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3년 전 항저우에서 한국 수영사 첫 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 신화를 썼던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이 리턴 매치에서 중국과 일본에 크게 뒤지며 동메달을 차지하자 중국 매체에선 "한국팀이 참사 수준으로 밀렸다"고 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7분06초76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날 기록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획득할 때 세웠던 한국기록 7분01초73보다 무려 5초 이상 뒤졌기 때문이다.
남자 계영 800m는 '한국 수영 황금세대'의 큰 상징으로 여겨졌다.
계영의 경우, 특정 선수 한 명이 반짝해서는 이뤄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4년 전 황선우와 김우민이라는 원투펀치를 중심으로, 이호준, 양재훈이 어우러져 중국과 일본을 밀어내고 아시안게임에서 계영을 우승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어 이듬해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7분01초94의 좋은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다시 한 번 한국 수영사 한 페이지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중국, 일본과 사실상 대적하지 못하고 패한 꼴이 됐다.
한국은 21일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는 김민섭∼양재훈∼김준우∼이호준 순으로 입수, 7분14초35를 합작해 전체 3위로 결승에 올랐다.
계영의 경우 예선과 결승 멤버를 바꾸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은 원투펀치인 황선우와 김우민을 아끼면서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오후에 열린 결승에서 한국은 초반부터 3위로 밀린 끝에 한 번의 반전도 일궈내지 못하고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1번 영자인 19세 신예 김준우가 1분47초16으로 비교적 분전했으나 이후 영자들이 반전에 실패했다.
2번 영자인 김우민이 400m 지점에 들어왔을 땐 3분33초32를 찍어 해당 지점까지 1위였던 일본(3분29초54)에 거의 4초 가량 처졌고 중국(3분33초01)과는 비슷했다.
3번 영자인 이호준이 600m 지점을 5분20초89로 들어올 때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 1위였던 일본(5분15초36)은 물론 3번 영자로 남자 자유형 100m 세계기록 보유자 판잔러를 내세운 2위 중국(5분17초25)과도 3초 이상 격차를 드러냈다.
4번 영자로 에이스 황선우가 나섰으나 이미 레이스는 중국과 일본의 양자 대결로 압축된 뒤였다.
특히 중국의 19세 신성 장좐숴가 무서운 질주로 일본의 마쓰시타 도모유키를 맹추격, 끝내 뒤집는 장면을 한참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봐야 했다.
결국 중국은 7분00초17로 골인,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하고 금메달을 차지했고 일본은 7분01초05로 은메달을 땄다.
한국은 두 팀보다 5~6초 떨어져서 들어왔다.
중국 매체 소후는 "3파전이 될 줄 알았는데 한국이 무슨 일인지 처음부터 밀려 참패했다"며 "중국이 일본을 완벽하게 뒤집었고 장좐서가 괴물 같은 힘을 발휘했다"고 했다.
중국 매체 지적이 아니어도 한국의 이날 레이스는 크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황선우도 결승 직후 "중국, 일본의 시즌 최고 기록만 놓고 봐도 우리가 많이 처진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일본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온 상태인데 우리가 올해는 그 기록에 미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사실 최근 들어선 김영범이라는 100m 주종목 단거리 레이서가 빛을 발하면서 한국의 남자 계영 경쟁력이 800m 아닌 400m에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는 있다.
다만 어렵게 세계 수준으로 쌓아놓은 남자 계영 800m를 어떻게 다시 일으킬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계영 400m의 경우 미국, 호주, 중국, 유럽 선수들의 경쟁력이 워낙 좋다보니 한국이 두각을 나타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