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KT 위즈 포수 한승택이 공·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팀의 한국시리즈 첫 승에 힘을 보탰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8-7로 제압했다. 8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한승택은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한승택은 경기 초반부터 정확한 송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1회초 1사 1루에서 구자욱이 삼진으로 물러날 때 2루 도루를 시도한 1루주자 김지찬을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송구였다.
타석에서도 힘을 냈다. 한승택은 KT가 5-0으로 앞선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의 세 번째 투수 장찬희의 138km/h 커터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한승택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안방을 지켰다. KT는 8-0으로 앞서다가 불펜진의 난조로 1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한승택은 마무리 박영현과 함께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한승택은 "홈런에 대해서는 다른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홈런을 친 것보다 팀이 승리했다는 게 너무 기분 좋다"며 "너무 힘든 경기였다. 8-0으로 앞서고 있을 때는 어떻게 보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경기를 통해 한 점 한 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수비할 때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실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나와 (박)영현이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고생했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뒤에서 대기하면서 플레이를 지켜보고, 언제 출전할지 준비하는 것도 정말 힘든 일"이라며 "그런 선수들까지 모두 고생했고, 다들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발 대니엘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한승택은 "대니엘의 공이 너무 좋았다. 볼 배합에 대해 크게 고민할 순간도 별로 없었다. 생각한 대로 바로바로 실행했던 것 같다"며 "체인지업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많이 구사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다만 경기 후반 대량 실점은 한승택에게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KT는 8-0으로 앞선 7회초 5실점하면서 삼성에 추격을 허용했다. 한승택은 "솔직히 그런(빗맞은) 타구들이 안타가 되면서 조금 말린다고 해야 할까. 혼란스러운 느낌이 있었다"며 "그런 상황일수록 '빗맞은 안타다'라고 생각하면서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단순히 안타를 맞았다고 해서 투수의 공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 투수들의 공이 좋기 때문에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오늘은 나도 조금 흔들렸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KT가 8-6으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에서 박영현의 폭투가 나온 장면도 되돌아봤다. 한승택은 "너무 아찔했다. (박)영현이의 공이 워낙 빠르다 보니까 내 반응이 조금 늦었다"며 "내가 잡아줘야 하는 공이었는데, 오늘 경기에서 가장 큰 실수였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한승택에게 이번 한국시리즈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오랜 기간 몸담았던 KIA 타이거즈를 떠나 새로운 팀에서 맞이한 첫 한국시리즈이기 때문이다. 2025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한승택은 지난해 11월 KT와 4년 최대 10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총 6억원, 인센티브 2억원)에 계약했다. 올해 정규시즌에는 128경기에 출전해 312타수 73안타 타율 0.234, 3홈런, 39타점, 출루율 0.302, 장타율 0.298을 기록했다.
한승택은 KIA 소속이었던 2017년과 2024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두 차례 모두 팀이 정상에 오르면서 우승 반지까지 손에 넣었다. 그러나 개인 성적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KT 유니폼을 입고 맞이한 올해 가을은 달랐다. 한국시리즈 첫 경기부터 도루 저지와 홈런을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한승택은 "(팀의 승리에 기여한 게) 너무 의미 있는 것 같다. 일단 한국시리즈에서 1승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다. 그리고 그 1승을 거두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았다"고 말했다.
사진=수원, 김한준·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