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9-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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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때문에 버티는구나"…'값진 동메달' 비웨사, 더 높은 곳 바라본다 "서서히 꽃피우고 있다" [AG 현장]

기사입력 2026.09.29 08:29 / 기사수정 2026.09.29 08:29



(엑스포츠뉴스 일본 나고야, 유준상 기자) "우리가 꽃을 피우지 못한 기간이 길었는데, 이제 서서히 피운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육상 남자 단거리 대표팀 비웨사 다니엘(안산시청)이 실격 위기를 딛고 한국신기록과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합작한 뒤 활짝 웃었다.

비웨사는 28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계주 400m 결승에서 이재성(광주광역시청), 서민준(서천군청), 나마디 조엘진(예천군청)과 함께 38초43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한국은 중국(38초17), 대만(38초32)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뿐만 아니라 한국기록까지 갈아치우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특히 한국 선수들에게 이번 메달은 더욱 특별했다. 결승 무대를 밟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날(27일) 진행된 이 종목 예선에서 실격 판정을 받았다. 심판진은 1번 주자 김시온에서 2번 주자 나마디 조엘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배턴 터치 구간을 벗어났다고 판단해 한국에 실격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대한육상연맹은 곧바로 주최 측에 항소했고, 약 2시간 만에 판정이 뒤집혔다. 극적으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 한국은 본선에서 포디움 입성까지 성공했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비웨사는 "어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연맹과 감독님께서 주최 측에 항소를 제기해 주셨고 그 덕분에 구제받아 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영상을 돌려봤는데 선수들끼리는 파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확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얻은 기회였다. 출발 레인 등 외부 조건은 중요하지 않았다. 비웨사는 오직 자신들이 준비한 레이스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그는 "메달권을 목표로 세웠으면 어느 레인이든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날씨나 레인이나 딱히 조건이 불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상태로 경기에 들어갔던 것 같다"고 결승을 돌아봤다.

모든 레이스가 끝난 뒤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안도감'이었다. 비웨사는 "안도감이 가장 컸다. 한국신기록이 찍힌 걸 보고 우리가 목표로 세웠던 것들 중 하나가 이뤄졌다고 생각해 기뻤다. 선수들도 안 다치고 완주했기 때문에 보람을 느낀다"고 얘기했다.

마지막 100m를 책임진 비웨사는 혼 힘을 쏟았다. 비웨사는 "나를 제외한 세 선수가 재작년부터 우승을 밥 먹듯이 하던 선수들이라 오히려 내가 더 정신차리고 준비를 해서 잘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 비웨사는 "다시 영상을 돌려보면서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나가야 한다"면서도 "아시아선수권대회, 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였다. 어제 한 번 삐끗했지만 그래도 또 다시 심기일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가장 큰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2022년 실업 무대에 데뷔한 비웨사는 허벅지와 발목 부상에 시달렸다. 그러나 몸 상태를 회복한 지난해부터 출전 대회마다 개인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요시오카 그랑프리에서는 10초13에 결승선을 통과해 '선수 기준' 한국 역대 2위 기록을 세웠다.

비웨사는 이번 대회 첫 종목이었던 남자 100m에서도 결승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5위로 레이스를 마치며 입상에는 실패했다. 그 아쉬움을 계주 400m에서 털어냈다.

비웨사는 "개인적으로 이런 순간을 위해 달려왔던 것 같다. 힘들기도 했지만 나만 힘든 것도 아니었다. 이런 모습을 기다리며 버티는 게 아닐까 싶다. 진짜 이런 것 때문에 버티는구나 싶다"고 설명했다.

비웨사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그는 "애초에 금메달이 목표였는데 그걸 달성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며 "금메달을 제외하고는 한국기록 경신이 목표였는데 너무 많은 목표를 한 번에 달성하면 우리가 앞으로 깰 게 없지 않나. 어떻게 보면 육상이 스포츠의 꽃인데, 우리가 꽃을 피우지 못한 기간이 길었다. 서서히 피운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일본 나고야,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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