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피겨 퀸' 김연아까지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도핑 파문의 중심에 섰던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가 당시 자신을 지도했던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와 다시 손을 잡았다.
러시아 스포츠 매체 '스포츠루'는 19일(한국시간) "발리예바가 투트베리제에게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발리예바가 투트베리제의 훈련 그룹으로 돌아간 것은 약 1년 반 만이다.
두 사람은 베이징 올림픽 당시 전 세계 피겨계를 뒤흔든 도핑 파문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15세였던 발리예바는 투트베리제의 지도를 받으며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단체전에서 뛰어난 연기를 펼쳐 팀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지만, 이후 금지약물 트리메타지딘 양성 판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도핑 논란 속에서 발리예바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임시 결정에 따라 여자 싱글에도 출전했지만 최종 4위에 그쳤다.
당시 김연아도 이례적으로 공개 비판에 나섰다. 김연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CAS는 발리예바에게 2021년 12월 25일부터 4년간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러시아의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도 박탈됐다. 이 때 발리예바가 13~15세에 총 56가지 약물을 투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전세계 스포츠계를 놀라게 했다.
다만 투트베리제가 도핑에 직접 관여했다는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으며, 그에게 별도의 징계가 내려지지도 않았다.
발리예바를 어린 시절 발굴해 키운 투트베리제 코치가 약물 투여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심증만 있을 뿐이었다.
도핑 징계로 공식 대회 출전이 제한됐던 발리예바는 지난해 투트베리제와 결별하고, 스베틀라나 소콜롭스카야 코치의 훈련 그룹으로 옮겼다.
타티야나 나브카에 따르면 발리예바는 이적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더 이상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내가 그곳에서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다른 지도자에게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투트베리제는 악명이 높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어진 기술이나 점프를 해내지 못하는 선수는 머리채를 잡고 거의 학대 수준으로 혼을 낼 정도다. 그에게 등을 돌린 선수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 주는 것도 유명하다.
시간이 흘러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징계를 마친 뒤 올해 1월 러시아 점프선수권을 통해 대회에 복귀했다. 이후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쿼드러플 점프와 트리플 악셀을 회복하는 등 본격적인 선수 생활 재개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달 러시아 대표팀 테스트 스케이팅에서 넘어지고 세 차례 점프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달에는 질병으로 러시아 그랑프리 카잔 대회 출전까지 포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리예바는 다시 투트베리제의 지도를 받기로 결정했다.
재회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포츠루'는 이번 복귀가 발리예바의 국제대회 중립 선수 자격 문제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투트베리제 역시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부상으로 선수층이 얇아진 상황에서 발리예바의 복귀를 반길 만하다고 분석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도핑 파문을 겪고 결국 결별했던 발리예바와 투트베리제가 다시 한 팀으로 뭉치면서 러시아 피겨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