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LG 트윈스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우완 투수 트리스탄 벡(30)을 영입하며 2027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정후(28)와 한솥밥을 먹었던 현역 빅리거가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국행을 선택한 것이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는 벡이 메이저리그 잔류를 위한 마이너리그 계약 대신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 KBO리그 진출을 택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LG 구단은 5일 "외국인 투수 트리스탄 벡과 총액 87만8000달러(계약금 30만 달러·연봉 57만8000달러)에 입단 계약을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전문 매체 'MLB 트레이드 루머스(MLBTR)' 역시 이날 벡의 한국행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LG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상세하게 조명했다.
매체는 "벡은 샌프란시스코가 40인 로스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난 월요일(2일) 방출됐다"며 "구단은 어차피 그를 마이너리그로 이관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벡 측이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조건 없는 방출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탠퍼드대학교 출신인 벡은 미국 프로야구에서 9시즌을 보낸 뒤 처음으로 해외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1996년생인 벡은 신장 193cm, 체중 90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미국 국적의 우완 투수다. 지난 2018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112순위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9년 마크 멜란슨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통해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했고, 2023년 마침내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빅리그 통산 4시즌 동안 85경기(선발 5경기)에 등판해 176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3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15경기(선발 62경기) 345⅓이닝 동안 23승 23패 평균자책점 4.82를 남겼다.
특히 데뷔 시즌이었던 2023년에는 85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후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MLBTR'은 "벡은 202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최근 4시즌 동안 주로 중요도가 낮은 상황에서 등판하는 구원투수로 활약했다"며 "이 기간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면서 세 차례의 마이너리그 옵션을 모두 소진했다"고 짚었다.
이어 "2024년에는 상완부 동맥류로 인해 장기간 결장했다. 데뷔 시즌에는 평균자책점 3.93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이후 두 시즌 동안 평균자책점 4.76에 탈삼진율 16%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이너리그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줬다. 매체에 따르면 벡은 올해 트리플A에서 39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고, 상대 타자 가운데 약 25%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는 벡이 한국 무대에서 다시 선발투수로 변신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MLBTR'은 "벡은 2022년 이후 주로 구원투수로 활약했지만, KBO리그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의 일원으로 뛰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무대에 남았다면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한국에서는 보장된 수입을 확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LG 역시 벡의 다양한 구종과 풍부한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구단은 "벡은 리그 정상급 구위의 빠른 공과 결정구인 스위퍼 외에도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이를 바탕으로 타자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효과적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무대에서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많은 경험을 쌓은 만큼, KBO리그의 새로운 환경에서도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벡 역시 새로운 도전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KBO 명문 구단인 LG 트윈스에 합류하게 되어 영광이다. LG 팬들이 리그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열정적이라는 소문을 들었다"며 "그렇게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뛰는 게 어떤 기분인지 빨리 느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다음 시즌 팀이 최고의 성적을 내는 데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불펜투수로 활약했던 벡에게 KBO리그는 새로운 기회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2024년 심각한 혈관 질환으로 긴 공백을 겪었던 만큼, 선발투수로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 무대에서 9시즌을 보낸 끝에 처음으로 해외 진출을 선택한 벡이 LG의 기대에 부응하며 잠실 마운드의 새로운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LG 트윈스 / 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