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1차 지명 꽃길은 없었다. 그래도 8년의 인고와 기다림 끝에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 고지에 올라섰다. 두산 베어스 김정우가 긴 2군 생활 끝에 잡아낸 커리어 하이 시즌을 "꿈 같았다"고 돌아봤다.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그의 눈빛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발을 들인 김정우는 오랜 무명의 시간을 보냈다. 2023년 5월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정우는 올 시즌 61경기에 등판해 59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3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 2.28을 기록했다. 데뷔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한 의미 있는 한 해였다.
4일 미야자키 캠프에서 만난 김정우는 "1군에서 던지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했는데 올 시즌 조금이나마 좋은 성적을 내니 꿈 같은 시즌이었다. 희망도 많이 얻고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2군에 오래 머물렀던 경험이 있는 만큼 같은 처지의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2군에 있는 선수들이 저를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면 기회가 온다는 걸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고갤 끄덕였다.
버텨온 힘은 가족이었다. 김정우는 "2군 생활이 길다 보니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정말 많았다. 그때마다 아내와 가족이 '준비하고 있으면 기회가 오니까 끝까지 해보고 안 될 때 그만하자'고 했다. 그 말을 붙들고 계속했더니 준비된 상태로 기회를 맞을 수 있었다. 자신감도 있었고 잡고 싶은 의욕도 넘쳤다. 그래서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두산 이적 후 팬들의 응원도 힘이 됐다. 김정우는 "올해 팬분들한테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다. 경기에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했는데 팀이 힘들 때 한 점이라도 막으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던지고 내려오면 제 이름을 외쳐주시는데 그때마다 너무 행복했다"고 미소 지었다.
내년 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그는 "후반기부터 약간 안 좋아진 느낌이 있어서 유지를 해보자는 생각에 첫 번째 목표를 60이닝으로 잡았다. 불펜 60이닝은 자주 나갔다는 증표니까"라고 했다. 20홀드와 같은 더 큰 수치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목표를 잡으려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마무리캠프에서는 구종의 디테일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새 구종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기존 구종으로 타자와 제대로 승부할 수 있는 무기를 하나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체인지업 그립을 수정한 것도 그 일환이다. 김원형 감독이 체인지업에 대해 조언을 건넸고, 그 말을 새겨들었다고 했다. 김정우는 "감독님이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선수로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8년 1차 지명 동기인 곽빈과 같은 해 입단해 선발 에이스와 불펜 에이스로 나란히 활약했다는 말에 김정우는 "나는 에이스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며 웃었다. 이어 "팬분들이 자주 생각날 수 있게 자주 나오고 믿을 만한 투수가 되는 게 바람이다. 그렇게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정우는 "올 시즌 활약할 수 있었던 건 두산 팬분들 덕분이다. 그 행복을 더 오래 느낄 수 있도록 실력이 줄지 않게 여기서부터 열심히 훈련하겠다. 내년에도 많이 응원해 주시길 바라고, 그 성원에 보답해드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