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이우진 기자) 갑작스러운 가족상이라는 슬픔 속에서도 팀을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LG 트윈스의 '토종 에이스' 임찬규.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히려 동료들을 먼저 생각한 그의 행동에 주장 박해민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LG는 18일 오후 2시부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을 치른다.
지난 17일 열린 1차전에서 KIA에 1-5로 패한 LG는 시리즈 전적 1패로 밀려났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이어진 KIA전 연패도 8경기로 늘어난 만큼, 이날 2차전에서 반드시 분위기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반격의 선봉에는 우완 임찬규가 선다.
올 시즌 31경기에서 15승7패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며 생애 첫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쥔 임찬규는 팀이 가장 중요한 승부를 앞둔 상황에서 선발 중책을 맡았다.
그러나 경기를 하루 앞두고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임찬규의 장모인 고(故) 최윤정 씨가 지난 17일 향년 57세로 별세한 것이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성당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9일이다.
갑작스러운 비보에도 임찬규는 예정대로 선발 등판하기로 결정했다. LG 구단 역시 지난 17일 "임찬규 선수의 선발 등판은 변동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LG 주장 박해민은 임찬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동료들을 먼저 생각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박해민은 임찬규의 장모상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조금 안 좋으시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이렇게 되실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찬규도 심적으로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한다"면서도 "오히려 오늘 팀원들이 그런 걱정을 할까 봐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단체 대화방에 좋은 말을 올려줬다"고 밝혔다.
임찬규가 동료들에게 전한 문구는 바로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었다.
정신일도 하사불성은 '정신을 한곳에 집중하면 무슨 일인들 이루지 못하겠는가'라는 뜻의 한자성어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온 힘을 다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신이 가장 큰 슬픔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동료들에게 집중력과 의지를 강조하며 중요한 경기를 앞둔 팀의 분위기를 다잡으려 한 것이다.
박해민은 "찬규와 어울리는 철학적인 말을 올린 것 같다"며 "팀원들이 본인한테 신경을 쓸까 봐 그랬는지 그렇게 올렸더라. 그래서 선수들도 찬규에게 고마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들도 임찬규의 메시지에 고마움을 느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그럴 것 같다. 사실 말하기가 되게 어려운 상황인데, 찬규가 그렇게 먼저 해줌으로써 선수들도 고마운 마음을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해민 역시 이날 임찬규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이다.
다만 임찬규에게 멋진 호수비를 선물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조금 다른 답변을 내놨다.
박해민은 "아무래도 찬규가 나오면 인플레이 타구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 제가 호수비를 하는 날도 많긴 한데 오늘은 그냥 편하게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수비보다는 그냥 편안하게 좀..."이라며 임찬규가 큰 위기 없이 경기를 풀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임찬규에게 이날 경기는 여러모로 특별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안고 마운드에 올라야 하고, 팀으로서는 준플레이오프 탈락 위기를 막기 위한 중요한 승부를 책임져야 한다.
그럼에도 임찬규는 동료들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며 팀을 하나로 묶으려 했다. 주장 박해민을 비롯한 동료 선수들도 그 마음을 알고 있다.
하나로 뭉친 LG가 KIA전 8연패를 끊고 시리즈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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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