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세계기록 보유자도 마지막 1m까지 금메달을 확신하지 못했다.
중국 수영 스타 판잔러가 한국 수영 기대주 김영범(강원특별자치도청)과의 초접전 끝에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판잔러는 20일(한국시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7초61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승부는 마지막 터치까지 알 수 없었다.
3레인의 김영범이 47초65로 판잔러에게 단 0.04초 뒤진 2위에 올랐다. 5레인의 황선우(강원특별자치도청)는 47초79로 3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은 이 종목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동시에 수확했다.
전반 레이스를 주도한 선수는 김영범이었다. 첫 50m를 22초81에 통과해 결승에 나선 10명 중 가장 먼저 반환점을 돈 김영범은 후반에도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하지만 4레인에서 역영한 판잔러가 막판 힘을 끌어올렸다. 마지막 구간에서 김영범을 따라잡은 판잔러는 0.04초 차로 먼저 터치패드에 손을 대면서 항저우 대회에 이어 이 종목 정상을 지켰다.
중국 매체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47초61은 올 시즌 아시아 최고기록이기도 하다.
세계기록 보유자에게도 결코 여유로운 승리는 아니었다.
판잔러는 경기 후 '펑파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99m까지 헤엄쳤을 때도 내가 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아마 오늘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조금 운 좋게 이겼다"고 밝혔다.
마지막 1m에서 승부를 가져온 배경에는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도 있었다. 그는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아마 큰 대회를 치른 경험 덕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판잔러는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에서 46초40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정상에 오른 선수다. 그러나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던 파리에서의 기억과 달리 이후 2년 동안은 자신의 경기력을 실전에서 온전히 보여주지 못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가장 큰 문제는 매일 열심히 훈련하는데도 경기에서 계속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2024년 파리 때처럼 자신감 넘쳤던 느낌을 되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중국수영오픈 자유형 100m에서는 48초05로 동메달에 그쳤다. 당시 심리적으로 흔들렸던 판잔러는 "출발대에 올라서기만 해도 몸이 떨렸다"고 밝힌 적도 있다.
이번 금메달을 통해서는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판잔러는 "지금 보니 그래도 경기에서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아마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다"면서 "지난 2년 동안 나는 나 자신을, 당시의 나 자신을 뛰어넘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판잔러가 자신감을 되찾은 경기에서 한국 수영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줬다.
2006년생 김영범은 세계기록 보유자와 0.04초 차 승부를 펼치며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메달을 은빛으로 장식했다.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47초39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해 황선우의 종전 기록 47초56을 넘어선 데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아시아 정상급 단거리 경쟁력을 증명했다.
김영범은 경기 후 "75m까지는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완벽한 레이스였다"면서도 "후반 25m에서 아직 아마추어라는 게 드러난 것 같다. 보완할 기회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되돌아봤다.
또 자신과 황선우가 각각 2, 3위에 오른 결과를 두고 한국이 자유형 100m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며 남은 단체전에 더 좋은 컨디션으로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황선우도 의미 있는 출발을 했다. 항저우 대회 자유형 1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던 그는 이번에도 3위에 올라 같은 종목에서 두 대회 연속 메달을 확보하고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200m 앞둔 상황에서 몸을 제대로 풀었다.
황선우는 "목표했던 기록은 아니었지만 개인 최고기록에 가까운 기록이 나왔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동메달이라도 목에 걸고 시작하게 됐다. 남은 경기를 잘 치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