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시즌 중 큰 부상을 당하고도 극적으로 복귀, 가을 무대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안타를 기록했다.
김상준(삼성 라이온즈)이 한국시리즈 데뷔 타석에서 팀을 살리는 안타를 터트렸다.
김상준은 지난 4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연장 10회 2루 대수비로 투입됐다.
10회와 11회 김상준은 수비에서 두 차례 타구를 처리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11회에 김상준은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삼성은 11회 공격에서 선두타자 박승규가 안타를 치고 출루에 성공했다. 르윈 디아즈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치는가 했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으며 기회가 이어졌다.
여기서 타석에 선 김상준은 초구 볼, 2구 스트라이크 이후 3구째 번트를 시도했으나 파울이 됐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상황, 그는 오원석의 몸쪽 체인지업에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고, 주자는 2루와 1루가 됐다.
결과적으로 이 안타 덕에 삼성이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다음 타자 이재현이 우규민에게 투수 땅볼을 쳤으나, 투수 송구를 받은 2루수가 1루에 악송구를 저질렀다. 그 사이 디아즈가 3루를 지나 홈으로 들어오면서 삼성은 3-2로 리드를 잡았다.
이후 11회말 수비에서 김상준은 2루를 지키면서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김현수 2루 땅볼)를 본인의 손으로 잡아냈다.
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은 "포스트시즌 첫 타석이었다. (김)상준이가 번트 두 번 실패했다. 힘든 게임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안타 쳐줘서 흐름을 바꿀 수 있게 만들었다. 수비는 뛰어난 선수이기에 보강 차원에서 나갔는데, 타석에서 안타를 쳐줘서 큰 힘이 됐다"고 칭찬했다.
3차전을 앞두고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김상준은 "번트 사인이 났었는데 실패했다. 어떻게든 자신 있게, 후회 없이 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번트를 성공해야 했는데, 다행히 하늘에서 도와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웃었다.
안타를 치고 나서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상준은 "'됐다, 다행이다' 했다"며 "(이)재현이가 다음 타자니까 해줄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2루에서 자신이 아웃된 후 득점이 나오는 상황을 지켜봤던 김상준은 "볼이 뒤로 빠지는 걸 보고 사실 홈으로 들어올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며 "디아즈 선수가 뛰어서 홈으로 세이프되는 걸 보고 운이 조금씩 따른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김상준은 "안타는 운이 좋아서 나올 수 있지만, 그 상황에 이어서 우리 팀이 득점이 났기 때문에 운이 많이 따랐다"며 "내 안타가 나온 뒤에 점수가 나면서, 내 안타가 더욱 부각됐던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차전 승리의 마지막 아웃을 처리한 순간을 떠올린 김상준은 "그때 피치컴 사인을 듣고 '아, 이거 무조건 나한테 오겠다' 싶어서 준비했는데, 마침 와서 크게 긴장 안 하고 잡고 던졌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물금고-동원과학기술대 출신의 김상준은 지난해 삼성에 육성선수로 입단,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시즌 62경기에서 타율 0.183의 성적을 거뒀다. 원래 수비에서 자신감이 있었지만, 손주인 코치의 지도로 한층 더 발전했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중 김상준에 대해 "후반에 나가서 좋은 수비도 해주고 루상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김상준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7월 16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던 중 오른쪽 발목이 꺾였고, 병원 검진 결과 오른쪽 발목 전거비인대 완전 파열, 종비인대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자칫 시즌아웃이 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4~6주 진단이 나왔다. 김상준은 재활을 거쳐 9월 초 1군에 복귀했고, 가을야구 엔트리에도 승선했다.
김상준은 "부상당했을 때는 올 시즌 복귀를 못 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다행히도 트레이너 선생님이 신경 써주신 덕분에 빨리 올라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1군에 있으면서, 벤치에 있어도 1군에 있는 게 너무 행복해서 어떻게든 빨리 올라오고 싶었다"고 했다.
"한국시리즈에 나가는 상상을 많이 해서 막상 나갔을 때는 무덤덤했다"고 밝힌 김상준. 그는 "1차전 때 우리가 대량 실점을 했지만, 끝까지 따라붙어서 1점 차로 패배했던 게 오히려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며 "선후배들이 다 한마음 한 뜻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했다"고 얘기했다.
사진=대구, 양정웅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삼성 라이온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