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몸 상태도 철저하게 준비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입니다."
KIA 타이거즈는 1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을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네일과 아담 올러를 놓고 고민한 끝에 네일에게 시리즈 첫 경기 선발 중책을 맡겼다.
경기 전 이범호 KIA 감독은 "네일이 큰 경기에서 많이 던져봤다. 포스트시즌이 어떤지 경험했던 선수다. 당연히 쉬고 난 뒤 첫 경기 선발은 네일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올러도 구위가 좋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절 큰 경기를 경험했지만, 네일이 던지는 걸 보고 나서 본인이 두 번째 경기의 계획을 세우면 두 선수의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출발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네일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초 송찬의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한 데 이어 3회초부터 7회초까지 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네일의 최종 성적은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이었다. 네일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KIA 타선도 네일의 호투에 응답했다. 2회말 해럴드 카스트로의 솔로 홈런으로 균형을 맞춘 뒤 4회말 김도영의 솔로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6회말에는 김도영의 1타점 희생플라이로 격차를 벌렸고, 8회말 김도영의 투런 홈런까지 터지면서 두 팀의 스코어는 5-1이 됐다. KIA는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키며 시리즈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네일은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83이닝 13승 7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다. LG를 상대로는 3경기 17⅔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4.58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네일은 "이번 경기를 위해 정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일주일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준비했다"며 "이전 LG전 등판 영상을 다시 보면서 분석했고, 몸 상태도 철저하게 준비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오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경기 초반에는 투구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네일은 3회초까지 52구를 던지며 다소 많은 공을 소모했다. 그러나 이후 효율적인 투구로 투구수를 줄였고, 결국 7회초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네일은 "투구수가 조금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솔직히 7회까지 던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며 "이렇게 한두 이닝을 빠르게 끝낼 수 있다면 긴 이닝을 소화할 기회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피홈런 이후의 대처였다. 네일은 2회초 송찬의에게 홈런을 맞은 뒤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이어갔다. 오히려 더 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LG 타선을 상대했다. 네일은 "사실 나쁜 공은 아니었다. 타자가 공을 치는 순간 홈런이라는 걸 알았다"면서도 "하지만 곧바로 '여기까지다. 상대가 얻을 점수는 이게 전부다'라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이후 투구를 이어갔다"고 돌아봤다.
네일이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건 KBO리그 첫 시즌이었던 2024년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에 등판해 10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2.53으로 활약하며 KIA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2년 전과 비교하면 큰 경기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경험이 쌓인 만큼 포스트시즌 특유의 긴장감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게 네일의 이야기다. 네일은 "KIA 팬분들이 원래 매진을 많이 기록하다 보니 플레이오프에서 분위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팀도 홈 어드밴티지가 크다는 걸 안다. 이걸 잘 이용해야 할 것 같다"며 "미국에서 건너온 2024년에는 큰 경기를 치른 경험이 없어서 낯설었다. 이제는 더 성숙해졌고, 큰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선수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