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이우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수비 요정' 최형우(42)가 한국시리즈에서도 좌익수 수비를 책임져야 할까.
주장 구자욱(33)의 부상 여파로 플레이오프에서 외야 수비를 맡았던 베테랑 최형우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구자욱의 수비 복귀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박진만 감독은 최형우가 계속되는 수비 부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웃지 못할 고민을 털어놨다.
박 감독은 2일 오후 2시 수원 라마다프라자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구자욱과 최형우의 수비 기용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올 시즌 정규시즌 83승58패3무(승률 0.589)로 2위에 오른 뒤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승 2패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가을야구 내내 이어진 외야진 구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구자욱은 지난 9월 30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주루 도중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정규시즌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그는 재활을 거쳐 플레이오프에서 복귀했지만, 정상적인 외야 수비를 소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박 감독은 구자욱을 지명타자로 활용하는 대신 기존 지명타자였던 최형우를 좌익수로 기용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수비 안정성을 고려해 최형우를 벤치에 앉혔지만, 타선이 침묵하며 1-5로 패하자 2차전부터 최형우를 좌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최형우는 지난달 27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삼성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6회초에는 좌익수 수비 도중 정확한 송구로 2루를 노리던 KIA 해럴드 카스트로를 잡아내는 보살까지 기록했다. 오랜만에 외야 수비에 나선 베테랑의 깜짝 호수비에 박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최형우에게 계속되는 외야 수비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올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지명타자로 소화한 데다,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까지 고려하면 체력적인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박 감독은 이날 구자욱이 한국시리즈에서 외야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지, 최형우가 계속 좌익수로 나서는지 묻는 질문에 "'수비 요정' 최형우가 계속 수비로 나가고 있어서 옆에서 힘들다고 계속 (나를) 찌르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강민호와 마찬가지로 내일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할 것 같다"며 "수원 야구장이 크다 보니 그런 부분까지 감안해서 라인업을 꾸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원KT위즈파크는 좌우 펜스까지 98m, 중앙 펜스까지 120m로 외야 수비 범위가 중요한 구장이다. 특히 한국시리즈처럼 작은 실수 하나가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단기전에서는 외야 수비의 안정성을 무시할 수 없다.
구자욱 역시 아직 수비 복귀를 장담하지 못했다.
그는 현재 몸 상태를 묻자 "생활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출전은 감독님이 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몸 상태를 계속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형우를 향해 특별한 부탁을 남겼다.
구자욱은 "형우 형이 시즌 중 지명타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지금 수비에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몇 경기 안 남았으니까 조금만 더 힘내주시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결국 삼성으로서는 구자욱의 타격 능력과 최형우의 방망이를 동시에 활용하면서도 외야 수비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오는 3일 오후 6시 30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다.
박 감독의 '수비 요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최형우가 한국시리즈에서도 좌익수로 나서 팀의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탤지, 외야진 구성에 다른 선택이 내려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수원, 고아라 기자 / 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