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세계랭킹 1위)이 중국의 강자 한웨(세계랭킹 10위)마저 격파하며 무려 48연승을 질주했다. 올해 개인전 성적을 64승1패로 늘리면서 시즌 승률 98.46%라는 경이로운 기록까지 작성했다.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아레나 그랑 파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프랑스오픈(슈퍼750) 여자단식 8강에서 한웨를 36분 만에 게임스코어 2-0(21-13 21-16)으로 완파했다.
프랑스오픈에서 3경기 연속 무실게임 승리를 거둔 안세영은 준결승에 안착했다. 대회 통산 네 번째 우승이자 3년 연속 정상 등극까지 이제 단 2승만을 남겨뒀다.
이날 안세영은 오른쪽 무릎에 붕대를 감은 채 코트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과 동시에 주도권을 잡으면서 세계랭킹 1위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1게임 시작과 동시에 3점을 연달아 따낸 안세영은 한웨에게 2점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7-2로 달아났다.
안세영의 공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7-3에서 다시 3점을 추가해 순식간에 10-3까지 격차를 벌렸고, 11-4로 앞선 채 첫 인터벌을 맞이했다.
휴식 이후에도 안세영은 한웨에게 추격의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13-5에서 16-7까지 점수 차를 유지했고, 이후에도 8점 안팎의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향해 나아갔다.
20-12에서 게임포인트를 잡은 안세영은 한웨에게 한 점을 내줬지만 다음 랠리에서 승부를 마무리했다. 21-13으로 첫 게임을 가져오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6분이었다.
2게임에서는 한웨의 반격이 거셌다. 안세영은 시작부터 2점을 허용한 뒤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다시 연속 실점하면서 2-4로 끌려갔다. 실점 직후 허리를 숙인 채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도 보였다.
한웨는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안세영이 4-8에서 2점을 만회하자 다시 2연속 득점을 올리며 10-6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안세영의 저력은 위기에서 빛났다.
6-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안세영은 끈질기게 상대를 압박하며 4점을 연달아 따냈다. 순식간에 10-10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한웨의 스매시가 네트에 걸리면서 11-10으로 이날 2게임 첫 역전에 성공했다.
1게임에 이어 2게임에서도 앞선 채 인터벌에 들어간 안세영과 달리 한웨는 5연속 실점을 허용한 뒤 지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인터벌 이후에도 두 선수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한웨가 2연속 득점으로 12-11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안세영은 곧바로 4점을 내리 따내며 15-12로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15-13에서 승부의 추가 완전히 기울었다.
안세영은 한웨의 잇따른 실수를 놓치지 않고 5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20-13까지 달아났다. 2게임에서도 게임포인트를 먼저 잡으면서 준결승 진출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작은 위기도 있었다. 안세영은 2연속 범실을 범한 데 이어 한웨의 대각 헤어핀을 받아내기 위해 몸을 던졌지만 셔틀콕을 살려내지 못했다.
점수는 20-16까지 좁혀졌다. 코트 위에 쓰러진 안세영은 웃음을 지으며 잠시 호흡을 고른 뒤 다시 일어섰다.
한웨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안세영은 한웨의 서브를 깔끔하게 받아냈고, 한웨가 이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서 마지막 점수를 따냈다. 21-16으로 2게임까지 마무리한 안세영은 36분 만에 승리를 확정했다.
이번 승리로 안세영은 한웨와의 상대전적을 11승2패로 벌렸다. 두 선수는 지난 8월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8강에서도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안세영이 40분 만에 2-0(21-19 21-12)으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약 두 달이 흘러 프랑스에서 다시 만난 한웨도 안세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안세영은 이번에도 한 게임조차 허용하지 않으며 중국의 강자를 돌려세웠다.
한웨전 승리로 안세영은 올 시즌 개인전 65경기에서 64승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승률은 무려 98.46%다.
안세영이 올해 공식 개인전에서 패배를 경험한 건 지난 3월 전영오픈에서 왕즈이(중국·세계랭킹 2위)에게 무릎을 꿇었을 때가 유일하다.
이후 안세영은 패배를 잊었다. 세계 정상급 강자들과 수차례 맞붙었지만 승리를 거듭했고, 이날 한웨까지 제압하면서 연승 숫자를 48경기로 늘렸다.
이번 프랑스오픈에서도 안세영의 압도적인 기량은 여전하다.
32강에서 세계랭킹 45위 아밀리에 슐츠(덴마크)를 상대한 안세영은 25분 만에 2-0(21-6 21-4)으로 승리했다. 상대가 두 게임에서 얻은 점수를 모두 합쳐도 10점에 불과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16강에서는 인도의 17세 유망주 탄비 샤르마와 만났다. 샤르마는 경기 초반 적극적인 플레이로 안세영을 압박했다. 안세영은 1게임에서 1-5로 밀렸고, 2게임에서도 5-9까지 뒤지면서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두 게임 모두 결국 안세영이 가져갔다. 안세영은 경기 도중 상대의 흐름을 끊고 역전에 성공하면서 2-0(21-11 21-14)으로 승리했다. 경기시간은 37분이었다.
이어 8강에서도 한웨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면서 이번 대회에서 치른 6개 게임을 모두 가져왔다.
이제 안세영의 시선은 프랑스오픈 우승 트로피를 향한다.
안세영은 2026시즌에만 이미 9차례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특히 세계선수권과 중국마스터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덴마크오픈을 잇달아 제패하면서 최근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프랑스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른다면 5개 대회 연속 우승과 시즌 10번째 개인전 우승을 동시에 달성한다.
지난해 세웠던 대기록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안세영은 2025년 한 시즌에만 무려 11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해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2019년 세웠던 남녀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2026시즌에도 국제대회에서 9차례나 정상에 오르며 지난해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안세영은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할 경우 시즌 10승 고지에 오른다.
남은 대회 결과에 따라 지난해 자신의 기록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새로운 기록을 작성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프랑스오픈은 안세영에게 특별한 기억이 많은 대회다.
안세영은 2019년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2024년과 2025년에도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다시 우승한다면 통산 네 번째이자 3년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더욱이 이번 대회에서는 왕즈이,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랏차녹 인타논(태국) 등 주요 우승 경쟁자들이 잇따라 탈락했다.
반면 안세영은 대회 첫 경기부터 8강까지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으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48연승과 시즌 승률 98.46%라는 믿기 어려운 성적을 기록 중인 안세영이 프랑스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라 올해 10번째 우승 트로피를 수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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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