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감독 선임 문제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긴 암흑기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감독 한 명을 잘 데려오는 것만큼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9년 동안 롯데를 가을야구에서 볼 수 없었다. 2018년부터 이어진 암흑기를 올해도 끊지 못했다. 시즌 64승 77패 3무(승률 0.454)를 기록한 롯데는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초반 7연패를 시작으로 하위권에 내려간 롯데는 이후 단 한 번도 5위 이상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6월 7연승을 거둔 후 전반기 막판 한때 승패 마진을 -6까지 줄이는 등 희망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롯데는 다시 내려앉았다.
특히 8월 중순 5연승 직후 6연패를 당하면서 치고 나길 기회를 날렸다. 9월 한때 연승을 기록하면서 마지막 희망을 보는 듯했으나, 결국 9월 30일 잔여경기 9게임을 남겨두고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일찌감치 확정됐다.
이렇게 롯데의 2026시즌이 끝났고, 김태형 감독의 3년 임기도 마무리됐다. 2023시즌을 앞두고 3년 24억원 계약을 맺었던 김 감독은 다음 스텝을 기다리게 됐다.
김 감독은 3년 임기에 대해 반성했다. 시즌 최종전이었던 1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아쉽다. 올 시즌뿐만 아니라 3년 됐는데 가을야구 못 가고 이러고 있으니까 그 부분이 아쉽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부임할 때 3년 안에 가을야구 가고 우승권까지 바라보겠다 얘기했다"며 "그 약속이 안 지켜지면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하는 거고. 누구 잘못을 떠나서 책임을 지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 그걸 가지고도 내가 성적을 냈으면 가치가 더 올라가는 건데, 그걸 못했다. 못 했으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구단의 운영을 맡는 단장의 임기도 끝난다. 박준혁 단장 역시 올해를 끝으로 3년의 계약이 끝나는 상황이다. 또한 11월 롯데그룹 임원 인사에서 이강훈 대표이사의 거취도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는 여러 상황이 겹치면서 아직 김 감독의 거취마저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몇몇 감독, 단장 후보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한 매체는 롯데가 다카쓰 신고 스페셜 어드바이저에게 감독직을 제안했지만 고사했고, 이택근 해설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추천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구단은 "다카쓰 어드바이저에게 감독직을 제안한 적이 전혀 없다. 이택근 위원 추천 관련 얘기도 사실무근"이라며 "차기 감독 결정 관련해선 막바지 작업 중이다. 아직 확정이 나지 않았기에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박준혁 단장님도 계속 구단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나 아시아쿼터 재계약, 코치 인선 등 산적한 과제가 많지만, 아직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만약 대표와 단장, 감독이 바뀌는데, 전임자가 이를 미리 확정하면 후임자의 의사가 반영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감독 선임 문제로 시끌시끌하지만, 롯데에 진짜 필요한 건 결국 전력 보강이다. 아무리 좋은 셰프가 온다고 해도, 재로가 시원찮으면 맛있는 요리가 나올 수 없다. 어느 감독이 오더라도 성적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올해 롯데의 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은 34.07로 10개 구단 중 7위다(스탯티즈 기준). 팀 전력만큼 순위가 나온 것이다. 8월까지 3위를 지켰던 지난해에는 31.99로 9위였다. 냉정히 말해 롯데의 전력은 상위권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올 시즌은 투타 엇박자가 심했다. 롯데의 팀 투수 WAR은 21.81로 5위, 규정이닝 투수 5명이 나온 선발진은 17.64로 2위였다. 그러나 홈런 최하위(113개), 득점 9위(679득점), OPS 8위(0.732) 등 타력이 떨어졌고, 팀 타격 WAR은 12.26으로 역대 최저 31위였다.
그래도 내야진은 어느 정도 전력이 갖춰졌다. 1루수 나승엽~2루수 고승민~3루수 한동희~유격수 전민재로 이어지는 내야 주전들이 후반기 가능성을 보여줬다. 포수 손성빈도 주전으로서 손색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외야진은 아직 불안하다. 빅터 레이예스가 전 경기에 출전하며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11안타)을 세웠고, 황성빈도 도루왕 타이틀을 획득한 건 소득이다. 그러나 전준우와 윤동희가 예년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수비에서는 불안함이 더했다. 레이예스와 전준우가 돌아가며 보는 좌익수는 시한폭탄이고, 중견수와 우익수 역시 안정을 찾지 못했다. 결국 FA 시장에서 수비가 되는 외야 자원을 영입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으나,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했던 엘빈 로드리게스와 제레미 비슬리 등 외국인 투수에 대한 결단도 필요하다.
결국 구단도 감독 문제에만 목숨 걸 게 아니라, 전력 보강에도 힘을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롯데의 암흑기는 더 길어질 지도 모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