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KT 위즈 외야수 안현민이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큰 경기에서도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의 면모까지 보여줬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8-7로 제압했다.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3.8%(31/42)다.
4번타자 샘 힐리어드, 5번타자 김현수와 함께 중심타선에 배치된 안현민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안현민은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2볼넷 2득점으로 3출루 활약을 펼쳤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장면은 역시나 홈런이었다. 안현민은 KT가 3-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2루에서 삼성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첫 번째 안타이자 첫 번째 홈런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현민은 "일단 1차전이 중요한 경기인 만큼 이겨서 좋다. 조금 힘든 상황도 있었는데 모두가 이겨내고 승리해서 더 좋은 것 같다"며 "돌이켜보니까 중요한 점수여서 좋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안현민은 홈런 한 방에 만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쉬웠던 타석들을 먼저 떠올렸다. 안현민은 "경기를 하다 보니 아쉬웠던 타석이 더 남는다. 내일은 그런 타석들을 조금 더 줄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반성했다.
안현민은 올해 정규시즌 94경기에서 326타수 97안타 타율 0.298, 14홈런, 63타점, 출루율 0.441, 장타율 0.506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22개)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물론 시즌 내내 순탄했던 건 아니다. 안현민은 시즌 막판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적잖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10월 한 달간 26타수 6안타 타율 0.231, 1홈런, 5타점에 그쳤다. 그래서 이날 나온 홈런이 더 의미가 있다. 안현민은 "사실 타격감보다는 그런 걱정을 떨쳐내는 게 우선이었다. 걱정을 떨쳐내려면 결과가 나와야 했는데, 빠른 시일 안에 결과가 나와서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였지만, 안현민에게 긴장한 기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동료의 투구를 지켜볼 때 더 떨렸다고 털어놨다. 안현민은 "오늘은 (지명타자로 출전해) 수비를 나가지 않아서 떨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그런데 나는 8회초 (박)영현이의 폭투 때 제일 떨렸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내 유일한 떨림 포인트였다"며 미소 지었다.
안현민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머리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아프로펌과 함께 옆머리를 깔끔히 쳐냈다. 취재진이 박영현과 머리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하자 안현민은 "내 머리가 훨씬 낫다"고 웃었다. 이어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보고 했다. 원래 해보고 싶었던 머리였다"며 "다치지 않았다면 올스타전에 나가서 하려고 했다. 부상을 당한 뒤 머리를 길러야겠다고 생각해서 길렀다. 원래는 계속 기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쿠냐 주니어를 눈여겨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안현민은 "팬분들은 아실 것 같은데, 사실 선수를 보다 보면 '저 선수를 좋아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없다. 그냥 보다 보면 홀리듯이 빠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고등학교 때 메이저리그를 보다가 아쿠냐 주니어가 그때는 거의 신성이었으니까, 계속 보다 보니 홀리게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수원, 김한준·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