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투수 김택연이 데뷔 뒤 처음으로 마무리캠프 훈련에 나섰다. 시즌 중 중요한 순간 타자와 맞서는 것과 달리, 캠프에서는 하나씩 확실하게 잡아가는 시간이라 비교적 더 편안한 마음이 엿보였다.
김택연은 올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 속에 마무리 보직을 이영하에게 넘겼다. 복귀 후에는 8회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아 55경기(56⅔이닝)에 등판해 3승3패 4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 2.54, 73탈삼진을 기록했다.
부상 복귀 직후 한 달간은 쉽지 않았다. 지난 3일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김택연은 "팔이 늦게 풀리기도 했고 몸이 다 안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그걸 한 번 이겨내니까 부상 전보다 오히려 더 좋아졌다. 안 좋은 것 때문에 뭘 더 찾게 됐고, 그 변화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스텝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마무리를 넘겨받은 이영하가 뒤에 버티고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힘이 됐다. 김택연은 "영하 형이 뒤에 있으니까 더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마무리를 했던 입장에서 9회보다 8회가 편하기 때문에 7회, 8회에서 최대한 아웃을 다 잡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시너지가 났다"고 설명했다. 후반기 타카다와 셋이서 불펜을 이끌었던 기간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스플리터 장착은 올 시즌의 성과물 중 하나다. 지난 1월 일본 넥스트베이스 아카데미를 자비로 찾아 스플리터를 갈고닦았다. 올 시즌 전에 세운 목표는 스플리터 구사 비율 10% 이상이었다. 결과는 11%로 목표를 넘겼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과 스윙률 모두 나쁘지 않았다.
김택연은 "개인적으로 스플리터가 완벽하지는 않았다. 내년에는 타자들이 패스트볼 이후에 스플리터가 있다고 확실히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로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슬라이더도 마찬가지다. 그는 "기록은 좋았지만 떨구고 싶을 때 떨굴 수 있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타자 입장에서 위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고갤 끄덕였다.
내년 1월에도 넥스트베이스 아카데미로 향한다. 최승용과 함께 자비로 간다. 김택연은 "스플리터를 좀 더 정교하게 다듬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러 가는 것"이라며 "액저(투구 분석 카메라)로 공이 어떻게 변하는지 볼 수 있어서 적응이 빠르다. 디테일도 잡아주고 메카닉으로도 좋은 쪽으로 접근해 준다"고 설명했다. 올해 스플리터 장착의 기반도 지난 1월 아카데미에서 쌓은 것이었다.
마무리캠프에서는 슬라이더 완성도와 속구 로케이션을 집중적으로 다듬는다.
김택연은 "슬라이더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능력을 더 가다듬고 싶다. 내년 시즌엔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후반기 속구 밸런스가 흔들렸던 경험도 겨울 준비의 출발점이다. 그는 "밸런스 수정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 게 타자 승부에서 중요하다. 자신이 없으면 자기 자신과 싸우게 되는데, 후반기부터는 타자와 타이밍 싸움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내년을 향한 각오는 선명했다. 미국 도전이 유력한 팀 선배 곽빈의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김택연은 "빈이 형도 마지막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년이 진짜 한번 해볼 만한 해다. 올해 가을 야구 경험도 짧게 해봤고, 큰 아쉬움을 느꼈다. 이 멤버로 하나가 돼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목소리로 높였다. 이어 "지금 가을 야구에서 던지는 불펜 투수들을 보면서 나도 저기서 던지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내년엔 1위로 한국시리즈 7경기에 다 나가고 싶다. 7경기만 던지고 푹 쉬면 된다"라고 미소 지었다.
올해 합류한 내야수 박찬호의 존재도 든든하다고 했다. 그는 "올해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주자 2루 상황에서 사인 없이도 순간의 신호로 같이 움직인다. 센터 앞으로 빠지는 타구도 혹시 하고 뒤를 보게 될 정도"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내년 시즌 마무리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영하 형이 너무 잘하고 있다. 어느 보직에 갈지 모르는 거기 때문에 어디에도 갈 수 있게 준비하는 게 맞다"고 의젓한 면모를 보였다. 불펜 4년 차 꾸준함의 비결을 묻자 "올 시즌 마지막은 잘 던졌다고 할 수 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꾸준한 게 가장 어렵기 때문에 올해보다 더 잘하고 싶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택연은 "올해 아쉬운 한 해였겠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내년 시즌을 더 기대해 주셔도 될 것 같다. 새 야구장에서 얼른 팬분들을 뵙고 싶다. 하루빨리 시즌이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 올해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 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