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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100일의 거짓말' 진선규가 조선의 미래까지 자신의 손으로 결정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독립운동 세력을 향한 멸시와 흔들림 없는 권력자의 태도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악역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난 18일 방송된 tvN 20주년 특별기획 ‘100일의 거짓말’ 4회에서 진선규는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 역을 맡아, 타인의 저항마저 자신의 질서를 거스르는 일로 여기는 권력자의 내면을 그렸다.
후쿠다를 질책하는 순간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와 상대를 내려다보는 시선은 사토가 자신의 권력을 얼마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지 드러냈다.
이날 사토는 서양 외신까지 주목하는 독립운동 세력을 검거하지 못한 후쿠다의 무능을 지적했다. 상대가 독한 이들이라는 해명에도 오랜 탄압을 견디며 독립을 포기하지 않는 조선인들을 비웃었다. 저항하는 이들의 신념을 이해할 생각조차 없는 태도에는 조선을 자신의 뜻대로 다룰 수 있다는 우월의식이 배어 있었다.
진선규는 이러한 멸시를 표정의 작은 변화에 담았다. 입가에 옅게 걸리는 웃음과 차갑게 굳는 얼굴, 후쿠다를 향하는 시선이 맞물리며 대화의 압박을 쌓았다. 특히 상대가 고개를 숙이는 동안에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모습은 복종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인물의 속성을 보여줬다. 진선규는 사토의 오만을 설명하는 대신, 상대 앞에 앉아 있는 방식과 그를 바라보는 태도로 구체화했다.
“조선의 미래는 이 땅에서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낼 것이다”라는 선언에서는 그 오만이 더욱 뚜렷해졌다. 조선의 미래를 말하면서도 그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지는 지워버린 한마디였다. 진선규는 정면을 향한 응시와 입가의 미세한 웃음으로, 자신의 야욕을 당연한 미래처럼 받아들이는 사토의 그릇된 확신을 표현했다.
이 장면에서 돋보인 것은 야욕을 드러내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인물의 태도였다. 진선규는 후쿠다를 질책할 때와 자신의 계획을 선언할 때의 표정에 차이를 두면서도, 상대보다 우위에 있다는 사토의 감각을 일관되게 이어갔다. 단정한 외양과 정돈된 몸가짐 안에 타인을 짓누르는 의식을 담으며, 사토 신이치 특유의 위압감을 완성했다.
한편 구국단의 저격 작전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긴장을 더했다. 가경이 확인한 총독부 보고 일정과 구국단이 파악한 시상식 참석 정보가 엇갈렸고, 작전 구간에는 후쿠다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사토가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흘린 것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은 그의 행보를 더욱 경계하게 했다.
진선규는 자신의 뜻을 의심하지 않는 확신과 쉽게 속내를 내보이지 않는 태도를 함께 그려내고 있다. 미세한 표정과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권력자의 사고방식을 드러내며, 사토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팽팽한 긴장을 남겼다. 정교하게 표현한 오만으로 악역의 폭을 넓혀가는 진선규의 연기에 관심이 모인다.
독립운동 세력을 향한 탄압이 거세지는 가운데, 사토 신이치가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구국단의 암살 작전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면서 사토가 어디까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사토의 행보와 이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진선규의 연기가 향후 전개에서 어떤 긴장감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100일의 거짓말’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사진=tvN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