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경기도 고양,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우완 배동현은 2026시즌 개막 직후 '복덩이'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에서 이적하자마자 존재감을 발휘했다.
페넌트레이스 초반 영웅군단 깜짝 5선발 보직을 꿰찼고, 4월까지 7경기(3선발) 29⅔이닝 4승2패 평균자책점 2.12로 활약을 펼쳤다. 키움 구단 역사상 역대 최고의 '2차 드래프트 성공작'으로 거듭나는 듯했다.
하지만 배동현은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점점 더 고전했다. 지난 5월 이후에는 14경기(10선발) 52이닝 승리 없이 8패, 평균자책점 8.65로 고개를 숙였다. 21경기 81⅔이닝 4승8패 평균자책점 6.28로 팀과 자신 모두 마냥 만족하기는 어려운 최종 성적표를 받았다.
2026시즌 마감도 '시즌 아웃' 형태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지난 9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으면서 동료들보다 먼저 페넌트레이스를 마쳤고, 현재는 순조롭게 재활 및 회복 과정을 밟고 있다.
배동현은 23일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진행된 키움 1군 마무리 훈련 일정을 소화한 뒤 인터뷰에서 "올해를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잘 생각해 보면 내가 부족했다"며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마운드 위에서 감정 컨트롤을 잘 못했다. 더 차분하게 했으면 어떨까 후회도 된다. 그래도 1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건 감사하다. 2026시즌 느낀 부분을 바탕으로 내년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부침을 겪기는 했지만, 배동현의 2026시즌은 분명 커리어에서 '터닝 포인트'가 됐다. 프로 데뷔 첫해였던 2021시즌 한화에서 20경기 38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한 뒤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 기간을 포함해 2022시즌부터 2025시즌까지 4년 연속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던 가운데 풀타임을 경험한 건 의미가 컸다.
배동현 스스로 진단한 2026시즌 자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멘털에 있었다. 잘 던진 날도, 못 던진 날도 게임 내용을 지나치게 곱씹는 게 다음 등판 준비와 컨디션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특히 밥맛을 잃을 정도로 감정적이었던 부분을 가장 크게 반성했다.
배동현은 "내년에 잘하기 위해서는 일단 체력적으로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똑같은 이닝, 투구수를 던져도 1군과 2군은 몸이 느끼는 피로도가 다르다"며 "선발등판 이후에 잘 자고 잘 먹는 게 중요하다는 걸 크게 배웠다"고 설명했다.
또 "나는 올해 등판 당일에는 마운드를 내려와서 밥을 잘 못 먹었다. 잘한 날도 못한 날도 투구 내용만 생각하게 되고 감정이 진정되지 않으면 입맛이 전혀 안 돌더라. 이 부분에서 내가 관리를 잘 못했다"며 "식탁에서 밥 안 먹고 멍하게 앉아 있기만 하다가 형들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오늘이 끝이 아니라 내일도 있으니까 잘 먹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배동현은 2026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한 단계 더 성장을 다짐 중이다. 올해 처음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을 때 심기일전했던 자세 그대로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배동현은 "올해 개막 후 페이스가 좋을 때도 언젠가 떨어질 줄은 알았다. 그래도 빨리 타오르고 빨리 꺼지기는 싫었다"며 "내년에는 기복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나는 매년 (실력을) 테스트 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는 선수니까 몸을 잘 만들면서 2027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경기도 고양, 김지수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