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지난해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던 제러드 영(30·뉴욕 메츠)이 경기 도중 동료와 충돌해 의식을 잃는 아찔한 사고를 당한 가운데, 이번에는 부상 직후 의료진의 대처를 둘러싸고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머리와 목 부상이 의심되는 영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이 들것을 거칠게 흔드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미국 현지에서는 "해고는 물론 조사가 필요하다"는 강도 높은 비판까지 등장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에센셜리 스포츠'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제러드 영의 충돌 사고 이후 의료진의 대응을 두고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며 영이 부상을 당한 뒤 그라운드에서 이송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을 집중 조명했다.
영은 지난 18일 미국 뉴욕주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6회초 수비 도중 크게 다쳤다.
필라델피아가 1-0으로 앞선 가운데 타자가 1루 방면으로 약한 타구를 날렸고, 1루수 영과 투수 놀란 매클레인이 동시에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영이 몸을 낮춰 타구를 잡으려는 순간 매클레인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영을 뛰어넘으려 했는데, 무릎이 영의 머리 측면을 강하게 가격하고 말았다.
충격은 컸다. 영은 잠시 의식을 잃은 채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양 팀 선수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의료진이 곧바로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의료진은 영의 목을 보호대로 고정한 뒤 들것에 눕혀 그라운드 밖으로 옮기려고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에센셜리 스포츠'에 따르면 의료진은 수동식 들것에 영을 실은 뒤 이를 카트에 옮기는 과정에서 장비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해 애를 먹었다. 특히 한 의료진이 들것을 고정 및 조절하는 과정에서 장비를 거칠게 움직였고, 이 충격으로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던 영의 머리와 목까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자 의료진의 대처가 적절했는지를 놓고 비판이 쏟아졌다.
미국의 미디어 논평가 오언 슈로이어는 더욱 강도 높은 주장을 내놨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과정에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해고돼야 하고, 잠재적으로는 범죄 여부에 대한 조사까지 받아야 한다"며 "무능함의 수준이 의료 과실에 가까워 보인다"고 비판했다.
현지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자신을 응급의료 분야에서 근무했거나 현재 구급대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일부 SNS 이용자들은 "머리와 목 부상이 의심되는 환자를 이송하면서 들것을 거칠게 다룬 장면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영은 심각한 부상을 피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영은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뇌진탕 진단을 받았지만, 검사에서 심각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병원에서 퇴원해 자택에서 회복에 들어갔다. 다만 두통과 단기 기억상실 증세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츠는 영을 7일짜리 뇌진탕 부상자 명단(IL)에 올렸고, 정규시즌 잔여 기간을 고려하면 영의 2026시즌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앤디 그린 메츠 감독은 영의 상태에 대해 "장기적인 회복과 향후 그라운드 복귀 전망까지 구단이 전달받은 내용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안도감을 드러냈다.
영은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캐나다 출신의 영은 2024년 7월 헨리 라모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에서는 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6(144타수 47안타), 10홈런 39타점 29득점 4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660을 기록했다. 불과 38경기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는 등 뛰어난 장타력을 뽐냈다.
이후 미국 무대로 돌아간 영은 메츠와 계약해 다시 빅리그에 도전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제한적인 기회를 받은 뒤 올해는 메츠에서 입지를 넓혔고, 부상 전까지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 9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예상치 못한 충돌 사고로 더 이상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그라운드에서 벌어진 아찔한 충돌에 이어 부상자를 이송하는 의료진의 대처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영을 둘러싼 사고는 경기 후에도 적지 않은 논란을 낳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중계 화면 캡처 / 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