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나고야, 유준상 기자) 한국 육상 남자대표팀이 동메달을 획득하고도 한동안 마음을 졸여야 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한국이 아닌 태국을 동메달리스트로 발표했다가 뒤늦게 정정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재성(광주광역시청), 나마디 조엘진(예천군청), 비웨사 다니엘(안산시청), 서민준(서천군청)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28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38초4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은 중국(38초17), 대만(38초32)에 이어 세 번째로 레이스를 마치며 포디움에 올랐다. 4위 태국(38초49)과의 격차는 불과 0.06초였다.
한국신기록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도 함께 따라왔다. 지난해 5월 31일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이준혁이 작성한 종전 한국기록 38초49를 0.06초 앞당겼다.
첫 번째 주자 서민준을 시작으로 두 번째 주자 나마디 조엘진, 세 번째 주자 이재성에 이어 마지막 주자 비웨사까지 모든 힘을 쏟았다. 특히 비웨사는 막판 태국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면서 3위 자리를 지켜냈다.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남자 400m 계주에서 메달을 기대했다. 비웨사와 나마디 조엘진이 최근 남자 100m에서 나란히 10초13의 한국 역대 2위 타이기록을 작성하는 등 물오른 기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비록 결승에서 중국과 대만에 밀려 정상에 오르진 못했지만,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한국신기록과 동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레이스가 끝난 뒤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대회 정보를 제공하는 공식 웹사이트 '게임 허브'에는 한국이 아닌 태국이 동메달을 획득한 것으로 표기됐다. 대회 조직위원회 역시 메달리스트 공지를 통해 태국을 동메달리스트로 발표했다. 현장에서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한국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5위로 레이스를 마친 일본이 경기 도중 발생한 상황에 대해 항의하면서 한동안 한국의 기록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최 측은 일본이 어떤 부분을 문제 삼았는지, 심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공식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했다. 자정이 가까워진 시점에서야 게임 허브를 통해 공개된 공식 기록에 한국이 3위로 표기되면서 한국의 동메달이 최종 확정됐다. 선수들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더 황당한 건 한국이 하루 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점이다. 심판진이 첫 번째 주자 김시온과 두 번째 주자 나마디 조엘진의 배턴 터치 과정에서 배턴 터치 구간을 넘어갔다고 지적했고, 한국에 실격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한국은 판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항소했고, 이후 항소가 받아들여지면서 극적으로 결승 진출 자격을 되찾았다.
예선에서는 실격 판정을 받았다가 항소 끝에 살아났고, 결승에서는 세 번째로 들어오고도 한동안 동메달리스트에서 빠졌다. 불과 이틀 사이 두 차례나 가슴을 졸이는 상황을 겪은 셈이다.
사진=일본 나고야,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