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네팔 경찰이 네팔축구협회(ANFA) 재무 담당 간부와 회계 직원을 체포하고 국가대표 경기 개최부터 유니폼 구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티켓 판매까지 광범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네팔 매체 카트만두포스트는 22일(한국시간) "네팔 경찰은 네팔축구협회의 재정 및 경기 관련 부정해우이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협회 관계자 2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네팔 경찰 중앙수사국(CIB)은 전 네팔축구협회 재무담당자와 회계담당자를 체포했다. CIB는 앞서 랄릿푸르 사토바토에 위치한 ANFA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우마 차투르베디 CIB 국장은 "국가스포츠위원회에서 전달받은 서한과 별도의 고발을 바탕으로 두 사람을 조사하기 위해 구금했다"며 "ANFA 사무실에서 가져온 노트북과 CPU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건 네팔과 바레인의 국가대표 경기로 2026 FIFA 월드컵과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겸해 열린 2차 예선이었다.
원래 홈 앤드 어웨이 방식에 따라 네팔과 바레인이 각자 한 경기씩 홈에서 치러야 했으나 실제로는 두 경기 모두 바레인의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네팔 측은 당시 카트만두 다사라트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가 국제경기를 치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AFC의 판단 때문에 홈경기 개최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네팔은 바레인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0-5로 패했고, 네팔의 홈경기로 예정됐던 두 번째 경기에서도 0-3으로 졌다.
경찰은 장소 변경 과정과 이에 수반된 돈의 흐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네팔에서 경기를 개최할 수 없었다면 중립지역을 찾는 방안도 있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바레인축구협회와 체결한 계약이 문제가 됐다. 매체에 따르면 네팔이 경기를 바레인에서 치르는 조건으로 바레인축구협회가 ANFA 측에 2만 달러(약 2724만원)를 지급하기로 한 계약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기 이후 약 2년이 지났음에도 해당 금액이 ANFA에 정상적으로 들어온 흔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수사 관계자는 "고발장에는 해당 금액이 유용됐다는 의혹이 담겨 있다"며 "ANFA가 보유한 3개 계좌의 내역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범위는 유니폼과 선수용 장비 구매로까지 확대됐다. 경찰은 ANFA가 선수들의 유니폼과 경기용 장비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정해진 입찰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 확인하고 있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2026 FIFA 월드컵 티켓 판매 과정까지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FIFA는 ANFA에 월드컵 티켓 330장을 배정했다. 이 가운데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8강전 티켓 등이 SNS를 통해 판매된 정황이 파악됐다.
경찰은 해당 티켓들의 가격이 400달러에서 735달러(약 54만~100만원) 사이였으며 FIFA가 규정한 방식에 따라 투명하게 판매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CIB는 확보한 전자기기와 금융자료, 관련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ANFA의 다른 임원들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네팔 축구는 이미 행정 문제로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FIFA는 지난 6월 외부 세력의 축구협회 운영 개입을 이유로 ANFA의 자격을 무기한 정지했다. 이에 따라 네팔 대표팀과 클럽은 FIFA와 AFC 주관 대회 참가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지원금과 개발 프로그램 역시 중단된 상태다.
국내 리그 운영 파행에 FIFA 징계까지 겹친 상황에서 이번에는 축구협회 내부의 자금 집행과 월드컵 티켓 판매 문제까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