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양정웅 기자) KT 위즈가 회심의 카드였던 '로건 앨런 불펜' 카드를 접는다.
팀을 위기로 몰아놓은 투구에 가장 아쉬운 사람은 바로 로건 본인이었다.
로건은 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팀이 8-2로 앞서던 7회초 무사 1루에 올라왔다.
KT는 1회 샘 힐리어드의 선제 2타점 2루타 등 3점을 올렸다. 이어 3회 안현민의 투런포에 이어 한승택(5회 1점)과 김현수(6회 2점)까지 홈런포를 터트리면서 8-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있던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이 7회 들어 구자욱에게 투런포를 맞은 후 주자 1명을 두고 내려갔다. 결국 KT는 로건을 마운드에 올렸다.
당초 로건은 3~4차전 선발투수로 나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로건이 1차전 미출전 선수로 분류되지 않았고, 이강철 KT 감독도 "로건도 있고 (좌완) 오원석도 있다. 경기를 보시면 안다"며 로건의 불펜 등판을 예고했다. 그리고 실제로 구원 등판한 것이다.
로건은 올해 17경기를 모두 선발로 등판, 92⅔이닝 동안 7승 5패 평균자책점 3.59의 성적을 거뒀다. 다만 지난해 NC 다이노스 시절, 시즌 막판 불펜으로 전환할 예정이었으나 1경기(9월 23일 롯데 자이언츠전) 등판 후 면담을 통해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하지만 로건은 첫 타자로 나온 대타 김성윤에게 1-2간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맞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이어 김영웅이 친 타구도 1루수 옆으로 묘하게 가는 내야안타가 되면서 만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류지혁의 1루수 땅볼로 로건은 대니엘의 책임주자 디아즈의 득점을 허용했다.
불을 제대로 끄지 못한 여파는 컸다. 뒤이어 올라온 손동현이 김헌곤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이재현에게 파울홈런을 맞으며 다시 김정운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이재현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때리며 2점이 들어왔다. KT는 7회에만 5점을 내주며 사정권 안으로 쫓겼다. 이어 8회에도 2점을 내준 끝에 1점 차(8-7)로 겨우 이겼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은 승장 기자회견에서 7회 로건의 투입에 대해 "가장 센 사람 집어넣어서 매조지하는데 한 번 착각한 것 같다"며 반성했다. 2차전 경기 전 브리핑에서도 "원래 하던대로 해야 한다"며 선발 기용을 암시했다.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로건은 "어제 불펜으로 나가게 돼 한국시리즈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며 "어제 약한 타구를 맞아 안 좋은 결과가 있었지만, 다행히 어제 나간 경기에서 충분히 만족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은 경기에 나갈 수 있다면 승리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로건은 "충분히 몸이 올라온 상태에서 던졌고, 내가 언제 던질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었다"며 "그래도 던질 준비가 충분히 돼 있는 상태에서 던져서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
구자욱, 최형우, 디아즈 등 삼성의 강력한 좌타자 라인업을 위해서라도 로건의 불펜 카드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는 "삼성이 좌타자가 많아서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도 있다"며 "미국에서 항상 불펜과 선발을 왔다갔다 해 적응이 잘 됐고, 팔도 빨리 회복되는 편이었다. 커리어 동안 아파본 적도 없다"고 했다.
로건은 "나중에 또 기회가 된다면 불펜에서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다. 만약 4차전 선발로 나간다면 최선을 다해서 저번 경기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사진=수원, 김한준·박지영 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