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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소재원, 아들 학폭 가해자에 결단 내렸다…"합당한 책임 물어야, 용서 않기로"

기사입력 2026.09.22 08:30 / 기사수정 2026.09.22 08:30

소재원 계정
소재원 계정


(엑스포츠뉴스 정민경 기자) 소재원 작가가 아들의 학교폭력 피해와 관련해 가해 학생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기로 결심했다.

21일 소재원은 자신의 계정을 통해 "많은 분들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겨본다"며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아들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이날 첫째 아들은 학교에서 가해 학생을 마주쳤지만, 어떤 사과나 반성의 기미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소재원은 아들에게 사과를 받고 싶은 것인지, 폭력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싶은 것인지 물었고 아들은 후자를 택했다.

아들의 진심을 들은 소재원은 "더는 자만심과 오만함으로 미덕이라 포장한 '용서'라는 말을 붙잡고 있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켜주지 못했다. 지켜주기 위해선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소재원은 지난 20일 아들이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을 밝혔다. 당시 가해 학생과 부모는 변명 없이 잘못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재원 작가는 영화 '소원'의 원작자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혼 후 두 아들을 홀로 양육하고 있다.



이하 소재원 글 전문.

많은 분들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겨봅니다.
오늘 명이가 학교에서 가해 학생과 마주쳤다고 합니다. 어떤 사과나 반성의 기미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명이에게 사과를 받고 싶은 건지, 폭력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묻게 하고 싶은 것인지 정확하게 말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명이는 고맙게도 제게 어떤 포장도 없이 진심을 전해줬어요.
합당한 책임을 원한다고요.

제가 경솔하게 단정 지어 위로를 건넸습니다.

“그 정도로 우리 명이가 자존심이 상하고 무서웠구나?”

명이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또 제가 한 선택에 엄청난 죄의식을 가져왔죠.

“자존심이나 무서워서가 아니고, 내가 하나뿐인 설이를 지켜주지 못했잖아.”

순간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손이 떨려오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설이는 따로 학폭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조사관이 둘 다 당했는데 왜 명이만 하고 1학년인 설이는 학폭 신고를 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봤을 때, 전 성인군자, 예수, 부처 흉내를 내며 말했죠.

“겨우 1학년입니다. 그게 폭력이었다고 말하면 큰 상처를 받을 것 같았습니다. 그저 과격한 놀이라고 설명하니 밝게 받아들이며 ‘그 형들 좀 바보 같이 놀아’라며 걷지 못하면서도 천진하게 웃고 넘기더군요. 이렇게 딱딱한 조사를 받으며 폭행당했다는 걸 인지시키고 주눅 들게 만들기 싫었습니다. 그리고 명이와 설이는 태권도장에서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하는데요. 가해 학생도 시간대가 다르지만 같은 태권도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명이는 알 거 다 아는 나이니 어쩔 수 없이 태권도를 그만두고 학폭 신고를 하게 됐지만, 설이는 마주쳐도 당당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어요. 관장님도 특별하게 신경 써주시기로 약속했고요.”

명이의 다음 이야기는 저의 이런 어설픈 관용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난 설이가 맞는 걸 막지 못했어. 그래서 용서가 안 돼. 그게 내가 설이를 지켜줄 수 있는 방법 같아.”

명이의 손이 미세하게 떨려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숨길 수 없었어요.
명이가 먼저 제게 다가와 안아주며 말하더군요.

“근데 아빠가 설이에게 장난이 심한 놀이라고 말한 건 잘한 것 같아. 설이는 좀 눈치가 없잖아. 엄마 아빠 이혼한 것도 소꿉놀이라고 생각하는 애잖아. 그래서 그게 폭행당했다고 생각 안 해. 아빠가 그건 잘한 것 같아.”

감사하게도 어린 아이가 제게 면죄부를 줍니다.

제가 정말 잘하고 있는지 혼란스러운 하루를 보내는 가운데, 여러분들의 의견을 세심하게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저도 용서보다는 폭력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묻게 하고 싶었습니다.
단지 도덕심과 윤리, 어른이라는 사회적 위치에서 정말 그래도 되는지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으니 확신이 생깁니다.

더는 자만심과 오만함으로 미덕이라 포장한 ‘용서’라는 말을 붙잡고 있지 않으려 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명이도 알고 있는 기본을 전 잊고, 그저 멋진 어른이 되고자 했던 겁니다.

‘지켜주지 못했다. 지켜주기 위해선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은 명이와 많은 분들의 가르침으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기꺼이 치졸하고 졸렬하며 어른답지 않은 어른이 되려 합니다.

어른이기 때문에 경험으로 배운 방법들을 총동원해서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도록 보호하겠습니다.

사과나 반성하는 기미조차 없는 가해 학생을 보며, 저는 가해 학생의 부모가 아이에게 충분한 훈육을 하지 않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과 우리 명이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버지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결단코 아이들과 많은 인생의 선배님들이 실망하지 않는 아버지가 되어보겠습니다.

사진=소재원

정민경 기자 sbeu300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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