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이우진 기자) 정규시즌 막판 LG 트윈스의 불펜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고우석(28). 그러나 LG는 정작 포스트시즌에서 그를 활용할 수 없다.
결국 염경엽 LG 감독은 '고우석 없는 가을야구'에 대비해 베테랑 우완 김강률(38)을 대안으로 준비하고 있다.
염 감독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6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포스트시즌 불펜 운영 구상을 밝혔다.
최근 LG 불펜에서 고우석이 보여주는 존재감은 상당하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이달 초 친정팀으로 돌아온 고우석은 19일까지 6경기에 등판해 8⅓이닝을 소화하면서 3승 무패 1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아직 단 한 점의 자책점도 허용하지 않았고 피안타율 0.143,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84에 불과하다.
19일 한화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1-1로 맞선 8회초 등판한 고우석은 선두 타자 정은원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하며 무사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심우준과 최인호를 연속 삼진, 한지윤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LG가 8회말 이재원의 결승 솔로 홈런으로 2-1 승리를 거두면서 고우석은 복귀 후 세 번째 승리까지 챙겼다.
염 감독 역시 고우석이 가세하면서 경기 중반 이후 불펜 운영이 한층 수월해졌다는 점을 인정했다.
고우석의 존재로 경기 중반 이후 투수 운용 계획을 짜기 쉬워졌느냐는 질문에 염 감독은 "확실한 카드가 하나 있다"고 짧고 굵게 답했다.
문제는 가을야구다.
고우석은 포스트시즌 엔트리 등록 마감 이후 LG에 합류했기 때문에 정규시즌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는 확실한 필승 카드로 활용할 수 있지만 포스트시즌에 돌입하는 순간 고우석 없이 불펜을 꾸려야 한다.
염 감독 역시 이에 대한 대비를 이미 시작했다.
고우석을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할 수 없어 허전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염 감독은 "없는 대로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김)강률이를 아껴 쓰면서 우석이가 빠지는 자리에 활용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고우석의 대안으로 낙점된 김강률에게 올 시즌은 순탄하지 않았다.
김강률은 2025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지난해부터 어깨 문제에 시달렸다.
올 시즌에도 부상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6월 3일 KT 위즈전과 6일 NC 다이노스전 등 1군에서 단 두 경기만 소화한 뒤 다시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후 약 3개월 동안 재활에 매달린 끝에 지난 12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는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강률은 지난 6일 퓨처스리그 SSG 랜더스전에서 최고 151km/h의 직구를 뿌렸고, 1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퓨처스리그 성적도 6경기 6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50이었다.
아직 가장 큰 관건은 건강이다.
염 감독은 이날 김강률의 현재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몸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기대하고 있다. 대안으로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어차피 우석이 대안은 준비해야 한다"며 김강률이 포스트시즌에서 고우석의 빈자리를 채워주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김강률은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는 투구를 선보였다.
LG가 4-3으로 앞선 6회초 선발 카를로스 카라스코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강률은 선두 타자 허인서를 땅볼로 처리한 뒤 김태연까지 잡아내면서 빠르게 아웃카운트 두 개를 채웠다.
정은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면서 주자를 내보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김강률은 후속 타자 유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최고 구속 150km/h를 기록한 가운데 종 성적은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김강률은 시즌 두 번째 홀드까지 챙겼다.
LG는 이후 존 케네디가 7~8회를 무실점으로 책임졌고 마무리 손주영이 9회를 막으면서 4-3 승리를 완성, 파죽의 7연승을 질주했다.
공교롭게도 고우석은 이날 손가락 물집 때문에 등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고우석이 빠진 경기에서 그의 포스트시즌 대안으로 준비 중인 김강률이 직접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고우석이 없는 포스트시즌을 대비해야 하는 LG로서는 남은 정규시즌 동안 김강률의 컨디션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잦은 부상 탓에 아직 확실한 카드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일단 김강률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험대에서 무실점 투구와 함께 홀드를 챙기며 첫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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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