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미사일이 쏟아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대신 축구 인프라가 뛰어난 카타르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중동 적응에 나선다.
대한축구협회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1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카타르 도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 두 차례 친선 경기를 치른다고 발표했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13일 FIFA랭킹 55위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나흘 뒤인 17일에는 카타르(FIFA랭킹 60위)와 맞붙는다. 킥오프 시간은 한국시간으로 각각 오후 11시 30분과 11시다. 두 경기 모두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며 경기장 등 세부 사항은 추후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협회는 "이번 11월 원정 A매치 2연전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을 앞두고 중동을 대표하는 팀들을 상대로 우리 대표팀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본선에 대비한 실전 경험을 쌓는 데 의미가 있다. 대표팀은 중동 특유의 경기 환경과 상대 팀들의 전술적 특성을 경험하며 경기 운영 능력과 조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협회는 "당초 대표팀이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 예정인 아시안컵 대비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추진했다"면서 "하지만 최근의 현지 정세 등을 고려해 개최지를 카타르 도하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팀은 이번 원정 2연전을 통해 포지션별 전술 조합을 시험하고, 경기력과 팀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11월까지 모레노 임시 감독과 계약을 맺고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적응을 노렸다. 이는 사우디에서 먼저 소식이 전해졌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습하기 전, 사우디아라비아 유력지 '알 리야디야'가 11월 A매치 일정에 한국, 우즈베키스탄과 두 차례 평가전을 수도 리야드에서 가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매체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은 수도 리야드에 있는 이맘 대학 경기장에서 캠프가 열릴지 결정될 것이며 이곳에서 훈련과 친선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완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한국은 중동에서 다른 나라와 한 경기를 더 치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11일부터 수도 리야드에 있는 킹칼리드국제공항을 비롯해 사우디 주요 국가 기반 시설이 후티 반군에 의해 폭격을 당했다. 공항에서만 사망자가 19명 발생했고, 부상자도 300명이 넘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세가 불안해지자, 11일 조현 외교부 장관은 중동 15개 공관과 상황점검회의를 열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후티 반군 간 교전이 격화해 중동 지역 불안정성이 심화했다면서 재외국민 보호에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11일 오후 10시부로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에 여행 경보를 3단계 '출국 권고'로 상향 조정했다.
외교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긴요한 용무가 아닌 한 출국하고, 여행 예정자는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줄 것"을 권고했다.
사우디에 체류 중인 교민은 빨리 빠져나오고, 사우디에 갈 계획이 있는 국민은 가지 말라는 의미다.
12일 당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엑스포츠뉴스에 "현재 내부적으로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다각도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협회는 공격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 대신 카타르로 선회했다.
물론 다가오는 내년 1월 아시안컵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데 정세가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11월에 중동 원정 경기를 하더라도 대회가 정상 개최될지, 아니면 연기될지는 미지수다.
중동 현지에서는 AFC 집행위원회가 다음 달 18일 열리는 회의에서 아시안컵 개최와 관련한 중요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에서 대회 기존 일정을 유지할지 연기할지 선택지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한국은 중동 원정길에 올라 현지 적응에 나서면서 동시에 중동 현지에서 이뤄질 중요한 논의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대 상대전적에서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19차례 맞붙어 5승 9무 5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24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이다. 당시 대표팀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해 8강에 올랐다.
카타르를 상대로는 11전 6승 2무 3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20년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