특히, 19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대표팀은 이탈리아전에서 패하는 일이 없었다. 1985년 IOC-FIVA컵에서부터 시작하여 스위스에서 열린 BCV컵 국제배구까지 대표팀은 이탈리아와 총 7번을 만나 모두 승리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랠리 포인트 제도(공격 성공 즉시 득점 인정)'가 아닌 '사이드아웃(공격권 획득 이후 다시 공격에 성공해야 득점 인정) 제도'를 적용받고 있었기에 강한 체력과 정신력은 필수였다. 체격과 체력의 열세를 정신력으로 극복한 결과이기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때까지 대표팀이 이탈리아에 단 한 번도 2세트 이상 내준 경험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 당시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은 대부분 1984년부터 시작한 대통령배 대회를 장식했던 이들이었다. 특히,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대농(미도파)과 한일합섬을 포함하여 현대 배구단이 번갈아가며 1, 2,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했던 이는 1986년 대통령배 대회에서 신인상을 받았던 현대의 지경희(45)였다. 신인상 수상 이후에는 꾸준히 '베스트 6'에 이름을 올렸으며, 1993년에 열린 홍콩 월드그랑프리 국제여자배구대회에서는 대회 최우수 선수(MVP)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장윤희를 필두로 한 '국보급 2세대'로 대표팀이 구성됐고, 이들 역시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각종 국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 배구의 전성시대를 열기도 했다. 그리고 1999년과 2000년도에는 무려 네 번이나 이탈리아를 만났는데 이 과정에서 '국보급 2세대' 멤버들은 3승 1패의 성적을 거두었다.

물론 이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어 대표팀이 승리하는 경기보다 패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힘과 높이를 앞세운 유럽의 배구는 조직력마저 완성하면서 한국이 넘기 힘든 팀으로 변모했다.

대표팀의 대 이탈리아전 최근 승리는 무려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표팀은 이탈리아에 0-2로 지고 있다가 내리 3세트를 따내며 거짓말 같은 역전을 일궈낸 바 있다. 올림픽 8강을 앞두고 김연경을 필두로 한 '국보급 3세대 멤버'들이 8년 만에 그러한 승리를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한국여자배구대표팀 (C) 엑스포츠뉴스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